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법당에 가서 예배를 올려야 되는지요
본문
질문
공부하는 사람 몇몇이 자기가 있는 곳이 곧 법당이라면서 굳이 만들어진 부처님 전에 가서 예배를 할 필요가 있냐고 하기에 저 나름대로도 마음으로 하면 되지 굳이 몸이 그렇게 법당을 찾아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면 바르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아이, 그럼 밥도 여러분 마음으로만 먹지 밥을 왜 먹습니까? 아, 마음으로만 먹지 왜 밥을 먹어요? 마음으로만 먹어도 배부르다면 그냥 마음으로만 잡숴 보세요. 그러면 벌이할 것도 없고 일할 것도 없죠. 그런데 그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것도 버려라 저것도 버려라 한다고 해서 부처님 앞에 가서 예배 올리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밥 한 그릇을 먹더라도 역대의 삼세의 부처님들을 다, 유생 무생의 어떠한 생명도 빠짐없이 한데 합쳐서 내 내공에 있으니까 그저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으로 만약에 그 밥 한 그릇을 먹는다면 삼천대천세계에 그 공양을 다 올리고도 남음이 있는 예배가 됩니다. 집에서는 그렇게 하되 사원에 가면 벌써 법당에 올라가서 밥 한 그릇을 올리고 공양 한 그릇 올리는 것이 역시 그와 마찬가지다 이겁니다.
우리가 어느 사원엘 가더라도 벌써 법당으로 올라가서 예배를 올리게 돼 있습니다. 예라는 것은, 우리가 우리 각자 사람마다 다 주인공이라는 그 자체의 내공이 있는 겁니다. 그 내 마음, 내공에 모든 걸 예배 올리는 것입니다, 한군데에. 부처님의 마음이 내 내공의 마음이니, 내공과 그 부처님의 내공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그 위에다가 예를 올리는 거죠. 그리고 자기 몸뚱이는 바로 항복을 시키는 겁니다. 숙연하게 항상 고갤 숙이고 겸손하고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별적인 자기 혼자 무엇을 조금 알았다고 해서 그것을 주장하고 내세운다면 안될 말입니다.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뜻으로, 바로 우리가 자기 혼자만이 그렇다고 생각을 했을 때는 반드시 그것은 자기 지금 육신과 더불어 망가지는 법입니다. 혼자의 능력은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49년 설하시고 여러분을 위해서 불태웠건만 ‘나는 그렇게 불태운 사이도 없고 말한 사이도 없고 그러니 너희들 잘 생각을 해라.’ 하는 뜻에서 말씀하신 겁니다. 부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조금 안다고 해서 내세울 게 도대체 뭐가 있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겸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그런 조건은 없습니다. 그리고 예배를 올리지 않아야 된다는 법도 조금도 없습니다. 예배는 예배대로 올리면서 바로 자기 주인공과 부처님의 주인공, 그 마음과 마음이 한데 합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고 온 누리를 비쳐 줄 수 있는 그런 빛을 받을 수 있는 자기 자격을 갖춰야 됩니다.
그럼 부처님 앞에 가서 예배 올릴 때, 말도 없고 행동도 없고 그냥 앉아 계신 그 부처님이 왜 그렇게 높고 광대무변하냐 하는 거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 부처님이 행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분이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말하고 행하는 것보다도 더 행을 잘하시고 더 말도 잘하시고 더 우주법계를 싸고 뒤집었다 젖혔다 뒤집었다 젖혔다 하는 것입니다. 그 도리를 안다면 바로 여러분과 부처님의 마음 자체와 둘이 아닌 자리에 예배를 올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내 마음을 밝히고자 해서, 또 내 마음의 향기를 내기 위해서, 그 모든 것이 돌아가는 이치가 바로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역력히 알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이 그런다고 해서 덩달아 따라서 불상을 불신하거나 부처님 전에 예배하는 걸 무시한다면 되겠습니까. 항상 겸손한 그런 가짐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 이전글못된 성질이 고쳐지지 않아요 21.10.25
- 다음글견성으로 가는 바른 길인지요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