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하나로 연결됨을 느끼게 돼
본문
질문
스님께서도 자주 전기와 전구에 대한 비유를 하시는데 그냥 그렇구나 하고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어제 방 안에 딱 누워 천장에 있는 형광등을 보니 갑자기 스님 말씀처럼 ‘아, 저 형광등이 전기로 다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만물이 다 그렇게 연결돼 있구나.’ 하고 아주 확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제 아들녀석이 요즘 자꾸 반항을 해서 제 속이 많이 상했었는데 이제 확실히 다 하나로 연결된 그 자리에 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 제가 바르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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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네. 그런데 그 형광등을 보지 마시고 그 불 들어온 자체를 보세요, 불 들어온 그 자체. 그 선줄 하나에 그 전체가 비치지 않습니까? 그랬을 때는 거기 전체가 다 밝기 때문에 이 밑의 전체가 또 밝죠? 얼마나 좋습니까? 이거 정말 구질구질한 말 할 게 없이, 즉석에서 우리는 불고기를 해서 먹는 셈인데 즉석에서 배우지 못하면 요다음에도 무쇠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근본 자리는 부처님의 진리의 그 포괄된 하나이기 때문에 그것은 금강석과 같습니다. 그러니 그런 걸 걱정을 하면 이건 소인배에 불과한 거예요. 이것은 소소한 거 가지고 이러다가는 오히려 큰 금강석을, 전체의 포괄된 금강석을 하나 줍지 못할 것이다 이겁니다.
이 세상에는 부처 아닌 게 없다 이랬습니다. 그런데 이 도리를 모르고는 부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하나의 개별적인 마음이라야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 텐데 포괄적인 마음이기 때문에 도대체 헤아릴 수가 없는 겁니다, 그 도리를 모르고는. 이거 하날 쥐지 못하고는 여기에 연결된 거를 도대체 모르니까. 이게 부처님의 이름이 부처가 아니다 이겁니다. 근본적인 전체에 포괄된 하나의 기둥이다 이거죠. 기둥인데 그 기둥도 자꾸, 여기 선줏대만 섰지 바람 부처도 있고 물 부처도 있고 다 있기 때문에 어떤 걸 부처라고 내세울 게 없거든요. 왜냐? 시시각각으로 이거는 배를 타고 갔을 때는 바람님이 필요하고 물님이 필요하죠. 땅으로 다닐 때는 땅 부처도 필요하고 사람 부처도 필요하고 짐승 부처도 필요하거든요.
그러니 이건 때에 따라서 그냥 연결해서 자꾸 돌아가기 때문에 어떤 걸 부처라고 내세울 수 없는 것이 부처다 이겁니다. 이게 생활에 우리가 그대로 연결되는 겁니다. 이생, 전생 아주 통틀어서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도 다 연결이 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나를 괴롭힌다 해도 ‘왜 이래, 응? 이러면 안 되지 않겠어?’ 하면 바로 그 타의에서 괴롭히는 그 마음하고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그 선줄이 다 닿기 때문에 ‘아이쿠, 이거 안 되겠구나.’ 하고서 서로가 마음을 융합해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함으로써 현상으로도 편안하게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강력하게 칼로 쳐 버리는 게 아니라 바로 사랑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어야죠. 모두가 부처 아님이 없는데 나라고 세우지 않는다면 거기서 반항을 할 리가 없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처는 나라고 세우질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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