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인데 화두를 얻고 싶어... > 길을 묻는 이에게

그거를 말하기 이전에 이 말부터 해야 겠군요.  예수님이 대중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를 믿지 않고 타인을 믿는다면 도깨비 장난같고 귀신 장난 같은 거니라!'' 이랬거든요.  그런데 ''나'' 라고 했기 때문에, ''각자 나''라고 해야 할텐데 ''나''라고 했으니깐 신도들이 그렇게 알아듣질 못한 거죠.  그러니까 신도님들이 어떻게 생각을 했냐면 ''아, 예수님을 믿어야만이 되고 딴 거는 믿지 말아야겠구나.'' 한 겁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각자 못났든지 잘났든지 너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너를 형성시킨 보배가 바로 너의 불성이니라.  너의 뿌리니라.''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이 몸뚱이는 나무로 비유했고 주인공이라는 그 근본은 바로 뿌리로다 비유를 했단 말입니다.  그래서 ''네 나무는 네 뿌리를 믿어야 공덕이 있고 네 자유를 누릴 수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자유를 누릴 수가 없느니라.'' 했거든요.  그랬으니까 ''따르기는 따르되 믿는 거는 너를 믿어라'' 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모두 타의에 의존하고 믿고 그러는 게 기복이란 얘기입니다.  그 기복을 믿어서는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꾸 거죽으로 끄달려서 오히려 그 영계성이나 유전성을 끌어들인 것이 됩니다.  오히려 끌어들여서 자식들한테도 그 모든 문제들이 확대가 되고 그런 문제로 나가서 잘못 일을 저지르기도 하고 그런 거죠.
 
그리고 화두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화두라는 것은 이름일 뿐입니다.  우리는 화두라는 그, 이름을 벗어나서 그대로 믿고 들어가야 됩니다.  ''이게 뭐꼬'' 하는 것은 수박을 놓고 ''이게 뭐꼬'' 하고 굴리는 거나 같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가르치는 것은 그냥 수박을 잘라서 먹어라 이겁니다.  그대로 수박을 잘라서 먹는다면 영원히 먹을 씨도 나오고 수박의 참맛도 알 테니까 그냥 잘라서 먹으라는 겁니다.  아무리 공안이 많다 해도 다 놓고 무조건 믿으세요.  내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깐 상대성도 생겼고 세상도 벌어졌고 부처가 있는 줄도 알았지, 내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없는 거 아닙니까?  무효니까요.  내가 있으니까 나를 무조건 믿고 잘라 먹어봐라 이 소립니다.  ''주인공''하면 전체 한데 합쳐진 주인공을 말합니다.  개별적인 주인공이 아닙니다.  내면으로나 외부로나 모든 게 한마음으로 뭉쳐진 자체가 주인공입니다.  공해서 돌아가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가르쳐 드립니다.  자기가 있는 것이 즉 화두니까, 이 모든 것도 자기가 한 거니까 자기가 그것을 해결을 하라는 겁니다.  자기가 잘못한 것도 자기가 수습을 해야 하고 자기가 돈을 떨어뜨렸다면 자기가 돈을 떨어뜨린 걸 집어야지 누가 대신 집어주는 사람 없는 거죠.  대신 죽어주는 사람, 아파주는 사람, 먹어주는 사람, 잠 자주는 사람, 똥눠주는 사람, 깨우쳐주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깐 자신으로부터 주처가 있는 거지 타의에 주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상대에 주처가 있는 게 아니다 이 소립니다.
 
여러분이 이렇게만 해 나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가 서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지혜로운 자유권을 가지고 여러분은 자유자재할 수 있을 것이며, 부처 중생이 따로 없이 이 몸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세포의 중생을 다 진화시켜서 한마음으로 계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지혜롭게 마음의 중도행을 하셔서 실천궁행하는 생활이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