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질병을 공부 재료로 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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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께서는 대상포진이라는 병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지금 저는 그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근데 이 병도 다 마음으로 인해서 생긴 거라면 저도 이걸 공부 재료로 삼아 한번 마음 도리를 알고자 합니다. 어떻게 실천을 해야 좋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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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실 자기가 실질적으로 그렇게 해 보지 않고는 그 도리를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애기가 되라. 아는 거와 모르는 거를 다 그 주인공에 일임시키면서 자기는 자기대로 거기 믿고 거기 감사하고, 들이고 내는 것도 거기다 들이고 내야 된다. 그러는 동시에 내 이 육의 기능도 모든 것을 거기에서, 즉 말하자면 감독이 되는 거죠, 모든 게. 기능의 감독자로서 전부 응용하듯이. 그러니까 내가 인체 안에서 모든 생리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다 관리로서 하다가 보면 바로 제작자가 되는 거죠. 배역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이 안에서 생리적인 작용을 하는, 즉 말하자면 그 곤충들이 다 나한테는 호법신장들이 되는 거죠. 그래서 팔만 사천 털구멍도 업보가 되려면 그 털구멍 하나에 한 생의 업보가 된다 하지마는, 그것이 호법신이 된다면 일분일초도 안 돼서 항상 다니면서 자기를 보호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마음이 그렇게 그 주인공에 모든 걸 몰락 일임시켜 버리고 잠재해 있는 자기 실상이 지금 현재 의식과 계합이 된다면 그렇게 좋은 보물을 얻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럼으로써 일체 만법을 자기 응용대로 참, 하늘과 땅을 상응하면서, 모든 일체 유생 무생을 다 상응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둘로 보질 않고 하나로서 다 작용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 몸 안에 들어 있는 곤충의 생명이나 내 큰 생명이나 둘이 아니죠, 하나하나가.
그러니까 겁낼 것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하나도 겁내지 말고 모든 걸 일임시킨다면, 겁을 내기 때문에 일임해도 진짜 되질 않지, 겁을 내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믿는 게 되거든요. 육신마저도 진짜 자기, 이 주인공에다가 내버리는 격이니까. 그러니까 거기다 던져라, 던져라 하는 거죠. 몰락 던져라. 던지면 건져진다.
그래서 업보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자(慈)와 비(悲)가 둘이 아니고, 즉 말하자면 악과 선이 둘이 아니고 이게 전부 해말갛게 이렇게 연기가 같이 돌아가는 것처럼, 에너지가 같이 돌아가는 것처럼, 구름이 같이 돌아가는 것처럼 이렇게 돌아가고 있거든요, 사람의 마음들이. 생각 내기 이전 마음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으로써 그거 조절을 하는 거는, 바로 빼 쓰고 잠그고 하는 거는 마음, 지금 내는 마음, 이거죠. 그것을 조절하려면 내가, 나도 이게 물질이기 때문에, 작용하는 그림자기 때문에 그 근본적인 참나에게 모든 걸 일임하는 거죠. ‘네가 형성시켰고 네가 움죽거리게 했고 네가 말을 하고 네가 생각나게 하는 거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 하고 탁 맡겨 버리는 거죠. 그리고 요구하는 것도 거기다 요구를 하고요. 감사하는 것도 전체니까, 전체가 돌아가는 거니까 거기 하나만 감사하면 전체가 다 감사를 받고, 이건 주고 받고 하는 것이 없이 우주간 법계에서도 다 상응을 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이론적으로 이것이 이렇다, 이것이 이렇다 이런 거를 이론화할 필요가 없는 거죠. 팔만대장경이 뭐 이 세상 돌아가는 진리인데, 어디서 또 찾겠습니까? 항상 날마다 보고 있는데. 불교가 따로 있고 생활이 따로 있어서는 절대 안 되죠. 불교가 생활이고 생활이 불교고 종교가 생활이니까. 내가 근본이고 내가 원인이 되고 내가 바로 화두고 나라는 존재가 있기에 모든 존재가 있는 거지, 나라는 존재가 없다면 모든 존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댁도 나 자신의 모두를 갖다가 포기하고, 포기하되 그냥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자기 주인공에다가 모든 걸 일임시키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께서 형성시킨 거니까 당신께서, 기계를 하나 만들어 놨다면 기계 만든 사람이 더 잘 고치지 기계 안 만든 사람이 더 잘 고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내 육신이 기계라면 기계 만든 사람, 그 사람한테 모든 걸 맡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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