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향하는 이 마음의 정체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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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향하는 이 마음의 정체

본문

질문

어떻게 하면 이 육신의 틀을 벗어나서 마음으로 자유스럽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욕심인지 항상 내 근본으로 몰입해서 들어가려고 해도 주위에서 이것이 좋다 이것이 빠르다고 하면 거기에 혹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안으로 몰입하지 못하고 자꾸 밖으로 향하는 이 마음의 정체는 무엇인지요. 나라는 틀을 벗어나 자유인이 되려면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자꾸 바깥에서 찾는 그러한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그걸 비유해서 한번 말씀드리죠. 줄창 내가 얘기하지만 작년 콩씨를 올해 심어서 콩싹이 났습니다. 콩싹이 자라서 콩이 열렸습니다.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그 콩나무는 자기 콩나무에서 콩씨가 열린 거는 생각 안 하고 작년에 심은 그 콩씨를 찾는 것입니다. 내가 나기 이전을 찾으라니까 그만 바깥에서, 작년에 밭에 심었던 그 콩씨를 찾느라고 헤매고 돕니다.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생각을 해 보십시오. 코를 꽁꽁 막고선 냄새를 맡으려고 해 보십시오. 냄새가 맡아지나. 혀를 끊고서 말을 하려고 해 보십시오. 말이 되나. 우리는 마음의 눈을 떠야 마음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의 진가를 맛보았어도 맛본 그것을 또 안으로 굴려서 체험을 하면서 자꾸자꾸 지혜를 넓혀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깨달았으면 깨달았다는 말 할 필요가 없이 안으로 굴리고 굴려서 또 지혜를 넓히고…. 지혜를 넓혀서 또 온 바다를 만드는 거와 같이 내 마음이 온 누리 어느 곳곳에 닿지 않는 데가 없이 됐을 때에, 여러분과 나와 둘이 아니게끔 됐을 때에 일체 만물, 무정물이나 모든 생물, 물에 있는 고기와 대화를 할 수가 있는가 하면 저런 풀잎하고도 대화를 할 수가 있는 겁니다. 산에 올라갔을 때는 그 풀잎들이 다 말을 해 주고 ‘이것은 당신의 약이 되는 거’라고 하면서 가르쳐 주기도 합디다.

여러분은 꼭 먹을 걸 짊어져야만이 산에도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난 그거와는 다릅니다. 내가 먹기 위해서 이 세상에 났다면 그것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기가 자기를 형성시켰을 때는 자기가 자기를 굶겨 죽이는 법은 없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말입니다. 산에 올라갔어도 맨 몸뚱이로 그렇게 올라갔다면 ‘허허, 이거는 먹을 궁리를 안 하고 올라왔으니 먹여 줘야지.’ 그래서 그 풀잎과 풀잎이 다 같이 동일하게 되니까 먹을 것을 스스로서 갖다가 주더라 이겁니다. 내가 움죽거리는 대로 먹을 게 있어!

또 어떤 사람은 생식을 한다고 쌀을 물에다 불려 가지고 한 주발씩 먹는 것도 봤습니다. 차라리 밥을 해 먹지 뭣 때문에 물에다 담갔다 한 주발씩 먹습니까?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보통 여러분과 같이 그냥 먹는 게 낫겠죠. 코가 간지러울 거예요, 아마 그렇다면. 그렇기 때문에 진실한 마음이 필요한 겁니다. 진실한 마음은 하늘에서 알고 땅에서 알고 법계에서 안다는 얘깁니다. 거짓이 한 치라도 있다면 그건 용납되지 않습니다. 거짓이 한 치라도 있다면 바로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것이죠. 그 속임을 받는 것도 자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에서 열쇠를 내주지 않습니다. 바로 주인공이라는 이름 아닌 주인공이 하늘, 우주 전체를 싸고 돌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 과거를 못 보시걸랑 현실을 보십시오. 빚을 얻어서 장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익이 남아서 들어올 줄만 알았지 빚져서 이자와 더불어 같이 나가는 거는 생각지 못하고, 그러다가 그것째 그만 잃어버려서 탕진을 하는 수도 많습니다. 눈이 어두워서 말이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진실하게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고 자기 마음을 정도에 넘치지 않도록, 분수를 알맞게 지키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두들겨 가면서 걷는다면 아마 천둥 벼락이 내려도 꼼짝도 안 하고 그대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겁니다.

‘내가 이런 공부를 하면 보통 생활에서 어려움이나 좀 없애고 그냥 살겠지.’ 그러지만 이 생활 속에서도 얼마나 어려움이 많습니까? 내가 주장자를 세우지 못하고 그걸 발견을 못하고 이래 가지고서는 세균, 영계, 윤회, 생사, 유령, 업보에 끄달리면서 살아나가니까 그 고달픔은 말도 못합니다. 거기에서 나 하나만 몰락 벗어난다면 그 외의 것은 다 벗어나는 것입니다. 본래 나는 공(空)해서, 본래 벗어난 것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으로 지어서 속는 것이고 그게 업보가 되는 것입니다.

자꾸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여러분이 침착하게 잘 생각하셔서 누가 모든 걸 망하게 했고 누가 흥하게 했고 누가 웃게 했고 누가 울게 했고 누가 그렇게 했는지를 잘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못하고서는 공덕을 쌓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있든 없든 진심으로 내 성의껏 시주를 하고 정성을 들이면서, 과거의 빚을 갚으면서 미래의 덕을 쌓으면서 우리는 현실의 공부를 하자 이겁니다. 현실의 공부를 해서 영원한 오늘을 안다면 영원한 오늘도 벗어날 것입니다. 나 하나로 인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진리가 돌아간다고 생각했을 때 나 하나도 바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경지까지가 어려운가 하면 어렵지도 않고, 어렵지 않은가 하면 어렵기도 합니다마는 이것이 가다 보면 다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려고 생각하는데 왜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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