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이 죄 많은 중생이 뭐…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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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이 죄 많은 중생이 뭐…

본문

질문

스님께서 주인공에 맡기면 다 해결이 된다고 하시기에 그 말씀 받들어 잘하고 가다가도 어떤 일이 오랫동안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그래, 나같이 죄 많은 중생이 뭐….’ 하는 생각이 들면서 힘이 쫙 빠지곤 합니다. 이런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 혼자서 ‘나는 힘이 없는데. 나는 중생이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은 전혀 하지 마시고 ‘내가 죄가 있어서 이렇지. 내가 무슨 팔자야.’ 이러한 소리도 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린 겁니다. 여러분이 죄가 있다고 생각하면 죄를 꼭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죄가 붙을 자리가 없다. 시공이 초월돼서 찰나찰나 돌아가니, 바로 비행기 프로펠러 돌아가듯 하는 거니까 거기 붙을 자리가 뭐 있는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주인공에 모든 걸 맡기고 사세요.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기면, 아픈 것도 주인공에 맡기면 그 주인공 속에서 약사여래가 될 것이고, 가난한 걸 주인공에 맡긴다면 바로 관세음이 될 것이고, 임신이 안돼서, 또는 어떠한 사건이 생겼을 때 산신이 돼 주고 지신이 돼 주고 용신이 돼 주고, 지장이 돼 주고 칠성이 돼 주고 문수가 돼 주고 보현이 돼 주고 수호신이 돼 주고 법신이 돼 주고, 이 여러 가지 이름들이 한군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한군데 주인공 안에는 모든 칠보가 가득히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바로 털구멍을 통해서 이 부처님 자체가 그대로 나고 든다 이겁니다. 바로 이 모든 수십억 마리의 생명들이 보살로 화한다 이 소리죠. 바깥에서 세균이나 영계나 유전성이나 병균이 들어오는 것도 다 바로 용광로에 넣으면 없어지듯이 바로 둘이 아닌 까닭에 그러한 것입니다. 안에서 그 악업 선업이 일어나는 것도, 역시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도 다 바로 이 물에다 물방울을 수없이 집어넣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이사 갈 때는 무엇을 잘못해서 어떤 날짜를 받아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가고 싶은 날 가면 그대로 법이다 이 소립니다. 또 누가 삼재가 들었다 이런 것도, 삼재도 그냥 없는 것입니다. 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지 거기 무슨 삼재가 붙습니까? 그러니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간다, 찰나 생활이다 할 때는 그 삼재니 팔자니 운명이니 뭐, 어느 달엔 좋고 어느 달엔 언짢고, 꿈을 꾸니까 또 언짢겠다, 좋다 이런 것이 다 무너지는 것입니다.

마음 의식은 체가 없어서 들어오는 거나 나가는 거나 한꺼번에 모두 그 교차로에서 돌아서 고만 모든 게 없어지는 것입니다. 무너지는 것입니다. 오간지옥도 무너질 것이고 화탕지옥도 무너질 것이고. 오간지옥 하면 여러 가지 지옥이 한데 합친 것이 오간지옥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그 지옥이 무너지는 까닭에 인과가 끊어진다 이 소립니다. 녹아 떨어진다 이거예요.

그건 뭐냐 하면 잔뜩 얼었던 얼음이 봄이 오면 녹아서 흘러내리듯이, 스스로서 흘러내리면 그냥 그 산하대지에 풀들이 무성하고 나무들이 이파리가 피고 뿌리가 싱싱하고, 이렇게 모든 생명들이 일어나서 봄을 맞이하듯, 우리도 역시 마음이 그렇게 모두가 녹아지면 과거의 업보라든가 팔자운명이라든가 이런 것도 다 무너진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 되든 안되든 끄달리지 마시고 모두 주인공에 놔 버리세요. 그런 데서 모두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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