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정해놓고 참선하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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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생활 속의 참선이라지만 그냥 막연해서 시간 정해 놓고 참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끌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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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시간을 정해서 놓는 것이 참선이 아닙니다. 그대로 우리가 똥 누고 밥 먹고 자고, 그냥 앉고 싶으면 앉고 서고 싶으면 서고 그냥 명상을 하고 싶으면 하고, 앉아서 좌선을 하고 싶으면 앉는 것이 그대로 일하면서도 참선이요, 자면서도 참선이에요. 아니, 그러면 앉았을 때는 지구가 돌아가고 참선을 안 할 때는, 좌선 안 할 때는 그럼 지구가 안 돌아갑니까? 모두가 자나 깨나 돌아가요, 그냥. 지금도 돌아가고 있어요.
옛날에도 그런 일이 있었죠. 모두들 공부한다고 토굴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 들어가서 선을 하고 꽉 앉아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말을 했어요. 당신이 일어나지도 말고 오줌 누지도 말고 똥 누지도 말고 먹지도 말아야 이 돌아가는 진리가 끊어지지 않지, 일어나면 끊어지지 않느냐고 하니까 고만 무릎을 탁 치고 깨쳐서 일어났단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악 회양이 말입니다, 가만히 마조 스님 하는 행동을 보니까 그냥 좌선을 하고 앉았는데 그냥 뭉치고 앉았거든요.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 얘기 다 아시죠? 아, 그래 기왓장을 갖다간 그냥 그 좌선 하는 앞에 앉아서 싹싹 갈고 있었단 말입니다. 하도 답답하니깐 또 마조는 “스님, 그거 뭐 하시려고 기왓장을 갈고 계십니까?” 그러니까 “나는 이걸로 거울을 만들려고 그런다.” 그런단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구, 망령나셨군.” 그러니까 “내가 망령 났다 한다면 너는 그거 뭐 하려고 앉아서 그러느냐?” 그러니까 “나는 부처를 이루려고 그럽니다.” 이러거든요. 그러니까 “앉았다 일어나면 부처가 이루어지느냐?” 하니까 그때 그만 선뜻 그 뜻을 이루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게 그대로 참선이라니깐 모두 헛들으셨나 봅니다. 앉았다 일어났다, 말하고 그냥 자유스럽게 사는 게 그대로 참선이에요. 그러니까 사람이 앉고 싶으면 앉고 그러지, 누가 그럭하지 말라나요? 정해 놓고 하는 게 어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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