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쪽으로만 붙잡게 됩니다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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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쪽으로만 붙잡게 됩니다

본문

질문

저는 아직 마음공부 초보자입니다. 큰스님 가르침 받들어 생활 속의 참선을 실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되는 것도 그 자리, 안 되는 것도 그 자리라 그러는데 그래도 왠지 양면이 다 놔지지 않고 되는 쪽으로만 붙잡고 있게 됩니다. 마음자리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서지 않아서 그럴까요? 어떻게 하면 양면을 다 놓을 수 있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배울 때는요, 안되는 일도 되는 일도 이거를 다 몽땅 내버려라 이러지 않습니까? 이거는 안되는 일도 실험입니다. “내가 이렇게 해서 안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구, 이 안되는 것도 당신이 한 거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 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일임시켰을 때 이거는 ‘아하, 요거 벌써 내가 이러는 줄 아는구나!’ 이러고 다시 돌아옵니다. 그건 영락없습니다. 이게 단순한 것 같지만 본래 인간이 쓸 수 있는 작용이 바로 그렇게 무한하게 있는데도 자기가 쓸 줄 모를 뿐입니다. 

미국에 사는 어느 거사님이 아주 가난해서 힘들게 그렇게 사는데 거긴 차가 없으면 꼼짝 못한대요. 그런데 차를 산 지가 한 20년이 넘어서 인제는 버리게 생겼는데도 차 살 돈이 없어서 애를 쓰다가 ‘야! 그것도 주인공 자리에 맡기기만 하면 된다더라.’ 하고선 무조건 맡기고 살았더랍니다. 나는 차를 중고차라도 하나 좀 얻었으면 좋겠다 하고요. 그렇게 하는데 어느 날 하루는 형수가 와서, 차를 다시 구해야 하니 자기가 차를 구하면 그 차를 가지라고 하더랍니다. 자기는 이러한 이러한 차를 사고 싶다고요.

그런데 형수가 사려는 차가 또 마땅한 게 없으니까 그런 차가 나오게끔도 당신밖에는 못한다고 마음속으로 그랬답니다. ‘그것도 당신이 하는 거지. 당신이 나를 이끌고 다니면서 이렇게 움죽거리게 하고, 저리로 가라면 저리로 가고 하는 내가 당신의 종이지, 내가 나냐!’ 이러면서 거기다 맡겼더랍니다. 그러니까 형수가 사흘 되니까 적당한 차를 딱 만났다고 그러면서 그 차를 주더랍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그래서 싱긋이 웃으면서 ‘야! 이런 법도 있구나. 자성신이, 내 자신이 정말 으뜸이로구나!’ 그러고는 그 체험을 계기로 해 가지고 나중에는 살림하는 것까지도 하나하나 다 그렇게 다 맡기고 그렇게 사니까 살림이 윤택해졌더랍니다.

그러니까 뭐든지 가능하다는 얘기죠, 결국. 그래서 이 사람사람이 책만 봐서 글자로, 이론으로 아는 거는 버려라 이랬습니다. ‘모든 걸 버려라’ 하는 게 아니라 일임시켜 버려라. 그것도 바로 주인이 아는 거고 그 책 읽는 것도 주인이 읽는 거지 네가 하는 게 아니다. 재산을 많이 가졌다 하더라도 네가 가진 게 아니다. 이게 주인 거다 한다면, 그 주인이 전체 대공의 진리, 평등진리로서의 에너지라고 한다면 그냥 돌아가는 거기 때문에 거기 주인공에, 큰 주인공에 그냥 이게 하나가 돼 버리니까요. 이 몸체는 안 그렇습니까? 다 그렇죠, 전부 공했으니까요.

여러분도 다 아시는, 일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무장(武將)이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이 구두를 닦을 때도 항상 그렇게 했답니다. 이것을 나는 전부 먹겠다. 나는 전부 먹을 수 있다. 콩알갱이만한 게, 구두닦이를 하면서 나는 모든 걸 다 먹을 수 있다 하는 신념을 가지고 구두를 닦을 때 보면 자기가 눈이 새파래진다는 얘기죠. 그게 구두 닦는 게 아니죠.  손을 훅훅 불면서, 그걸 생각하다가 구두를 잘못 닦으면 발길로다가 그냥 치여서 저기 나가떨어진답니다. 그럼 다시 와서 잘못했다고 빌고 또 다시 닦고 이렇게 해 가지고 된 겁니다, 그게. 그만큼 신념이 굳어야 되겠죠.

자기가 자기 능력을 무시하면 자기 몸뚱이가 무시를 당합니다. 아, 자기가 자기를 못 믿는데 자기 몸뚱이가 성할 것 같습니까? 그러나 자성불이라는 거는 무한의 능력이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남의 손을 빌릴 때는 내 손이 돼야 됩니다. 그게 바로 내 주인공의 손이 되는 겁니다, 그게. 모든 게 그렇게 돌아가죠. 그러니까 살아가면서 이것을 하나하나, 내가 한번 생각을 내 보고선 지켜보세요. 그러면 그 모두가 영락없이 돌아갑니다. 이건 우연, 팔자, 무슨 운명 따위, 삼재팔난 무슨 이런 거, 아주 그냥 몰싹 지워 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마음이라는 게 그만큼 묘하고 무한의 능력을 가졌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무한의 능력을 지닌 그 주인공 자리를 확실히 믿고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다 일임시켜 버리세요. 그러고 편안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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