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배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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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처음으로 절이라는 데를 가 보았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갔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하다 할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절에 가면 법당에 가서 삼 배를 하라고 하셔서 그냥 세 번 하고 왔는데요, 굳이 세 번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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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걸 삼세, 삼 공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버이의 은혜도 은혜지만 스승님의 은혜라든가 부모의 은혜라든가, 이런 거는 삼 단계로 나누어서 볼 때 원 뜻이 그렇단 얘깁니다. 한 번은 자기를 낳아 주신 부모의 은혜, 두 번째는 교훈의 은혜, 즉 말하자면 가르침의 은혜, 스승의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모든 생물들이 같이 하면서 같이 돌아가는 거, 같이 돌아가면서 니 부모 내 부모 할 거 없이, 예를 들어서 한 번 내 부모 니 부모가 되어 돌아갔으면 한 번은 또 딴 부모한테로 돌아가고, 딴 부모에 돌아가면 내 부모한테 또 돌아오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부모 니 부모’ 하고 찾을 게 없다는 얘기죠. 그 공덕이 크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부처님 공덕이다 이거죠.
삼세라는 뜻이 과거도 되고 현재도 되고 미래도 되고, 그걸 첨보해서 삼세라고 그러는데 삼세를 한데 합쳐서 일심으로 항상 관하고 ‘항상 들이고 냄도 그 구멍이다. 들이는 것도 그 구멍, 내는 것도 그 구멍이다.’ 그래야 우리가 모두를 공부할 수 있다 이겁니다. 약사든지 관세음이든지 지장이든지 어느 거 하나 못하는 거 없이 지신 지장 다 관리를 할 수 있다,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런 거죠.
그래서 우리 자체가 윗분의 은혜를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뒤에 자기네들이 또 받아야 하는 그런 이치가 있는 거죠. 끊임없이 받는 겁니다, 이어서. 누구는 안 받고 누구는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처음부터 인간의 인연을 아주 제일 으뜸으로 생각하는데, 불가의 인연도 근중하지만 사가의 인연도 근중합니다. 그런데 유가나 불가나 모든 걸 한데 합쳐서 우리가 어버이한테는 큰 은혜를 항상 지니고 있습니다. 그게 누구냐 하면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길게, 그냥 길다 짧다 할 거 없이 그냥 이어져 내려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연이다 그런 소립니다.
그리고 5월이 되면 초파일도 있고 어버이의 날도 있고 스승의 날이 있어서 모두들 감사한 마음으로 어버이와 스승님께 노래를 불러 드리고 그러지만, 그것이 남을 위해서 절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그러지마는 그것이 누구한테 은혜를 베푸는 노래냐 하면 바로 어머니란 말입니다. 어머니도 되고 아버지도 되고, 둘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되면 여러분이 안 믿을지 모르겠지마는, 이 세상의 진리가 어느 사람이든 다 나 아님이 없고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는 도리가 이 한 진리예요.
그래서 절을 해도 자기 주인공한테 한다는 걸 알아야 됩니다. 법당에서 절을 해도 자기 주인공에다 하는 거죠. 부처님도 마음에다가 항상 두고, 그 주인공 안에다 항상, 내면에 두고 절을 하고 일심으로 생각을 그지없이 그렇게 해라 하는 뜻이라는 걸 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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