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면 되는 거 아닌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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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면 되는 거 아닌지요

본문

질문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면서 죄 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 끼치지 않으면서 착하게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지요? 꼭 이 마음 도리를 알아야 되나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네. 여러분은 필연적으로 이 도리를 알아야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가정에 어떤 병고가 생긴다 하더라도, 얼른 쉽게 말씀드리자면 과거에서부터 가지고 온 업보가 녹아지지 않는다면, 내 이 의식들이 한마음으로 나의 마음과 더불어 같이 해 주지 않는다면 작용이 잘 되질 않습니다. 그래 그 과거의 의식이 나온다 하더라도 갖가지로 나오는 걸 나온 거기다가 다시 놓으면, 한데 모아서 합쳐서 놓으면 다시 놓는 거마다 한데 합쳐집니다.  왜 콩깍지도 익은 콩깍지 있죠? 익은 콩깍지를 탁 치면 콩알이 싹 빠지고 껍데기만 싹 남듯이 말입니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을 때도 ‘아, 이만하면 가도 괜찮겠다’ 할 때에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죽을 때 그렇게 많이 고생을 안 하고 얼른 그 무명을 벗을 텐데, 영혼은 자유스럽게 돌아가고 그럴 텐데 이 도리를 몰라서, 이 콩깍지가 익질 못해서 아주 파란 대로 그대로 있기 때문에 제각기 아우성을 친단 말입니다. 그러니 죽을 때 되면 이놈의 거를 강제로 벗겨 내니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그 속살이 붙어 가지고 말입니다. 그와 같은 겁니다. 그러니 온통 똥을 싸고 오줌을 싸고 망령이 들고 이러질 않나, 또는 아파서 그냥 마냥 드러누워서 주위의 사람을 성가시게 하지 않나. 이거는 부모를 위하고 자식을 위하고 서로 이렇게 해 나가는데, 하루나 이틀, 한 달 석 달 이쯤 앓는 것은 하나서부터 열까지 아주 봉양을 잘합니다. 그러나 한 달 지나고 두 달 지나고 석 달만 지나 보십시오, 어떻게 되나? 그건 자식들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벌어먹고 살랴, 자식들 기르랴, 이러는 와중에 자식들은 속썩이랴, 부모는 누워서 앓고 있으랴 이런다면 이거는 필연적으로 도무지 이 속에서 불이 나서 이젠 잘하다가도 잘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식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데 드러눕는 부모는 자식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길렀는데 저놈의 자식이 저러느냐. 내가 저거를 먹지 않고 기르고 쓰지 않고 가르치고 이랬는데 저놈의 새끼가 저런다고 그러면서. 그러니 그 인과의 법은 점점 점점 원한이 자꾸자꾸 서리고 가슴에 못이 박혀서 또다시, 끼리끼리 또다시 모이게 되는 겁니다. 이거는 승천을 하려는데 그렇게 원한이 있고 그래 가지고야  승천을 할 수가 있나요? 길을 갈 수가 있어야지!

또 이런 소리가 있지 않습니까?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아, 뭐가 만날 뒤주에서 쌀만 푸러 가면 작작 작작 작작 하더랍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니까 그 쌀 푸는 거 많이 풀까 봐, 옛날엔 먹을 게 주저로워서 말입니다. 그 많이 퍼서 헤프게 먹어서 집안 망할까 봐, 그게 머리에 사무쳐서 그냥 구렁이가 돼서 그 뒤주를 지키고 있는 겁니다, 부모가 말입니다. 작게 뜨라는 거죠, 작게 뜨라는 거. 그렇듯이 모든 것에 착을 두면 그 착에 의해서, 죽어도 벌써 그 의식이 그걸 꼭 끼고 돌아가니까 그렇게 벗어날 수가 없는 겁니다. 오죽하면 배낭을 짊어지고 나온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러니 하루살이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능력이 있으면 하루살이로 살아도 늠름하지만 능력이 없으면 바둥거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창조력이나 능력을 기르라는 얘깁니다. 자기 능력을 자기가 기르지 않는다면 어떠한 문제가 닥칠 때 두렵고 또 그것을 커버해 나갈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 앞에 가서 아무리 해 달라고 빌어도 그것은 아니 됩니다. 왠 줄 아십니까? 여러분, 똥 누는데 대신 눠 주는 사람 보셨습니까, 대신 자 주는 사람을 보셨습니까, 대신 먹어 주는 사람을 보셨습니까? 대신 아파 주는 사람, 대신 죽어 주는 사람을 보셨습니까?

심지어는 부처님이 계신다 하더라도 그건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전해오는 얘기에 부처님 동생이 있었는데 “나도 부처님같이 깨치게 좀 해 주십시오.” 하고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얘, 상 들여오너라.” 겸상을 차려서 상을 들여오게 해 놓고 동생의 밥을 그냥 먹어 버렸어요. 그러고 “너, 배부르냐?” 하고 물었어요. “아, 오라버니가 잡숫고 제 배가 어떻게 해서 부릅니까?” 하고 대답을 했죠. “그거와 똑같다. 네가 하지 않는 일을 어찌 내가 너의 일을 해 줄 수 있겠느냐? 다른 거는 대신 해 줄 수 있을지언정 그것만은 대신 해줄 수가 없느니라.” 이러셨답니다.

이 모두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갈 건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만 알면 성불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니 이 세상에 어떠한 거를 다 제쳐 놓고라도 이 도리는 꼭 배워야 할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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