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를 주고 받는 마음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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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극한 마음으로 법을 청하오며 질문을 올리겠습니다. 계를 받고 계를 주는 마음은 어떠한 마음이어야 하는지 그것을 여쭙고자 합니다. 가르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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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법회를 할 때마다 여러분이 청법가를 부르시는데 저는 송구스럽기 한량없습니다. 왜냐고요? 너무나 가슴 아픈 일들이 온 누리에 나와 더불어 같이 많기 때문입니다. 간곡하고 애절하게 법문을 청하는 그 마음들을 생각할 때마다 난 왜 그런지 가슴이 뭉클하고 아픕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건 여러분의 생각이고 난 내 나름대로의 생각한 바가 그렇다 이런 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오계를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 어떠해야 받고 주는가. 내 마음같이 생각하고 내 몸같이 생각하고 내 아픔같이 생각하고 내 자리같이 생각하고, 모두가 뺏기고 뺏는 사람도 평등하게, 더불어 같이 불쌍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체가 다 사는 걸 모두 볼 때에 침착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인간들뿐만 아니라 미생물에서부터 올라오면서 서로 찢기고 뺏기고 하는 그 사연들을 볼 때 너무나 아픔을 가져오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인간은 인간대로 정신이 갈갈이 뜯기고, 정신을 갈갈이 뜯어서 먹고, 뺏기고 뺏고,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고 남자 분들은 술을 마시고, 허허벌판을 그냥 걷기도 하고, 당장 가정의 급한 거를 해결을 못해서 애를 쓰고…. 이거는 말로 형용을 못하는 겁니다. 여러분의 삶에 대한 거를 어떻게 말로 다 하리까.
그렇기 때문에 이 오계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살생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건 왜냐? 모두가 둘이 아닌 까닭에 살생을 하면 그 아픔을 당하는 놈이나 아픔을 주는 놈이나 똑같이 아픔을 당한다 이겁니다. 그래서 살생계이니 내 생명같이 생각하고 내 몸같이 생각해서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만 된다. 남을, 남의 생명을 함부로, 우습게 생각한다면 내 생명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불투도계이니’ 하는 것은 우리가 도둑질하지 말라고 그랬습니다. 도둑질하지 말라 하는 것은 남의 집에 가서 훔쳐야만이 도둑질이 아닙니다. 내 분수에 맞게 살지 않고, 내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항상 남의 것을 넘겨다보는 그런 것도 도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꼭 남의 거를 훔쳐야만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을 그렇게 쓴다면 언젠가는 그게 그렇게 진행이 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불사음계이니’ 하는 것은, 내 집에 사랑하는 분을 두고도 왜 그거보다 더 예쁘거나 못하거나, 하여간에 자기 마음에 들었다 하면 쳐다보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서 참, 자식을 못 낳거나 또는 어떠한 문제로 인해서 두 분을 두고 사는 분들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또 충실해야 됩니다. 마음을 건드리지 말고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고, 평등하게 그렇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자격이 있어야 두 분도 거느리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 집에 이렇게 두고 남의 거를 뭐, 여자뿐만 아니라 모든 거를 겁탈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또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에 좋은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고, 이미지를 나쁘게 손상시키고 끝까지 나간다면 그것이 요다음에 또 다시 끝까지 이어지니까요.
그리고 또 ‘불망어계이니’ 하는 것은 우리가 항상 입을 조심 못해서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고 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말 한마디 거짓말을 한번 해 놓으면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서 또 해야 하고 또 해야 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생기죠. 그러나 내가 거짓말을 한 거를 아는 내 마음이 그렇게 알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게 모두가 퍼지게 돼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그 생명들도 다 알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하지 말라 했습니다. 거짓말을 하게 되더라도 이런 좋은 거짓말은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남을 이익하게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거나, 의절한 사람을 거짓말을 해서 붙인다거나, 부모들이 속상하고 자식들이 속상할까 봐 실질적으로 말을 못하고 거짓말을 한다거나 이런 거는 거짓말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모든 거를 적중히, 마음을 속이지 말고 그저 자기도 손해가 없고 상대방에도 손해가 없이 적중히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또 ‘불음주계이니’ 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사람이 술을 조금 먹고 얼근하면 참 쾌활한 마음이 들고, 내가 술은 안 먹어 봤지만 말입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술을 얼근히 그냥 조금만 마셨으면 마음이 쾌활하고 노래도 나오고 가정에도 들어와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텐데, 그냥 거기에 넘어가서 그냥 다 녹초가 되게 자시니까 그거는 식구들에게 부담을 주지요? 그 속썩는 마음은 말도 못하고, 자기는 몸에 지장이 되죠. 그러니 이튿날 또 속상하죠? 만약에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이미지가 또 좋지 못하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 남과 남을, 나와 남을, 여러 사람을 다 괴롭히는 일들이 되니까 그게 망조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혜를 좀 넓혀서 부모에게나 자식한테나 형제들한테나 또는 친구들한테나 이렇게 화를 내고 거절하고 이럴 게 아니라 여러분이 짧으면 짧은 대로 들어가 주고 길면 긴 대로 들어가 주고 둥글게, 항상 자기는 어디에고 작은 그릇에도 들어갈 수 있고 큰 그릇에도 들어갈 수 있고 바다에도 들어갈 수 있고 이러한 그릇이 돼야만이 그게 부처인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용서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그러겠지만 그거는 용서할 것도 없고 용서 안 할 것도 없고, 그저 담담히 말없이 지켜보고 마음을 내 주게 되면 그것이 나중에는 그쪽 마음에도 불이 들어와서 이렇게 사과를 하게끔 돼 있거든요. 그래서 이 모두가 내 모습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내 도량 아님이 없고 내 몸 아님이 없고 내 가정 아님이 없이 생각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하늘에서 말입니다, 일체제불의 마음 한가운데서 열쇠를 내줄 겁니다, 아마. 자유의 문서를 탁 내줄 겁니다, 아마. 이건 누가 개인으로서 줄 게 아니니까요.
전에 얘기했지요? 컴퓨터에 입력이 됐는데, 아마 수억겁 전년서부터 입력이 된 건데 내가 거기다가 다시 지금 현실에 이 공부하는 것을 자꾸 입력을 해 보니까 앞서의 게 그냥, 수억겁 전년 것이 그냥 다 뭉개져 없어져 버리더라 이런 거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극하게 수계를 받았을 때에, 당시에 벌써, 일체제불의 그 도리천에 끈이 닿아 있으니까, 여러분만 잘하시면 계단 밟지 않고도 스스로 아마 인연으로서 그 업보가 다 무조건 없어질 겁니다. 앞으로 정성껏 공부해 보세요. 미생물에서부터 거치면서 우리에게 누적된 그 자체가 그대로 없어지는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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