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을 뜨고 싶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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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을 뜨고 싶어

본문

질문

며칠 전에 선원에서 개최한 법형제 수련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다 좋은 내용이었지만 5층 법당에서부터 눈을 가리고 눈 뜬 이의 인도를 받아서 내려갈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발목이 삐지나 않을까 넘어져서 나뒹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너무나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절에 다닌다 하면서도 사업이 잘 풀리기만을 바랐고 내 가정과 친지가 건강하기만을 바라면서도 자신의 근본을 믿지 못해서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고 보이는 눈과 생각으로서 이리저리 계산을 하면서 살아온 저의 삶의 모습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 제가 이 생에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물질에 끄달리지 않고 마음의 눈을 밝혀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 이 시대는 뭐든지 공중에서 탐지하고 공중으로 정보를 보내게끔 되어 있는 그런 급박한 시대입니다. 그러니만큼 우리가 어떻게 처신을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만 이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참작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너무나 급박한 세월 속에서 수천 년 수만 년이라는 세월을 그냥 또 이름도 없이 말려서 여기에서 태어나고 저기에서 태어나고…, 차원이 낮게 나고 차원이 높게 나고, 항상 몸을 받아 나와서 그렇게 애를 써야만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부처님 되는 것이 십중팔구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자기를 부처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이 부처를 만드는 것이지 허공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형상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세워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과 같이 한 도반으로서 여러분의 길을 인도해 드릴 뿐입니다. 그 맛을 아는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각자 그 맛을 알아야 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도 사람이 살고 죽는 데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길밖에는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살고 죽는 데서 벗어나야만 하는 일은 우리들한테 너무나 큰 일이며 너무나도 타당한 일이라서 게을리 생각하지 말고 부지런히 닦아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기가 자기를 속이고 또 속임을 받고 하는 것은 자기 마음일 뿐이지 누가 속인다 또 안 속인다가 없습니다.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만약에 귀를 꼭꼭 막고서 소리를 듣는다고 할 때는 안 들릴 겁니다. 또 그 귀 막은 것을 떼고서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다 듣게 됩니다. 역시 눈도 그렇습니다. 일체 만물과 이 세상…, 아니 보물이 수두룩히 쌓여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눈을 감고 볼 때는 보이지 않지만, 눈을 뜨고 볼 때는 보이듯이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그 도리도 모르거니와 우리가 그렇게 진기한 문제를 터득할 수도 없고 내가 나를 발견할 수도 없는 겁니다. 반면에 허망한 물질적인 문제들만 가지고 싸우게 되고 집착하게 되고 삼독을 빼 버리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쁜 것이 무엇이냐? 나는 항상 자기 내공에 모든 것을, 일체 들이고 내고 하는 것이 우리 생활이니 그 생활을 바로 자기 내공에 놓으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믿지 않는다면 놓지를 못하고 또 놓지를 못하면 편안치가 못합니다. 여러분이 생활에서 그렇게 쪼달리고 방황하고 애를 써야만 합니까? 한 번 와서 머물렀다가 그냥 가는 길에 말입니다. 이 세상에 나와서 잠시 잠깐 머무는 동안에 이렇게도 한세상 저렇게도 한세상 사는 것이지만 억겁 동안 말리느니, 억겁 동안 그 생사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애를 쓰느니 한세상에 머물렀다 가는 이 길에서 우리는 터득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 벗어나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모두들 물질에만 급급해하지 마시고 물질을 쓰되 하나도 씀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서 느끼셔야 될 것입니다.

여러분, 과거를 못 보시걸랑 현실을 보십시오. 눈이 어두워서 말이죠, 빚을 얻어서 어떠한 장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익이 남아서 들어올 것만 알았지 빚져서 이자와 더불어 같이 나가는 거는 생각지 못하고, 그러다가 그것째 그만 잃어버려서 탕진을 하는 수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진실한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고 자기 마음을 정도에 넘치지 않도록, 분수를 알맞게 지키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두들겨 가면서 걷는다면 아마 천둥 벼락이 내려도 꼼짝도 안 하고 여러분은 그대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겁니다.

‘내가 이런 공부를 하면 보통 생활에서 어려움이나 좀 없애고 그냥 살겠지.’ 그러지만 이 생활 속에서도 얼마나 어려움이 많습니까? 내가 주장자를 세우지 못하고 그걸 발견을 못하고 이래 가지고서는 세균, 영계, 윤회, 생사, 유령, 업보에 끄달리면서 살아나가니까 그 고달픔은 말도 못합니다. 거기에서 나 하나만 몰락 벗어난다면 그 외의 것은 다 벗어나는 것입니다. 본래 나는 공(空)해서, 벗어난 것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으로 지어서 속는 것이고 그게 업보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잘 침착하게 생각하셔서 누가 모든 걸 망하게 했고 누가 흥하게 했고 누가 웃게 했고 누가 울게 했고 누가 그렇게 했는지를 잘 살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고는 공덕은 쌓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울수록 진심으로 있든 없든 내 성의껏 시주를 하고 정성을 들이면서, 과거의 빚을 갚으면서 미래의 덕을 쌓으면서 우리는 현실의 공부를 하자 이겁니다.

현실의 공부를 할 때 영원한 오늘, 영원한 오늘을 안다면 영원한 오늘도 벗어날 것입니다. 나 하나로 인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진리가 돌아간다고 생각했을 때 나 하나도 바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경지까지가 어려운가 하면 어렵지도 않고, 어렵지 않은가 하면 어렵기도 합니다마는 이것이 가다 보면 다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려고 생각하는데 왜 안 되겠습니까? 그러니 여러분 마음을 잘 여미고 다시 한 번 집중해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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