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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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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살고 싶어요!

본문

질문

해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선원의 큰 행사 중 하나인 정초 촛불재를 접수하면서 제 마음에 서원이 생겼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무명으로 어두워진 내 마음에 불을 밝혀서 저의 몸과 마음이 밝아지고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히 듭니다. 물론 조금조금씩은 저도 모르게 바꿔지고 나아지고 있다는 안도감은 들지만, 그래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으로 밝히는 우리들의 서원의 초가 자신의 몸을 태워서 밝음을 주듯 그렇게 제 마음이 밝아져서 제 주위의 모든 사람들 또한 밝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스님, 한 발짝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마음을 밝힐 수 있는 법문을 내려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해 가면서 그냥 말로만 듣지 말고 뜻으로 들으시고, 말을 하더라도 함이 없이 하면서 행하는 그런 습을 길렀으면 합니다.

첫째, 부처님 법을 배우시는 분들은 법당에 와서 쌀이나 놓고 떡이나 놓고 비는 것이 불제자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자성삼보(自性三寶)에 귀의해서 계발하고 증득하고 체험하고,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부처님 불씨를 키우는 보리(菩提)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그 망상이 전부 보리심을 길러서 꽃 피우는 과정입니다.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 몸과 마음이 다 보리심이죠. 여러분 빼놓고 가정 빼놓고 사회 빼놓고 국가 빼놓고 세계 빼놓고, 부처님 법이 어디 있습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여러분 한 분 한 분 태어난 게 그대로 화두며 태초라고 항상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말만 듣고 그냥 ‘내 주인공에 놓고 가면 되지.’ 이렇게 하면서 행을 못한다면 그거는 말하나 마나 건성 도는 일입니다. 부부지간이나 부모 자식 사이에 위로나 아래로나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평등한 행을 하고 부드러운 말을 서로서로 같이 나눌 수 있는 말 없는 무심(無心)의 자비심이 있어야 된다고 항상 말씀드리죠. 그 자비심으로써 어떠한 악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어떠한 괴로움이 온다 할지라도 거기에 맡겨 놓고 항상 부드러운 말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여러분이 돼야만이 정말이지 부모 된 자격이 있는 겁니다. 부모 된 자격이 있어야 부처 될 자격도 있죠.

우리가 항상 집안에서 조그마한 꼬투리를 가지고 기분 나쁘다고 서로 싸우고 자식들한테도 부적당한 말을 하는 한편, 자기의 소견대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항상 마음이 어긋나고 흩어져서 춥고 배가 고픈 것입니다. 여러분은 똑같은 그릇이 아니라 종지에서부터 바다에 이르기까지 수없는 차원의 그릇이지만 누구나 자기가 옳다고 하고 제가끔들 사는 겁니다. 그런데 그 옳다고 그러는 것을 그르다고 할 수도 없고 또 맞다고 할 수도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이 가정에서 살림살이를 잘하시려면 평등한 마음으로써 항상 부드럽게 말해 줄 수 있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행을 항상 자기 주인공에 맡겨 놓고 할 수 있게끔 하셔야만 말 없는 데를 통해서 서로 접견이 되는 겁니다. 말로 해서 말로 듣게 하지 말고, 뜻으로 해서 뜻으로 듣게 한다면 무심으로써 바로, 그 전달 없는 전달이 됨으로써 가정은 밝아지고 편안해지고, 이 마음 속 생명들도 같이 한마음으로 돌아감으로써 모두가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마음먹기에 달리지 않았습니까? 지금 대충대충 얘기하고 넘어갑니다마는 여러분이 지금 말로만 배워서 행을 못하고 가신다면 그건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우리가 마음의 근본이 몸을 형성시켜서 이끌고 간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정신차려서 생활을 해 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려운 지경이 많이 닥치리라고 봅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첫째는 내가 나를, 참나를 탄생시켜서 상봉하는 겁니다. 현재의 나가 과거에 살던 참나를 발견해서 상봉을 한다면 자유자재권을 얻어서 12대 종손을 건진다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일체 만물만생들에게 다 응신으로서 나투면서 어느 것 하나 나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또는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는 그런 모든 진리에 관한 섭류를 터득해서 바로 자유권을 갖는 겁니다.

둘째는 우리가 살다가 죽는다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현실을 살게 되고 현실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미래가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차원에 따라서 과거도 현실이고 미래도 현실이니 오늘, 영원한 오늘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을 사시면서 말입니다, 여러분에게 부모라는 마음이 있고 자식이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 바로 전기가 가설돼 있듯이 마음의 가설이 돼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부모나 자식을 위한다면, 내 육신 안에 생명들이 잔뜩 들어서 더불어 같이 살고 있으니 그대로 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남을 원망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려서 나를 밝힐 수 있어야 됩니다.

그리고 하다못해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촛불재를 하면서, 또 마음으로 항상 불을 밝히면서 생활 속에서 닥치는 일체를 재료로 삼고 행주좌와로써 참선을 하실 수 있다면 더불어 밝아지는 겁니다. 지금은 생각하면서 뛰고 뛰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자체가 부처님 법이요, 우리들 법이 부처님 법이요, 부처님 법이 우리 법이요, 우리네들 육신이 부처님의 형상이요,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대무변하고 묘한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해서도 여러분이 자기 마음을 밝히면 둘 아니게 밝아지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밝혀야만 되는가. 자기가 나온 자리에 자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 안의 섭류를, 정신계를 도저히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자기 육신이 태어났으면 정신이 다시 태어나야 진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식들이 나가서 어떠한 문제를 저지르기도 하고, 지금 현재 상황 속에서 별의별 일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의 불을 밝히고 마음공부를 하신다면, 생활을 재료로 삼아서 항상 하실 수 있다면 바로 아래 자손들은 마음이 화해서 바꿔지고, 바꿔지면서 화하게 됩니다. 그 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의식들이, 업식으로 남은 의식들이 다 착해지고 밝아지고 보살로 화해서, 말로 하거나 욕하고 때리지 않아도 스스로 밝아짐으로써 일이 풀리고 돌아가신 부모의 영령들도 밝아져서 스스로 천도가 되죠. 자기와 더불어 말입니다.

그렇게 되는 그 마음이 얼마나 크고 광대합니까. 마음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것도 연구 재료죠. 우리가 꼭 연구를 한다 하고 연구를 해서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하나하나 마음을 정돈하고 계발하고 발전시켜서 우리 생활과 더불어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주적으로 내 마음 한생각에 모두 자유로이 실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촛불재라는 것은 이 모든 유위법이나 무위법에서 내가 형성되고 살아나갈 때에 컴컴했던 일을 다시금 내 깊은 마음으로 인해서 두뇌에 밝은 그 물리 지혜를 내기 위해서, 항상 뿌리가 깊게 밝음을 스스로 밝게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서 촛불재를 하는 겁니다. 그것이 거짓이 아닙니다. 이건 촛불을 들고 켜고 하는 방편이라고 하지마는 방편이자 진실입니다, 이건.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거나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도 안된다거나 이런 것도 그것도 업에 속하는 거니까 그것도 본인이 촛불을 들고서 그렇게 하게끔 만들어 주거나 부모가 해 주거나 이래도 그건 훨씬 물리가 터지게 돼 있는 겁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는 조건이죠. 내가 해 놓지 않고 내가 무엇을 받을 게 있겠습니까? 내가 해야만이 한 것만치 받을 겁니다. 그러니까 촛불재라는 것이 아주 못났든 잘났든, 또는 업보가 많든 업보가 적든 하여튼 누구나가 다 해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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