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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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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이 사회를 포기했습니다

본문

질문

저는 지금의 이 사회를 포기했습니다. 눈만 뜨고 나면 회사들이 부도가 나더니 이제는 나라가 부도가 나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뉴스를 보고 주위의 고통을 볼 때마다 마음을 냈지만 제가 깨닫지 못하고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인지 헤어날 기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나요? 어쩌면 세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깨달음의 길을 포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이 마음부터 알아야 그야말로 한생각을 내도 지혜롭고 넓게 할 수 있는 겁니다. 마음부터 알아야 하는 것은, 내 마음은 체가 없어서 내놓을 것이 없이 공했다. 그러니까 공한 내 참나를 그냥 무조건 믿고 무슨 일을 하는 것도 내가 옳다고 생각했을 때는 무조건 한다. 또 사회적으로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될 텐데, 우리 국민이 이거는 안 되겠다 할 때는 무조건 국민을 위해서, 대인을 위해서 밀고 나가고 말입니다. 내가 회사원이라 할지라도 그렇고 공장을 한다 무슨 장사를 한다 이런 경우도 다 그런 점으로 인해서 융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생각에. 한 사람만이라도 생각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회사는 아주 융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라도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한생각을 잘한다면 이 나라는 바로 물질과학으로부터 정신과학으로, 마음으로써 만법을 마음대로 자유자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나가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깨친다 안 깨친다 이거를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은 자꾸 스스로 좌절해요. 여러분은 자기를 못 믿어요. 여러분은 자꾸 자기가 생각하는 거를 ‘중생이 생각하는 건데 이거 안되지.’ 하기 때문에 안되는 것입니다. 조그마한 것뿐만 아니라 큰 것도, 타인의 일이라도 말입니다. 공장을 처음 냈는데 ‘이게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할 때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며, 한생각을 탁 내 줄 때 그 공장은 그대로 유지돼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한생각을 내 주는 것도 그렇고 한생각을 하는 것도 그렇고 한생각의 그 향기로운 냄새가 온 우주를 다 덮고 우주를 싸고 아니 닿는 데 없이 닿을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마음의 능력입니다. 마음은 여러 가지로 낼 수 있고 여러 가지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바로 이것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이치입니다. 몸뚱이도 한 사람 몸뚱이지만 한 사람의 몸뚱이라 해도 이름이 다 각각 있지 않습니까? 눈이다 코다 귀다 손이다 발이다 간이다 하는 이름이 여간 많지 않습니까? 이 많은 이름들이 한데 합쳐진 게 사람 아닙니까? 그래서 사람이 하는 노릇이 부처가 하는 노릇이다 이겁니다.

그렇게 백지장 하나 사이인데도 그게 그렇게 안 돌아가니까 힘이 든다 이겁니다. 마음의 주인공은 바로 가슴에서 느끼는 점입니다. 느끼는 점! 이 가슴에 와 닿아 가지고 느끼는 점입니다. 느껴서 그대로 생각나면 그냥 그대로 법입니다. 그러니 보는 것도 아주 세밀하게 볼 수가 있는데 그거를 여러분이 느끼면서도 못 믿는 것입니다. ‘야, 이건 내 마음으로 이렇게 느껴지지만 이건 모두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니까 이건 안 된다는데….’ 이러거든요. 아, 남의 말을 그렇게 잘 듣고 잘 들으면서 자기 마음에서 나오는 자기 주인공의 뜻은 왜 못 믿습니까? 자기 스스로 믿고 스스로 행하고 스스로 자재한다면 그대로 법신 아닙니까?

그래서 법신은 ‘자(子)’로 치고 마음내기 이전은 ‘부(父)’로 쳤습니다. 마음을 내서 용(用)을 할 때는 ‘부’는 ‘자’로 하나가 돼 버리고, 말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때는 한데 조화가 돼서 가만히 있으니까 부처거든요. 그러니 여러분이 생각할 때 좁게 생각하지 마시고 넓게 생각을 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누구 형상에다가 절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뜻은 그걸 알고 하면 절을 해도 자기요, 모르고 하게 되면 타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빨리 깨쳐야겠다 해도 그것이 착이 되는 거니까 빨리 깨쳐야겠다 하는 그 말 자체가 아닌, 그대로 자기를 믿으라는 얘깁니다. 욕심이 생겼다는 얘깁니다. 욕심이 생겼는데 내가 항상 말을 하듯이 여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자기 자신(自信)이 있다면 그것을 밀고 나가고 자신이 없다면 밀고 나가지 말아야 하겠죠. 이것이 자기 분수에 따라서 판단하고 정하는 것이죠. 그래서 판단을 할 때 처음에는 요기밖엔 못 디뎠는데 나중에는 저기까지 딛게 됐다 이겁니다, 지혜가 넓어져서. 그랬을 때 차츰차츰 뛰어야 되는 거지 이걸 한꺼번에 뛰려면 안 되니까 살면서 체험을,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체험을 해 나가시라 이겁니다. 체험을 해 나가시다 보면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도 만반의 준비를 할 수가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을 볼 때 오관을 통해서 오신통(五神通)을 지금 하고 계시면서도 그것을 100%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의 법만 활용을 하지 무의 법은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하는 것을 욕심 없이, 내가 한다는 생각 없이 해야만 된다. 즉 습이라는 게 참 무섭다는 얘깁니다. 모든 걸, 선한 일을 했어도 내가 한 일이 아니요, 악한 일을 했다 할지라도 내가 한 게 아닙니다. 두루 편하기 위해서, 대의를 위해서 했다면 악한 일이 아닙니다. 거짓도 남을 위해서 거짓을 했다면 잠시만 거짓으로 한 거지 그건 거짓이 아니겠죠. 그러니 모든 것을 다 자기가 잘 생각한다면 남을 이익하게 할 수 있고 또 나를, 나의 중생에게도 이익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타인의 육체나 내 육체나 똑같은 중생이지만 말입니다. 자기 중생을 자기가 이익하게 만들 수 있어야 남을 이익하게 만들 수 있죠.

그러니까 우리가 잘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다 이겁니다. 잘 생각해야 할 점은 깨달아야만 한다는 거, 그거를 마음으로 규정지어 놓고선 ‘얼마쯤이나 가야 될 것인지?’ 그러지 마시고 우리 생활 속에서 하나하나 체험을 해 봐 가면서 탁탁 밀고 나가 보시라 이겁니다, 의심을 하지 말고. 그렇게 탁탁 밀고 나가다 보면 어떤 거는 자기에게 감촉이 온단 말입니다. 그 자리에 감응이 와서 느껴진단 말입니다. 점점 점점 점점 아주 굳어지는 겁니다. 굳어지는 반면에 큰일도 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걸 밀치고 나갈 수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도 꿈을 꿔 보셨지요. 우리가 살면서, 좋은 집에 살면서 즐거운 것도 순간 돌아가고,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면서 즐겁게 논 것도 순간적입니다. 그렇게 즐거웠는데 그만 돌아서면 순간 허전하고 허황한 게 말할 수 없죠. 또 좋은 집에서 잘사는 것도 금방 망해서 돌아갔을 땐 그 허전함이 말할 수도 없고요. 꿈에 참 좋은 데 가서 즐겁게 놀고 즐겁게 살고 하는데도 그게 꿈을 깨고 나면 그렇게 허황될 수가 없죠. 목을 눌러서 죽이려고 하는데 꿈을 깼다. 야! 꿈이기에 망정이지 이거 생시 같으면 죽을 뻔했다고 할 겁니다. 이게 모두가 사람의 생각에 의해서 꿈도 생시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꿈이 생시요, 생시가 꿈이듯이 우리가 허황되지 않은 진실을 알아서 그대로 법을 행하는 것이 부처이자 법신이자 보신(報身)이자 화신(化身)입니다. 용왕도 거기 들어 있고 모두가 다 거기 들어 있는데 왜 그 능력을 내지 못합니까? 그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공한 것입니다. 공했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지 공하지 못했다면 능력을 그렇게 발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부처 된다고 할 수가 없는 거죠. 부처 될 가능성도 없고요. 그래서 ‘짐승들이 사람을 거치지 않는다면 부처가 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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