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님들을 보고 실망한 일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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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절이 좋아서 가끔씩 절에 가곤 하는 합니다. 그런데 신도들을 대하는 어떤 스님들의 모습에서 실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수행자라기보다 그냥 살림꾼 같다는 분별심이 일어나 속상했습니다. 스님이라면 우리와는 좀 달라야 되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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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스님네들도 그렇지마는 여러 신도님네들도 그렇습니다. 공부하는 자세는 스님네들도 신도가 잘못되고 잘되고, 예쁘고 밉고 그런 걸 보지 말아야 하고, 여러 신도님들도 스님네들이 밉고 예쁘고, 또는 잘하고 못하고 이걸 봐서는 안 됩니다. 자세가 말입니다.
우리는 한 철 놀러왔다가 가는 겁니다. 도시락 싸 가지고 왔든 못 싸 가지고 왔든, 잘 입고 왔든 못 입고 왔든, 한 짐 지고 왔든 한 짐을 못 지고 왔든 우린 놀러왔다 바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원점으로 갔다 다시 돌아오곤 하는 것이죠. 인생살이의 반복된, 쳇바퀴 돌듯 하는 이 진리를 우린 파악을 안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거하고 우리 스님네들이 생각하는 거하고, 또 스님네들이 이 도량에서 행하는 법하고 여러분이 살림을 하면서 살아나가는 행하고, 여러분이 가만히 음미해 보십시오. 한번 인간의 젊음을 불사르고서 머리 깎고 스님이 된다는 게 그렇게 수월친 않습니다. 그 한 가지만 봐도 여러분은 숭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먼저 인사를 해야 할 것만 생각하고 ‘에이, 그 스님. 아무 것도 아니야. 아상이 있어서 그냥 뭐 안 해. 뭐, 신도들 봐도 그냥 획 돌아가고 마는 걸.’ 이렇게 생각하시지도 마세요. 그거는 바깥으로 끄달리는 겁니다. 또 스님네들이 ‘아이구, 신도들이 인사도 안 하고 돌아가는데….’ 이렇게 해서도 그건 바깥으로 끄달리는 겁니다. 양면이 다 그렇죠.
우리가 놀러왔던 길에 어떠한 게 조금 잘못됐든 잘됐든 자기 할 일만, 어디가 뭐가 떨어졌으면 주워서 얹어놓고, 또 밥이 없는 사람을 보면 밥을 같이 나누어 줬으면 됐고, 또 짊어지고 오지 않은 사람은 같이 나누어 줬으면 됐고….
그저 ‘잘한다’ 이런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금세 그 자리에서 봤으니깐 그냥 하고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남한테 칭찬받으려고 하지도 말고 가는 거 쫓아가서 하려고 하지도 말고 오는 거 마다하지도 말고, 오직 공부하는 데는 그저 관하고 정진하는 거, 모든 거는 바깥에서 끄달려서는 안 된다는 점, 이것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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