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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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본문

질문

인간이 윤회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윤회를 하는 걸 본 사람도 없고, 그걸 기억하는 사람도 없고, 정말 막연히 그럴 거라는 추측이 아닐는지요? 부처님께서도 그걸 겪어 보지 못하고 한 생 동안 살면서 전생이 있고 내생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었던 건지요? 그리고 자유인이 되어 윤회를 벗어나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평상시에 여러분이 살고 있는 것이 만행(萬行)입니다. 그대로 만행입니다. 만행이 따로 있어서 만행이 아니라, 그대로 만행입니다. 끝없이 이어 가는 그 행이, 고정됨이 없이 행하는 그 생활이 즉 만행입니다.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와서 만행을 하기 때문에 결국은 육도만행(六道萬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만행이 있기 때문에 육도윤회가 있다는 겁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육도윤회가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육도윤회에 매이지 말라. 끄달리지 말라.” 하고 가르침을 주신 거죠. ‘끊어라’ 그러신 게 아니라 ‘매이지 말라. 보는 것도 듣는 것도 고정됨이 없어서 발 하나하나 디뎌 놓는 것도 바로 윤회거늘, 어찌 한 발짝 떼어 놓고 또 한 발짝 떼어 놓는다고 해서 거기에 치우쳐서 끄달리고 매이느냐.’ 이런 뜻이죠. 그러니까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다 고정됨이 없기 때문에 윤회에 매이지 말라.’ 하신 겁니다.

내가 지금도 얘기를 하다 올라왔습니다마는, 예를 들어서 아까 차를 한 잔 주는데 뜨거웠어요. 여기 올라오긴 해야겠고 이거를 빨리 식으라고 젓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뜨거운 것도 아니고 찬 것도 아니다.” 즉 “네가, 차걸랑은 데워 먹고 뜨겁걸랑은 식혀 먹어라. 이게 진법(眞法)이다.” 이런 거와 같이 우리가 항상 육도만행을 하면서 육도윤회를 합니다.

그런데 윤회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생사에 의해서만이 윤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찰나찰나 돌아가는 것이 윤회입니다. 화(化)해서 나투면서 찰나찰나 변화되면서 돌아가는 이 만행이 즉, 윤회입니다. 윤회인 까닭에 그 윤회에 매이지 말라고 한 겁니다. 재차 얘기하지만, ‘매이지 말라. 끄달리지 말라. 그대로 볼 수 있고 그대로 들을 수 있다면 그대로 여여하니라. 그대로 점프해서 넘어가느니라.’ 이런 뜻입니다. 그러니까 ‘육도윤회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우리가 지금 생활하면서 고정됨이 없이 공(空)했다고 하는 자체가 바로 그것이니 매이지 말고 끄달리지 마라.’ 하는 겁니다.

이 세상이 다 공했습니다. 너를 세울 것도 없고 나를 세울 것도 없고, 나를 꼬집어서 내세워서 나라고 할 게 없습니다. 안과 밖이 다 그러합니다. 안에도 내 집안의 모든 생명체의 의식들인 내가, 그러니까 사람 속엔 사람이 들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떠한 것을 꼬집어서 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나는 공하고 없다고 하는 겁니다. 내세울 게 없다. 없다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어떤 걸 세울 게 없다는 거죠. 세울 게 없는데 무엇에 매이고 무엇에 끄달릴 게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근본의 도리에서 보면 윤회라는 이름조차도 없는 것인데 살면서 모두 그 이름을 지어 놓지 않는다면 질서가 문란하고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름을 지어 놓고 부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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