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자주 다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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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인터넷을 통하여 스님 법문과 인연이 되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청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언니에게 바라는 게 많은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언니와 자주 다투게 되고 그래서 또 속상해하고 하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한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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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변소에 갈 때 아무 생각 없이 가지, 지금 대변이 마려워 죽겠는데 대변 마려운 생각뿐이지 거기에 무슨, 간접적으로 뭐가 들어갑니까? 그 순간에 말입니다. 들어가서 똥을 콱 싸 놓고 봐야 그때 인제 뭐가 다른 것도 생각나고 그러지, 그 외에는 아예 아무 생각이 없는 겁니다. 그와 같이 아무 생각 없는 그런 마음이 돼야 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여러분을 끌고 다니는 주인공을 진짜로 믿는다면 아무 생각이 없을 것입니다. 왜? 주인공에서 모든 것을 다, 어떠한 거든지 자가발전소에다 대기만 하면 다 그냥 타 버리니까. 나쁜 것도 타 버리고 좋은 것은 승화되고. 보세요. 용광로에다가 모든 것을 집어넣으니까 자동적으로 쇠가 생산돼서 나가죠? 넣는 작업만 잘한다면 생산돼서 나가는 거는 저절로 자동적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왜 걱정을 합니까? 걱정할 게 하나도 없죠. 은 나와라 뚝딱 하면 은 나올 것이고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 나올 것인데 구태여 왜 걱정을 하고 지냅니까?
이 세상에 한번 나서 캠핑을 왔다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서 자기에게 주어질 것을 알면 남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나겠습니까. 그런데 아니, 한 철 나러 왔다가 웬 싸움입니까, 부질없이. 또 다 놀면 소꿉장난하다가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나는 거와 같은 건데 그거 왜들 그럽니까?
그러니까 부부라도, 자식과 부모라도, 형제간이라도, 어떠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괴로운 것은 거기다 맡기고, 서로서로를 위해서 부드럽게 말해 주고 부드러운 행동을 해 준다면 마음과 마음이 서로 상통해서 서로 한 방에 불이 들어오듯, 그렇게 에너지의 불이 당겨진단 말입니다. 그러니 마음 편안하니 좋고 화목하니 좋고, 일이 성립이 잘되니 좋고 애고가 없어지니 좋고, 유전성이 없어지니 좋고, 이거는 모든 일거일동이 다 좋아지는 겁니다.
하여튼 그저 다스리지 않고 속상하는 대로 탁탁 내뱉으면 뱉는 대로 그대로 속에서도 그대로 내뱉을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 속의 그 의식들이 그대로 따르니까요. 털구멍을 통해서 나고 들면서 말입니다. 이거는 내 안에 들어 있으니까 내 안에만 들어 있다고 생각 마세요. 세균성도 오염시키는 것이 바로, 나가서 끌고 들어오는 데 있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여러분 가정에서 집을 비워 놔두면 자손들이 친구들하고 막 들어와서 그냥 분쟁을 일으키고 그러는 거와 같이 말입니다. 이 집안에 주인이 없다면 그렇단 얘깁니다. 집안에 주인이 없다고 그냥 뭇 의식들을 끌고 들어와서 막 난장을 벌이고 나가면 그 집안이 뭐가 되겠습니까? 이 집도 주인이 없이 아마 일 년이고 이태고 십 년이고 그냥 놔둬 보십시오. 거미줄이 슬고 썩어들어 갑니다.
그와 마찬가집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주장자인 주인이 엄연히 있습니다. 그러니 주인의 그 기둥을 달리 생각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형상을 믿을 수도 없고, 중들의 고깃덩어리를 믿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름을 믿을 것도 못 되고 허공을 믿을 것도 못 됩니다.
혼자 왔다가 혼자 쳇바퀴 돌듯이 반복하는 세상을 살아나가기에 너무 역겹지 않습니까? 쳇바퀴에서 좀 훨훨 벗어나고 싶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일단 주인공 용광로에다 나오는 대로 집어넣어 보세요. 무조건 그렇게 해 보신다면 그런 의식들이 녹아지면서 알 바가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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