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마음공부를 가르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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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마음공부를 가르치려면

본문

질문

초파일이 되어서 그런지 젊은 법우들이 절에 나와서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해 나가는 것을 보면 너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보살은 자주 나와서 봉사도 하고 공부도 해 나가는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하고 이끌어 줘야 이 좋은 공부를 배우게 해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스님,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바쁘게 일을 해도 그것도 행선이다, 내가 항상 그렇게 얘기하죠. 행선이다. 그것이 참선이 아닌 게 아니다. 행선이다. 서 있으면 입선이다, 누워 있으면 와선이다, 앉아 있으면 좌선이다. 이러니 모두를, 동서남북을 다 한데 합쳐도 그냥 참선입니다. 하다못해 나무 한 그루를 보고 있어도, 물 흘러 내려가는 걸 보고 있어도 참선이에요. 앉아서 하질 않고 섰으니까 입선이지요. 그러니까 모두가 참선 아닌 게 없어요. 우리가 일을 하면서 애에게 먹으라고 뭐를 주는 것도 참선이에요. 공식이면서 참선이라고요.

이렇게 좋은 공부를 지금 못하시면 어느 때 하시렵니까. 우리가 죽고 나면 또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도 어려운 겁니다. 또 육체가 없으면 공부 못해요. 그러니 육체가 있을 동안에 해야죠. 그런데 내가 좀 아쉬운 건, 남편이 안 나오는 분들은 남편이 나오게끔 자기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달라져야 남편도 나오게 됩니다. 그건 정한 이치죠. 자식들도 그렇고요. 또 자식들에게 관하는 도리부터 가르치면서 자기가 배운 대로 자꾸 이렇게 이끌어 간다면 어디다가, 공중에다 갖다 세워 놔도 살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돈을 들여서 가르치는 것만 가르치는 걸로 아니 이걸 어떡하면 좋죠?

세 살 먹은 아이가요, ‘주인공, 낫게 해 줘.’ 이렇게 하라고 그러니까 감기가 들어서 그냥 일어나지도 못하고 콧물을 줄줄 흘리는 고 세 살배기가 “주인공, 낫게 해. 주인공, 낫게 해.” 그러고 하더라는 거예요. 그러더니 걔가 그냥 부신 듯 부신 듯 일어나더라는 거예요. 그런데 걔가 자라서 다섯 살이 됐어요, 지금. 다섯 살이 됐는데요, 엄마가 “아이구, 아파서 죽겠다. 감기가 들어서 죽겠다.” 이러면 “흥, 엄마는 아직 멀었어.” 그런대요. 그러니 애들 중에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그런 애들이 드문드문 있단 말입니다. 그런 애들이야 아주 여기에 박혀서 이다음에 자라도 그냥 거침없이 해 나갈 거란 말입니다.

어떤 아이는 지금 중학생이 됐는데 초등학교 다닐 때 말입니다, 저희 아버지 목 뒤에 혹이 나 가지고 병원에 가니까 악성이라고 수술을 못한다고 그러더랍니다. 그러니까 큰아들이 걱정 걱정을 하는데 그게 몇 해가 흘렀죠. 올해 인제 중학교에 들어갔단 말입니다. 그러면서 어느 날은 “중학교를 들어가면서도 아버지 혹 하나 못 없애니 이거 어떡하지?” 그러더래요. 그러더니 어느 날은 형이 인제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한번 해 본다고 하니까 형더러 그러더래요. “우리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운전수가 진짜 나라면 왜 못하겠어? 하여튼 형은 아직도 멀었어.” 그러더니 불과 한 달이 좀 넘었는데 아버지의 혹이 반으로 줄었더란 얘기죠. 그런데 중학생이 또 학교에 갔다 와서는 착 깔고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걱정 없어!” 이러더래요. 그러더니만 그냥 또 한 반달이 되니까 그냥 싹 없어져 버렸다는 거예요. 없어지고 나니까 걔가 형더러 하는 말이 “뭐는 못하겠어? 형은 아직 멀었어. 취직 못하는 것도 아직 멀어서 그래!” 그러더라는 거죠. 그러니까 고런 아이들은 진짜 어려서부터 그렇게 해 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떠한 묵사발이 될 일이 생겨도 끄떡없이 하늘을 받치고 나갈 거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의 지혜로운 요량에 많이 달려 있어요. 그런데 부모들은 지금 이렇게 시급한 학생들을 놔두고도 그런 얘기 한마디 안 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요. 그거 뭐 돈이 들으니 못해, 재산이 없어지니 못해, 글쎄. 자손들이 아무리 해도 말을 안 들으면 ‘너의 주인공과 나와 둘이 아닌 까닭에 다 너에게도 불이 켜질 것이다. 그저 이거를 배우고 또 앞으로는 점점 잘 알게 될 것이다.’ 하고 관해 줘야 정작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도 뜻이 갑니다. 그리고 따르는 사람한텐 연방 해 주고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하도 자기 엄마 말을 안 들어서 관하는 내용을 밥 먹는 테이블에도, 벽에도 붙여 놓고, 변소 안에도 붙여 놓고 그랬더래요. 그저 그렇게 하는 거니까 한번 해 보자 했던 모양이지요. 그렇게 해 보고 가니까 살면서 아주 좋거든요. 그러니까 그 후에 엄마더러 그러더래요. “나는 처음에는 ‘어디 정말 되나 안되나 보자’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누가 해 주고 가져가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시시때때로 그렇게 대치를 하고 보호를 하고 그렇게 나가는 겁디다.” 하고 고맙다고 하더래요. 그랬다는 셈으로 우리가 아무리 싫다 그러더라도 마음으로 관해 주고 벽에 붙여 놓고 한번 해 본다면 그건 진저리나게 하는 거는 아니니까, 그리고 제 나무는 제 뿌리를 믿어야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하여튼 모든 것이 우리가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달린 건데 마음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분란이 일어나고 그러는 거지, 마음을 제대로만 먹는다면 분란이 날 것도 앞서 대처해서 없애 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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