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졸리기만 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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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면 졸리기만 해요

본문

질문

스님 법문 듣고 발심해 아침 저녁으로 조용히 앉아서 관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했는데 앉으면 졸리기만 해서 집중이 잘 안됩니다. 열심히 수행하고 싶은데 스님, 이 졸음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겠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러니까 공부를 하는 데도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는 거죠. 어떻게 방법을 쓰든지 간에 ‘나’를 만나면 되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남자들이 여자 애인을 생각하고 여자들이 남자 애인을 그리워하듯 그런 식으로 방편을 쓰는데 그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왜, 이 사람의 사량이라는 게 있잖아요?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그런 방법을 대기도 하거든요.

생각하기에 달린 겁니다. 생각에 ‘애인이다’ 이러면 아예 그냥 가까운 마음이 들어가죠. 그건 방편이지 속임수가 아닙니다, 진정이지. 그래서 딴 사람을 그려서는 안 되죠. 자기 내공의 그 주인, 내 불성이 있는 주인과 내 몸이 있는 주인과 한데 합쳐지기만 하면 그 물그릇은 그냥 없어지는 거죠.

그러니 하도 졸리다니까 결국은 이런 방법을 댄 거죠. 예를 들면 대통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대통을 이렇게 이 끄트머리만 삐죽하게 해서 턱 밑에다 딱 대 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조금만 졸아도 여기 퍽 찔리게끔 돼 있어요. 그러니깐 그걸 놓고선 앉아 있는 거예요.
또 어떤 선지식은 그랬죠. 대통이 이렇게 구멍이 뚫렸지 않습니까. 좀 어리석은 듯 해야죠. 그 구멍 뚫린 속에서 소 눈깔이 나올 테니 이거를 꼭 지키고 있으라고 그러니까 이걸 꼭 그걸 노려보고, 하여튼 한 시도 눈을 다른 데 두어선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러니 그런 것도 그렇고요. 여러 가지가지죠. 그런 게 필요합니다.

  그러나 날마다 열 시간을 앉아 있다 해도 바깥에다 두고 하면 안 됩니다, 이거는. 안에다, 내공에다 집중을 해야지. 그러곤 자꾸 이렇게 탁탁 쳐 주는 겁니다, 주인공에다. 탁탁 쳐 주면 그게 결국은 뚫리게 마련입니다, 이게. 그냥 뭐 애절복절하는 거죠. 애절복절 안 하면 안 되잖아요. 애절하게…. 그래서 옛날에 선지식들이 이렇게 말씀하셨죠. 고양이가 쥐 노리듯, 아주 배고픈 어린애가 엄마 젖 찾듯 이렇게 하라고요. 그러면 반드시, 반드시 이건 꼭 되게끔 돼 있다고요.

그리고 수행이 안된다 할지라도 그냥 저절로 자기가 이런 게 불편하다 저런 게 불편하다 하는 거를 내공에다 그냥 놔 버리세요. 일임시켜 버리세요. 그렇게 하고 놔두면 자기가 생각한 것대로 들어오게 됩니다. 닿게 됩니다. 그러니 열심히 정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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