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의 나와 근본으로서의 나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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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의 나와 근본으로서의 나

본문

질문

이 몸을 가지고 있는 이것이 ‘나’라고 생각하면서 수십 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 몸을 이끄는 ‘근본 나’가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이 육신으로서의 ‘나’와 ‘근본 나’와의 관계는 어떠한 것이며 어째서 근본 나에 의지해서 살아야 하는지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만약에 당신이 어느 길을 가다가 당신 친구와 몇 달 만에 만났어요. 만나니까 아주 반갑죠. 반가워서 손을 탁 잡는데 손이 가서 손을 잡는 겁니까, 마음이 가서 잡는 겁니까? 마음부터죠? 그러면 손은 저절로 갔죠? 그러니깐 이 육체가 움죽거리는 건 주인공이 있으니까 그냥 움죽거리게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전체 일거수일투족이 다 주인공에서 나오는 겁니다. 주인공이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거든요. 그러니깐 불성이다, 또 주인공이다 자불(自佛)이다 이러죠. 나라는 자체는 그저 응용하는 대로, 이 팔이 들리면 들리는 대로 들어 주고 다리가 들리면 들리는 대로 들어 주고, 이렇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홈빡 그냥 심부름꾼이에요, 그냥. 절에서 따진다면 시자라고 그러죠.

그런데 따지고 보세요. 심부름꾼을 바깥으로 두었다면 다 못합니다, 시자 노릇을. 보이는 걸로 자기가 시자를 두었기 때문에 그 안 보이는 자기의 심부름꾼으로 심부름을 다 하죠. 그래서 모두 안목이 있죠. ‘아, 이분은 정치에 나왔는데 좀 쓸만해.’ 하고, 어떤 사람은 또 누구나가 보면 ‘좀 가벼워서 좀 안됐어. 그 값어치는 좀 못돼.’ 이렇게 말들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벌써 여러분이 다 도인이에요. 그냥 부처예요.

먹는 것도 이게 내가 먹는다고 “아이, 맛있게 먹었어. 참 잘 먹었네.” 이러지만요, 그게 내가 먹은 게 아니라 모두 자기 역량대로 달라고 그러는 거예요. 먹으려고 생각을 해 놓고 먹는 게 아니라 반찬이 쭉 있으면 이게 여기서 먹고자 하는 게 있습니다. 그러면 그거부터 집어 먹게 되죠. 그게 여러 가지 이렇게 집어 먹게 되면 여기서 소화 기능이 제대로 되는 거죠. 그러면 또 안에서는 좋다고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잘 먹었다고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모두 할 말도 심부름해요. 말도 자기 말이 아니라 모두 거기의 말이에요. 근데 그걸 모르고 살기 때문에 ‘참 귀하구나. 내가 이렇게 귀한 줄은 정말 몰랐구나. 내가 이렇게 귀하게 부모의 은덕으로서 몸을 빌어서 받고, 내가 이 귀한 원소 자체, 자불(自佛)이라는 원소 자체, 그것이 에너지인데 그 에너지를 알았다.’ 그 에너지의 한 방울에 의해서 이 우주의 에너지를 다 같이 할 수가 있는 한 덩어리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살면서 이제는 우리가 너무 써서 에너지가 없어서 살 수가 없느니 뭐 어쩌느니 하고 그러거든요. 근데 그게 얼른 쉽게 말해서 나부터도 못나서 그런 거예요. 내가 보이지 않는 운전수로 산다면요, 보이는 차로만 살지 말고 운전수와 이 보이는 나와 같이 다니면서, 보이는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보이게끔 돼서 이익을 주고, 또 그 안 보이는 데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이익을 주려면 안 보이게끔 해야만 하죠. 안 보이는 것이 절반 이상 넘는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업을 짓지 마라’ 이렇게 했는데 나는 ‘업이 없다’ 이랬습니다. 업이 없다고 그런 것은 ‘컴퓨터에 업이 있어서 나오는 것을 거기다 그냥 놔라. 거기다 맡기고 그러면 그게 뒤집어져서 그 업이 없어진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사람이 생각하기에 달린 거니까 업이 있다고 할 수가 없는 거죠. 사람이 한생각을 잘하면 업이라고 할까 고통이라 할까, 그 고가 그냥 흐스런히 풀어지는 거고요, 한생각을 잘못하면 그냥 오그라지는 거죠, 뭐. 사람이 펼 수가 없고요.

인생으로 태어나서 한번 한 철 이렇게 살아나가는데, 누구나가 다 한 철 살고 죽지 않아요? 누구나가 한 철 사는 것이 탤런트들이 역할 하는 것과 똑같거든요. 그래서 막이 내리면 그건 다 지나간 과거가 되잖아요, 우리가 한 철 사는 게. 그러니까 그 한 철 살아서 어차피 죽고 어차피 남과 같이 똑같이 그렇게 할 거, 어차피 한 철인데 내가 열심히 해서 한번 뛰어넘어 보겠다, 그렇게 회향을 하겠다 한다면, 그렇게 결심만 한다면 그런 것들이 다 문제가 아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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