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불을 밝힐 수 있으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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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불을 밝힐 수 있으려면…

본문

질문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며칠 전 선원에서는 장엄물 점등식을 했습니다. 평소에도 부처님 가르침을 늘 새기며 살려고 하지만 생활에 쫓기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잊고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점등식을 계기로 저희들도 마음의 불을 환히 밝힐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그 뜻을 일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보는 등(燈)은 우리의 모습 즉, 이 몸을 등으로 표현했고, 등 속의 촛대는 우리네들 중심을 표현했고, 그 불은 영원한 우리의 불성을 뜻한 것입니다. 우리가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켜는 그 등의 뜻을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마음과 더불어, 내 마음을 계발시키고 내 마음을 진화시켜서 승화할 수 있는,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그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마음은 체가 없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그 의식, 욕심, 아집 그런 것을 버리지 못해서 지금 살아나가는 모든 것에 걸리고 자기를 꽁꽁 매 놓고 삽니다. 자기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 의식 자체가 업식이 돼서 요다음에 그 몸을 벗지 못하고 또 다시 출현을 해야 하는 그런 문제가 생기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항상 중생이요, 벗어나면 영원히 불생불멸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삶의 길을 인도해 주시면서 ‘어려운 사람이나 약한 사람이나, 또는 고통스러운 사람이나, 그것을 한생각에 놓으면 그 고통은 다 사라지느니라. 네 아집을 갖지 않고, 욕심이 없고, 또는 남을 탓하지 않는다면,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참 사람이 됐으니 부처도 될 수 있느니라.’ 이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랜 세월을 이렇게 배우고 나가면서도 자기 마음속에 부처님의 밝음이 영원하다는 것을 한 치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때 정자와 난자가 한데 뭉쳐서 그 한 놈만 태어나게 되는데, 업식은 거기에 다 한데 뭉쳐져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사람이 된 거기에서 가지각색의 그 마음을 다 조절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속고 삽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기의 경험대로 사세요. 누가 이렇게 하란다고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란다고 저렇게 하고, 이거 버리란다고 버리고 이렇게 남을 따라가는 그런 자세로 살지 말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나가는 한 철의 인생, 한 찰나의 살림살이, 이 도리를 우리 인간으로서 잘 알 수 있고 파악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다면, 목마르면 물 마시고 똥마려우면 똥 누고 잠자고 싶으면 잠자고 하는 세 가지뿐만 아니라 이 삼천대천세계의 원리가 거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알고 가야 할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러니 부처님 오신 날이 어떠한 날인지도 모르면서 등을 켜고, ‘우리 이 식구가 잘되게 돼야지.’ 하고 등을 켜는 그런 어리석은 마음은 버리세요. 등을 켤 때 우리 마음이 항상 온 누리에 같이 하고 있고, 같이 공생하고 같이 공용하고 공체로서 사는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고 상대가 있기 때문에 온 누리가 있다는 것. 보이지 않는 데도 생각이 있고 보이는 데도 생각이 있고, 보이지 않는 데도 생명이 있고 보이는 데도 생명이 있으니 이렇게 조화를 이루면서 화목하게 돌아가는 이 찰나찰나의 생활, 시공이 없는 생활, 이것이 그대로 밝은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밝다, 밝지 않다, 컴컴하다 하고 온갖 고(苦)의 생각을 다 하면서 거기에 걸려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길을 인도하셨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그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마음, 고통 속에서 벗어나서 즐거운 마음, 이 양면을 다 누가 하는지 그것을 알기 때문에 자유스러우니라. 여러분은 마음 한생각이면 자유스럽고, 한생각에 빠지면 바로 고가 붙어서 중생이니라. 그러니 한생각을 잘하라. 너희 맘대로 하는 생각인데 어찌 그렇게 어둡다고 하느냐.’ 이렇게 모든 것을 자세히 일러 주셨습니다.

그러니 바로 여러분 마음에 부처님이 밝게 계시고 여러분 마음도 밝으니 그렇게 마음으로 지어서 자기가 고통을 받지 마시고 한 철 즐겁게 사세요. 그렇게 밝게 살아도 한 철인데 어찌 그렇게 이 모습을 가지고 바쁘고 고통스럽게 사십니까. 부처님이 일러 주신 대로 밝고 고통스럽지 않게 나를 버린다면, 아집을 버린다면, 내 것을 버린다면, 그렇다고 해서 버리라는 게 그냥 버리라고만 하는 게 아닙니다. 생산이 돼야지요.

용광로에 헌 쇠를 넣으면 새 쇠로 생산이 돼서 나오지만, 버리란다 놓으란다 이랬다고 해서 그냥 팽개치고 사량으로 그렇게 하시면 생산이 돼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여러분의 주인공에서 나오고 주인공으로 들고, 즉 핵이 질량이고 질량이 핵이듯 여러분은 그대로, 우리가 먹고 싶으면 요런 음식도 해 먹고 조런 음식도 해 먹고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용도에 따라서 여러분 앞에 닥치는 대로, 해 먹을 수 있는 대로 해 먹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중세계에서 상세계로 승화시키고 하세계로 퇴보해서는 아니 된다는 그 사실을 여러분은 다 아셔야 합니다. 하루하루를 밝게, 언제나 영원한 밝음을 가지시고 부처님 오신 날만 등을 켜는 게 아니라 인등을 항상 켜시고 계신다면 오늘은 항상 영원할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하시고 항상 내 마음을 밝혀서 그렇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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