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사상에 이익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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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선(禪) 사상을 따르면 선도 없고 악도 없고 하는 그런 말을 듣게 되는데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이 아주 자기 취향에 맞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선도 없고 악도 없다고 하는 그 선 사상을 어떻게 세상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확장시켜 나갈 수가 있겠는가 하는 데에 의문을 갖고 있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옛날에 어느 승가에서 스승이 이렇게 말을 했죠. ??너, 토시가 옳으냐, 부채가 옳으냐??? 하고 물었대요. 그러니까 그 제자가 어떻게 대답을 했겠습니까? ??토시도 옳고 부채도 옳습니다.?? 했답니다. 그건 무슨 뜻이냐 하면 겨울이 옳으냐, 여름이 옳으냐 하는 소리거든요. 그러면 여름도 옳고 겨울도 옳죠? 안 그럴까요? 그래서 ??둘 다 옳습니다." 하고 대답을 하니까 ??그러면 큰스님이 열반을 하셔서 지금 다비식을 하는데 돌장승이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으니 그건 무슨 까닭이냐??? 하고 물었답니다. 그러니 그 대답을 못했답니다. 그런 거와 같이 우리가 그 대답을 하기 이전에 눈이 녹으면 물이 되죠? 돌장승이라는 그 자체는 여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그 돌장승, 그 진리는 움죽거리지 않는다는 데에서 눈물을 흘린다 할 때는 봄이 온 소식이겠죠.
그러면 우리가 그 뜻을 가지고 헤아릴 때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지금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할 때 선을 누가 봅니까? 선이란 것은 착할 선이 아니라 중심 선, 이것이 거기에 대두되겠죠. 너의 마음에 의해서 너를 채찍질하고 너를 이끌어 가는 너 자체가 부드럽게 다스리고 둥글게 다스리고 자비스럽게 다스리는 그 마음이 있겠죠. 그 마음이 말로는 형용할 수 없으나 악도 아니고 선도 아니다. ??선이 옳으냐, 악이 옳으냐??? 하니까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닙니다.?? 그러면서 그저 물을 한 컵 마시든가 주먹으로 법좌를 딱 치든가 그렇게 묻는 사람의 따귀를 훔쳐 때리거나 이렇게 예전에 대답을 했답니다. 그것은 무슨 뜻이냐 하면 ??야, 때에 따라선 악도 범하고 선도 범하는데 네 마음을 네가 다스려서 그저 착하게 살고 네 마음대로 착하게 잘 다스려서 살아라.?? 이 소리거든요. 그런데 악이다 하면 선이 거기 붙고 선이다 하면 악이 붙으니 그거 두 가지 다 빼 버리고 네가 행동하는 데 달려 있다 이 소립니다. 그런데 뭘, 거기에 왜 끄달려요? 선이다 악이다 이러는 데서 끄달릴 필요가 하나도 없고 자기가 자기를 다스리는 데에 문제는 있는 거고 다스렸으면 행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 행하는 게 그대로 참선이니까요. 그러니까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자기를 다스리고 행하는 데 있다고요.
그런데 발현이 되지 않고는 대답이 안 나오죠. 빨리빨리 능통하게 대답도 안 나오거니와 실현을, 실천을 할 수가 없죠. 벌써 한생각을 해서 ??내가 이걸 이렇게 좀 해야겠다. 왜들 그렇게 하지??? 이러고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하는 그런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 한 번이면 족해요. 스스로 그렇게 벌써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 사람네들이 그렇게 하고 가고 있어요. 이것이 만법의 기준이며 이것이 찰나의 삶이며 우리가 보람을 느끼는 바로 현재의 이 종교란 말입니다. 생명이 불이니까요. 말이 교니까요. 이게 불교죠. 이 불교의 진의가 이러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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