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하는 인연에서 벗어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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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하는 인연에서 벗어나려면

본문

질문

할아버지가 죽어서 그 집의 자손으로 태어났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되는데요,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한번 가족으로 엮어진 인연의 고리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런 얘기 해 드리기도 하지만 전설의 고향에서도 가끔 보시리라고 믿습니다. 금방 부모가 됐다가 금방 그 부모가 죽어서 그 대에 또 자식이 될 수도 있고 손자가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남의 집의 아들도 될 수 있고 남의 집 손자도 될 수 있는 겁니다. 때에 따라서는 소가 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수억겁을 거쳐서 미생물에서부터 여러 가지로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진화된 것입니다.

그럼 여러분이 지금 인간이 되기까지도 이렇게 쫓기고 쫓으면서 어렵게 왔는데, 피땀을 흘리면서 이날까지 왔는데 그냥 가시렵니까? 내가 잘났든 못났든 내 몸을 가지고 나왔을 때 이 도리를 알고 자유롭게 몸을 벗는다면 나뿐만 아니라 나 하나로 인해서 위로 부모 조상들이나 아래로 내 자녀들을 다 이끌어 줄 수 있는 바탕이 튼튼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 누구든지, 손자가 태어나도 그렇고 손녀가 태어나도 그렇고 다, 그 대에 사람 노릇을 못하고 기둥을 붙잡고 모로 서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는다 이겁니다.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만 하라는 게 아니라 남을 위해서, 자식도 손자도 윗조상도 전부 남입니다. 그 남을 위해서, 아니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지만요.

항상 하는 얘기했지만 이런 얘기 하나 할까요? 예전에 인도에서는 사람들이 죽으면 산에다가 그냥 내다 놨기 때문에 뼈다귀 무더기가 많았답니다. 석존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산모퉁이를 도시다가 그 뼈 무더기에 절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제자들이 “사생자부이신 부처님께서 어찌 그런 하찮은 뼈다귀에다가 절을 하십니까?”라고 했겠죠. “이 뼈다귀가 전자의 우리 할머니일 수도 있고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고 어머니 아버지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니까, 그 제자들이 “미처 이런 뜻을 몰랐습니다.” 하고 그냥 고개를 땅에다 대고 흐느껴 가면서 울었답니다. 전자에 있었던 옛날 얘기로 듣지 마세요. 지금 현재에 그렇다는 얘깁니다. 여러분은 그 한 찰나 한 찰나를 모를 겁니다.

예를 들어서, 두꺼비가 뱀이 되고 뱀이 두꺼비가 되고 이렇게 되는 그런 이치도 있습니다. 뱀이 두꺼비가 됐을 때는 자기가 전자에 뱀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또 뱀이 자기가 앞으로 두꺼비가 될 줄 모르거든요. 자기가 하는 대로거든요. 그러니까 두꺼비는 욕심이 많아서 때에 따라서는 구렁이한테 가서 일부러 먹히려고 그러거든요. 왜냐하면 자기 새끼들을 많이 낳기 위해서요. 그러한 그 욕심 탐착! 많이 낳으면 뭘 합니까, 글쎄. 하나가 인연이 돼서 붙들리면 그렇게 고가 많아요. 고가 더 많죠. 그렇듯이 굼벵이가 매미가 되고 매미가 굼벵이가 되고 이랬을 때도 그렇고 모두가…, 소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소가 되고 이런 것도 우리는 생각해 볼 수도 없죠? 그런데도 사실이 그런 걸 어떡합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의 마음에 달렸다 이겁니다. 그런 윤회에 항상 끄달리고 얽매이느냐, 귀신으로 사느냐, 저런 짐승으로, 개로 사느냐. 사람으로 태어나서도 가난과 고독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사느냐, 아니면 참 멋진 사람이 되느냐 이런 것도 여러분에게 달려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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