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야 공부가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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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내가 진정으로 배가 부르고 등이 따시다면 옆사람을 돌아본다든가 하는 자비의 생각이 절대 안 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행이 좀 된 후에는 그렇게 들겠죠. 그러나 저희가 마음이 닦여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좋은 환경 속에서 마음공부 하기가 참 힘들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려운 역경, 어려운 경계, 어려운 생활고 그 속에서 자기 마음을 밝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스님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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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람 사는 게 모두 천차만별로 가지가지를 헤아릴 수 없는 생활인데 귀찮게 어떻게 그렇게 갈가리 찢어서 살 수가 있겠소? 그러니깐 공부하는 것도 저 부처님을 보되 나의 모습으로, 모든 거를 자기 모습과 둘 아니게 그냥 둥글려서 주인공 하나로 보란 얘기죠. 그렇게 하면 편리할 거를 그냥 마음으로 이렇게 짓고 저렇게 짓고 해서, 이렇게들 모두 공평치 못하게 살거든요.
그리고 어려운 경계가 없으면 공부하기가 어렵다고 그랬죠? 그랬는데 사실은 그것도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왜 어렵게 만들어 가지고 공부를 하느냐 이거야, 어렵지 않은 처지에서는 어렵지 않게 공부를 하지. 그건 왜냐하면 재산이 있다 하더라도 자기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자기 분수에 맞게 검소하게 살아야 한단 말입니다. 인간이 살아나가는 경계에서 분수에 맞게, 우리나라라는 것도 잊지 말고, 내 가정의 부모가 대대로 내려오면서 어떻게 지나온 것도 알아서 내가 분수에 맞게, 그리고 있는 자는 더 검소해야 되고 익은 자는 더 고개를 수그려야 되고 허리를 굽혀야 된다 이런 말이죠. 그러니까 모든 거를, 재산이 있다 그래서 마구 사는 사람은 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겠죠.
하지만 이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은 있으나 없으나, 있는 사람이 사는 거나 없는 사람이 사는 거나 똑같아야 됩니다. 똑같아야 하고 그 반면에, 나는 내가 안 하고는 그렇게 할 수가 없지만 하여튼, 절 짓는 데 보태는 것만 불사가 아닙니다. 어려운 집이 있으면 좀 도와주기도 하고 굶어서 애쓰고 자식들이 아파서 애쓰고 부모가 아파서 자식들이 애쓰고 소년소녀 가장들, 또 자식이 없는 부모들, 노인네들을 볼 때에 그런 부분을 좀 봐서 함이 없이 도와줘라, 없으면 모르겠지만. 그리고 없으면 또 마음으로 도와줘라 이겁니다.
넣어도 넣어도 줄지 않는 마음, 그 뒀다 뭘 하느냐 이겁니다. 마음 한 접시씩 담아서 그냥 벌려라 이거야. 벌려도 벌려도 줄지 않는다 이거야. 그 마음 아꼈다가 뭐 하느냐 이겁니다. 마음을 아끼느라고 미운 사람 고운 사람을 가려 가지고 예쁜 사람만 주고 미운 사람을 안 준다면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통달을 못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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