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면 마음공부도 잘할 것 같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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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면 마음공부도 잘할 것 같은데…

본문

질문

똑똑하고 이론적으로 아는 게 많으면 이 마음공부도 더 잘할 것 같은데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데도 마음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는 게 많으면 마음공부 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안다는 게 있다면 아는 것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모른다 해도 아니 되고 안다 해도 아니 되죠. 그러니 모든 것은 다 내 자성에, 자성 주인공에 모든 것을 맡겨 놔라 이겁니다. 지금 여러분은 맡겨 놓고 가고 있어요. 놓고 가고 있는데 걸레 빨아서 그냥 아무렇게나 쭉 짜서 세숫대야에 담아 놓듯이 그렇게 놓고 가라 이겁니다, 금이 아니니까. 여러분이 신발 벗어 놓을 때 금이라면 함부로 아무렇게나 벗어 놓을 수 없겠죠. 여러분이 아무리 금덩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여러분이 관리하는 거지, 여러분 게 아닙니다. 여러분 거라고 생각했다가는 오산이에요.

이런 이야기도 있죠. 부인을 넷을 두었는데 자기가 죽게 돼서 그 첫 부인에게 같이 가자고 그러니까, 생략해서 말을 하겠어요. 죽을 때 같이 가자고 그러니까 안 가더라는 거죠. 그래서 사계절이 올 때마다 더우면 얇은 거 입히고 추우면 두꺼운 거 입혀서 너를 그렇게 위했는데 아니, 가자는데 안 가느냐고 그러죠. 그렇지만 어떻게 이 몸뚱이가 가겠습니까? 다 내버리고 가죠, 몸뚱이도. 둘째 부인한테 또 가자고 "그렇게 내가 너를 좋아서 따라다녔는데…." 하니까 "네가 좋아서 나 따라다녔지 아, 내가 좋아서 너를 따라 다녔느냐." 하더라는 얘기죠. 돈이죠. 돈도 가져갈 수 없죠. 그 다음에 자식도 가져갈 수 없고 그 다음에는 자기와 자기입니다, 인제. 그건 죽으나 사나 따라갑니다. 올 적에도 따라왔고 갈 적에도 따라가야죠. 따라간다는 언어도 붙지 않는 자리죠. 그렇다고 모두가 허망하다 생각하진 마세요. 우리는 실질적으로 영원한 것입니다.

가을이 돼서 단풍이 떨어지긴 해도 그것을 몸이 허망하다고 생각은 하지 마세요. 붓대를 잘 틀어 쥐었다면 한생각에 바로 잘 그려서 또 나올 수도 있고 못 그려서 소도 될 수 있고 그런데 그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나오는 것도 자기 마음에 달린 겁니다. 여러분은 수십 광년 전에 미생물에서부터 생겨서 거듭거듭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진화돼서 사람으로까지 온 것이 여러분 배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럼 배 속에 시발점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종점의 모습이 바로 지금 현세에 이렇게 있다는 얘기죠.
 
그러면 종점이냐, 시발점이냐? 그게 없다. 종점도 아니고 시발점도 아니에요. 내가 수시로 변해서 돌아가고 진화해서 돌아가니까. 2차원으로 있던 사람이 4차원으로 될 수도 있고 4차원에 있던 사람이 5차원 6차원 7차원까지 갈 수 있고 9차원 즉, 십이인연의 뜻을 다 알고 자유인이 돼서, 사방이 툭 터져서 오심력을, 즉 말하자면 원심력을 얻어서 원통을 굴리게 된다는 거지요. 그렇게 될 때 바깥에서 굴려야 원통은 굴려지지 그 원통 안에 들어서는 그 원통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바깥에 서서야 이것이 굴려진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원통 속에서도 벗어나야 된다. 몸속에서 벗어나야 된다 이겁니다.

그러니 한생각 그렇게 놓고 간다면 얼마나 여러분은 자유로서의 주권을 가지고 이 세상에 끝간 데 없이 그렇게 삶의 보람을 느끼시겠습니까? 우리가 지금 급한 것이 이론적인 말이 문제가 아닙니다. 만 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그건 쓸데없는 거고 행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모두들 조금만 느끼고 알았으면 깨쳤다고 그러거든요. 그러나 부처님이 가르치신 뜻은 그게 아닙니다. 한 번도 죽어야 하고 두 번도 죽어야 하고 세 번도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살아 있으면서 열반이지 이 몸뚱이가 죽고 나서 열반이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가 이 공부를 하려면 한 번쯤은 몸부림쳐 볼 수 있고 한 번쯤을 미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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