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길이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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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세상이 왜 이리 뜻대로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교통사고가 나면서 그동안 식당 일을 조금 거들면서 열심히 모아 놓은 돈이 다 거덜이 났습니다. 앞으로 애들이랑 살아갈 일을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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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세상은 환상이지만 또 환상이 아닌 것이 세상이지요. 그래서 살다 보면 눈물나는 일들이 그렇게 내게 닥치게 되고 그럽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라고 하는 것이 내 팔자구나 하고 거기서 주저앉아 버리면 앞으로 또 그 바퀴를 넘어야 하니 어쩝니까. 그러니 그건 정신이 문제예요. 아니, 오늘 살다 내일 죽으면 어떻고 모레 죽으면 어때요? 안 그래요? 한 번 죽기는 마찬가진데 누구 말마따나 이판사판이란 말입니다. 여러분은 살 양으로 바둥바둥하기 때문에 죽는 법이에요. 이 돈도 쫓아가려고 바둥바둥하기 때문에 달아나가는 거지 가만 두고 그냥 저절로 오게끔 해 놓으면 저절로 ‘아, 이 집에 들어가면 구순하겠구나.’ 이러곤 들어오는 거예요. 쫓아다니면 안 와요. 붙들리지 않아요.
이 마음의 묘법이라는 게 그래서 그렇게 광대무변한 겁니다. 이 마음의 법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광대무변하고 얼마나 묘한지 여러분도 자꾸자꾸 경험을 쌓으세요. 왜냐하면 과거에 지은 업보가 지금 없어질 리는 없어요. 그러니까 어떠한 고통이 오더라도 모든 거는 주인공 자리에서 오는 거니까 거기다 맡겨 놓고 죽든 살든, 뭐 죽지 않는다는 법은 없어요. 그렇게 하면 육신이 망가졌다가도 다시 소생할 수가 있고 더 안 살려고 그러니까 더 살아지죠. 더 살 양으로 바둥거리면 더 안 살아져요.
또 이렇게 살 양으로 하면 더 안 살아진다더라 이러고 또 생각을 내진 마세요. 그냥 천연적으로 그렇게 돼야지, 그냥 이판사판 놓는 그 마음이라야지 이거는 생각을 해 가지고 사량으로 놔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죽든 살든 주인공만 붙들고 놔 보세요.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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