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고통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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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삶은 고다, 고가 아니다 하는데 진정한 고통이 무엇인지, 그리고 혹시 저와 같은 어리석은 중생에게 어떤 바람이나 걱정은 없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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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진정한 고통이라는 것은요, 사실 알고 보면 하나도 없어요. 진정한 고통이라는 것이 왜 있겠습니까? 단지 내가, 내가 있다는 거, 내가 있으니까 무엇을 요구하고 욕망이 있고 착이 있고 욕심이 있는 거지, 이런 것들 때문에 고통이 있는 거지 만약에 내 생명까지도 다 팽개쳤다면 아무것도 붙을 게 없어요. 저 하늘이 지금 당장 무너져서 그냥 납작해진다 하더라도 “허허! 그래?” 그러고 웃을 거예요, 아마. “그래?” 그러고 웃게끔 될 수 있어야 그거를 떠받칠 수 있어요. 아시겠어요? 그러니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그리고 내가 여러분한테 진정 걱정이 되는 것은 여러분이 하루속히 그저 콩싹이 콩씨를 알아서 영원토록 그 콩씨로 인해서 모두 먹고 콩씨가 되남고, 또 먹고 되남아도 영원하리라고, 끝간 데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공부하시느냐 그것이 제일 걱정이죠, 뭐. 그냥은요, 여러분이 걱정이 있다고 그러는 거, 나는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뭔 걱정이 있을까? 지금 당장 그냥 밥을 굶는다 해도 ‘허어, 밥 굶게 하는 것도 너니까 알아서 해!’ 그러고 달랑 나자빠지란 말입니다.
여러분도 자식을 기르고 계시지만 자식을 기르는 데도 억지로 할 수 없는 일이 여간 많지 않습니다. 말로 하고 모습으로 야단을 치고 그래서 되는 게 아닙니다. 내 한마음 주인공이라는, 이름해서 그 한 점의 마음에다 전화통 돌리듯이 거기다 맡겨 놓고 ‘아, 내 한마음이 바로 저 애의 한마음이니 내 한마음이 이러한데 저 애의 한마음도 자기 육신을 끌고 길잡이가 돼서 잘 갈 수 있을 거다.’라는 걸 진짜로 믿으면서 그대로 나와 같이, 내 맘과 같이 생각한다면 잘 갈 것을, 괜히 말로 욕하고 때리고 온통 야단을 벌이니까 집안만 혼란해지고 일은 일대로 제대로 안되고 가정은 파괴가 되고 언제나 상을 찌푸려야 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복은 들어오지 않고 공덕도 될 수 없고 이러니 어떻게 할 겁니까?
그거 한 가지뿐만 아닙니다. 업보니 인과니 유전이니 또는 우환이니 이러한 문제 등등, 또 병고니 팔자 운명이니 이런 거 모두 여러분이 지어서, 모든 게 지어서 오는 것이지 누가 갖다 줘서 받는 게 아니에요. 오늘부터라도 다시 정신을 차려서 주인공이라는 그 자체! 그러니까 ‘네가 다 알아서 하고 안되는 일도 네가 알아서 하고 잘되는 일도 네가 알아서 해!’ 하고 안되는 거 되는 거 다 거기다 놓는다면, 맡겨 놓고 진실로 믿는다면, 물러서지 않는다면 바로 거기에서는 홀연히 자기의 생명수의 근원이 스스로서 나올 겁니다.
자기가 자기 길잡이가 돼야지 남이 길잡이가 돼서는 아니 됩니다. 초발심에서 여러분을 이끌어 주는 길잡이, 그러고 내내 길잡이입니다, 같이 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이 따로 있다, 둘이 있다, 또 육신이 꼭 와 줘야 된다, 가 줘야 된다 이런 모든 걸 떼십시오.
육신은 고달픈 거고 한계가 있는 겁니다. 그러나 한마음의 그 불씨는 우주를 쓸어안고도 남음이 있는가 하면 다양하고 편리하게 달나라에 가려 해도 감이 없이, 오고 감도 없이 전체를 볼 수 있고 또 자유롭게 조화를 할 수 있고 이끌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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