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의 공부 인연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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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마음공부를 하면서 때로는 이 공부를 안 했더라면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부의 인연에 대해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특히 청법가를 부를 때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이란 가사 대목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때로는 눈물이 나오는데, 스님과 저희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이 무척 궁금합니다. 한 말씀 일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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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과거로부터 부처님 도량에 인연이 됐던 사람이 지금 이렇게 모이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모일 수가 없어요. 정말입니다. 우리가 한 철 이렇게 도반으로 만난 것도 수억겁을 거쳐서 이렇게 만난 것입니다. 이렇게 만나는 것이 천 년에 한 번 만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도리는 완행 코스가 아니라 직행 코스입니다. 자기라는 그 근본은 자기가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의 보석과도 같은, 수억겁을 거치면서 그렇게 자기를 이끌어 온 당사자입니다.
불성이라는 말은 정말이지 여러분의 보배인 것이며, 그 보배로 인해서 수억겁을 거치면서 진화해 오면서 살아온 그 모습들이 우리 몸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축소돼서 그렇게 들어 있는 것뿐이죠. 그래서 생생하게 여러분에게 보여 주는데도 내 몸속에 들어 있으니까 그냥 몸속에 들어 있는 생명의 의식이거니 이렇게만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아닙니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우리가 인생을 그냥 헛사는 게 아닙니다. 지금에 살다가 죽으면 고만이지 하지만, 자기가 살아나온 거는 바로 정수에 입력이 돼서 그것이 영원하게 세세생생에 풀려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살기가 어렵다고 늦추지 마시고 항상 자기 뿌리를 믿고 생활을 교재로 삼아서 공부하셔야 합니다. 자기 뿌리가 즉 불성입니다. 그 불성으로 하여 미생물에서부터 수억겁을 자기를 형성시켜 왔습니다. 부모도 돼 보고 자식도 돼 보고 형제도 돼 보고 이렇게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까지 인연이 돼서 서로 도반으로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자식이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으니 둘로 보지 마라.’ 한 뜻이 거기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엉덩이를 보면 꽁지 떨어진 자국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없이 겪어 온 그 진화된 모습의 자취들이 우리 몸속에 천차만별로 들어 있습니다, 축소가 돼서 작아서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가 그 모든 모습과 의식들을 다 주인공에다가 합치면 그 모습들이 전부 화해집니다. 보살로 화해집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한생각을 하면 그 의식들이 다 따라 주고 보살로서 화해 줍니다. 그래서 내가 아프면 약사보살이 되고 또는 명이 짧으면 칠성부처가 돼 주고 무슨 일이 생기면 관세음이 돼 주고, 또 좋은 데로 가지 못하게 되면 지장이 돼서 이끌어 주시고 여러 면으로, 주산신도 되시고 주해신도 되시고 여러 가지로 보살로 화해서 여러분을 이끌면서 여러분을 도와가면서 이렇게 세세생생을 살아나가실 겁니다.
여러분이 진화돼서 나온 구멍도 거기고 앞으로 들어갈 구멍도 거기고, 지금 이승 저승 교차로가 바로 그 구멍, 그 구멍밖엔 없습니다. 구멍이라고 그러는 것도 방편이지만 그것을 화합해서 조복 받기 위해서는 구멍 없는 구멍에다 다 놔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편으로 털구멍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보이는 것만 보지만 그 뜻이 너무 광대하고 무변해서 안 보이는 데서 모든 거를 조절해서 나가는 그 광대하고 무변한 묘법이 이렇게 우리 현실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렵고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은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마십시오.
이 공부는 한 철 이렇게 살면서 세세생생을 내다보고 위로는 조상에 대하여 아래로는 자식들을, 자기가 벌여 놓은 모든 거를 다 회향하도록 하는 공부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공부를 같이 하시니까 너무도 좋습니다. 우리가 옛날에 미생물에서부터 진화돼서 짐승으로, 짐승으로 진화돼서 사람까지 진화가 돼서 이렇게 사람으로 많이 번창하고 그랬는데 또 선신으로서는 진화가 못 되겠습니까? 여러분이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분들이 돼야 모든 여러 생물들도 자유스럽게 살게 이끌어 줄 수 있는 그런 어버이가 되실 겁니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참는 게 아니라, 거기다 맡기고 밀고 넘어가시는 그런 믿음으로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마시고 정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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