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선·악을 초월하는 공부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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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 마음공부가 아무리 선 악을 초월하는 공부라지만 악한 인연을 만났을 때 선으로 대하기란 너무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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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이렇게 하세요. 이게 전력은 있는데 이 가설만 만들어 놓고 전력이 없으면 불이 안 들어오죠? 그런데 이 세상만사가 전부 인간의 마음의 근본에 다 가설이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불을 켜는데 그쪽에 어떻게 불이 안 들어오겠느냐 이겁니다, 나하고 벌써 근원이 되는데. 그러니까 어떤 악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내 주인공에 탁 맡겨 놓고 그냥 지켜보고 있어 보세요. 그리고 만나걸랑 부드럽게 말해 주시고요. 뭐 이 몸뚱이 가지고 얼마나 산다고 그럽니까. 모두 가지고 갈 건가요? 내 몸뚱이도 버릴 텐데 뭐 가지고 갈 게 있다고 그렇게 아웅다웅 그래야만 합니까? 편안하게 사세요.
그러니까 어떠한 걸, 재산을 하늘땅만큼 가졌다 하더라도 내 이 진실한 마음하고는 바꿀 수 없어요. 그게 부처님 뜻이에요. 그러니까 모든 거는 그 주인공, 찰나찰나 화해서 돌아가는 주인공에 다 맡겨 놓고 부드럽게 ‘우리가 한마음으로 그저 규합돼서 얼굴 붉히지 않고 살게 해 주는 것도 너 아냐? 이 영원한 친구야!’ 이렇게 하세요. ‘한마음 친구야!’ 이래도 좋고요.
그런데 선이라고 ‘내가 이렇게 하면 선이 되지.’ 이런 생각조차도 그냥 다 놔요. 행이 중요하지 말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하나하나 행하다 보면 그 만 가지, 당신 나무에서 익은 실과가, 한 실과가 만 가지 맛을 낼 때 그 즐거움이란 말로 못해서 누군가는 하늘을 보고 한 나절을 웃고 땅을 보고 한 나절 울었대요. 어때요? 그래서 앞뒤 터진 대피리 소리는 우주 법계를 두루 하더랍니다.
좀 그렇게 무조건 당신을 믿고 당신을 지켜볼 수 있는 그런 마음, 모든 거를 그저 용도에 따라서 오는 대로 너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물러서지 않는 마음, 그거라면 공부할 수 있겠죠. 좌선이라고 하는 것도 내 마음이 편안해야 좌선이고, 망상이라는 것도 나를 이끌어 갈 수 있고 참나를 발견하게 이끌어 주는 바로 과정이거든요. 그런데 망상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망상이라고 하는 관념 그것도 놔 버려야죠. 아, 분별이 없으면 어떻게 사람이 됩니까. 분별이 없으면 목석인데 목석이 돼도 아니 되니까 분별을 하더라도 분별을 분별이라고 하지 말고 망상을 망상이라고 하지 말고 그걸 감사하게 생각해야만이 열반으로 직결 들어가는 코스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어렵게 괴롭게 사시지 말고 편안하게 사시라 이거죠. 사람이 한 번 이 세상에 났다가 한 번 옷 벗기는 마찬가진데 옷 벗기 전에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좀 알고나 갔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냥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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