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교회에 가자고 하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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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교회에 가자고 하는데…

본문

질문

먼저 감사드립니다. 저의 집사람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에는 저와 함께 교회에 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불교적인 가르침을 받아들인 상태지만 진리는 하나라는 생각에 집사람이 교회에 갈 때 보통은 함께 다녔었습니다. 그러면서 세례 받으라고 해서 세례도 받았고, 두 아이들도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한 장모님도 독실하신 분으로 이웃하여 살고 있습니다. 저는 몇 달 전부터 한마음선원 법형제법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아직 신도 등록도 안 했지만 대행 스님의 설법을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그날만 참석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교회에 안 가려고 핑계거리를 늘상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행동을 집사람이 막지는 않지만 너무 힘겨워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지혜로운 처사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시집을 가거나 장가를 들어도, 시집 쪽에서 불교를 믿으면 불교로 따르고 기독교를 믿으면 기독교로 따르세요. 따르되 타력 신앙으로 믿진 말고 자기 주처를 믿으라는 겁니다. 자기 가는 데마다, 기독교 교회에 앉아 있어도 네 자리가 내 자리고 불교의 법당에 와 앉아 있어도 네 자리가 내 자리니까 그 믿음을 잊지 말고 지조를 가져라 이거죠. 사람이 그렇게 얄팍하게 기독교 불교를 따져서 종교의 이름을 짓고 싸운다면 여러분은 부처님이 가르친 뜻은 하나도 모를 것입니다. 그리고 벌레처럼 짐승처럼 이렇게 윤회에 말려서 수억겁을 거쳐도 벗어날 길이 전혀 없습니다.

내가 여러분한테 그런 말을 가끔 합니다만 ‘부처는 없다! 부처가 없기 때문에 이 삼라만상 대천세계에 꽉 찼다.’ 이겁니다. 만약에 부처 하나로서 규정되어 있다면 그것은 부처님이 가르치신 뜻이 아니란 말입니다. 부처가 없기 때문에 부처가 꽉 찼지 만약에 부처가 있다면 부처가 꽉 찼을 수도 없고, 과거 현재 미래 삼세를 넘나들면서 그대로 부처님이 계시다는 것을 입증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부처라는 것은 이름이요, 부처 없는 것이 부처란 뜻은 이 세상에서 아주 제일가는, 세계의 왕을 준대도 바꿀 수 없는 그런 보배인 것입니다.

그러니 생활 속에서, 남편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아내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서로 감싸 주면서 사셔야 합니다. 지금의 부부로만 인연이 된 게 아니거든요. 형제이기도 했다가 딸이기도 했다가 아버지이기도 했다가, 그렇게 수만 개로 나투면서 수만 이름을 가지고 이날까지 나왔거든요. 여러분이 여자로 태어났으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건 어머니예요. 그래서 육을 기르는 거죠. 그리고 정신을 길러 주는 아버지는 태양과도 같고 바람, 공기와도 같다 이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항상 같이 있는 겁니다. 자식과 부모의 마음은 항상 같이 돌아가고 있어요. 여러분이 자식을 낳고 속을 썩다 보니까 전자에 길러 주신 부모 생각이 나지 않습니까? 그거를 굳이 말을 안 해도 아시겠지만 한마디 합니다. 생각이 납니까, 안 납니까? 누구를 막론해 놓고 자식으로서 의지만 하고 그냥 살다가 자기가 자식을 낳고 그 자식으로 인해서 속을 썩고 또 행복하고, 이런 양면을 우리가 다 볼 때에 ‘아유! 우리 부모가 나를 기르고 우리 형제들을 기를 때 이러이러했고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그렇게 삼분지일은 알 수 있단 얘깁니다. 삼분지일을 알면 다 아는 거죠. ‘아하! 내가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이렇게 속을 썩다 보니까 아이구, 우리 부모도 그러셨겠구나!’ 그러니 지금 부모만이 아니라 여러분한테 그렇게 자비로웠던 부모의 마음, 또 여러분이 자식을 두고 사랑했던 그 마음이 한데 합쳐서 뭉쳐진 여의주 구슬, 보배, 그것이 불성 자체에 응합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그러면 부처님한테 갈 필요도 없겠네요.” 이러겠지요. 그게 아닙니다. 어느 법당에 가든지, 가톨릭교나 기독교를 믿고 성당이나 교회에 가더라도 주처는 바로 자기한테 있는 겁니다, 자기한테! 그런데도 어느 종교를 막론해 놓고 기복 아닌 게 없어요. 이러니 이거 보람 있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림을 보거나 형상을 보고도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런다고 해서 “그러면 부처님 믿으러 갈 게 없지, 형상을 믿지 말라니까.” 이러겠지만 그게 아니죠. 당신들의 몸도 형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의 몸과 내 몸이 둘이 아닙니다. 이 도리를 아주 한생각을 돌려서 잘 믿는 데 달려 있는 겁니다. 법당에 가더라도, 만 불(萬佛)이 놓여 있더라도 내 한마음의 일 불(一佛)입니다. 만 불도 일 불이요 일 불도 만 불입니다. 이 도리를 꼭 알아 둬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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