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님들을 보고 실망한 일이 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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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님들을 보고 실망한 일이 있는데…

본문

질문

저는 절이 좋아서 가끔씩 절에 가곤 하는 합니다. 그런데 신도들을 대하는 어떤 스님들의 모습에서 실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수행자라기보다 그냥 살림꾼 같다는 분별심이 일어나 속상했습니다. 스님이라면 우리와는 좀 달라야 되지 않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스님네들도 그렇지마는 여러 신도님네들도 그렇습니다. 공부하는 자세는 스님네들도 신도가 잘못되고 잘되고, 예쁘고 밉고 그런 걸 보지 말아야 하고, 여러 신도님들도 스님네들이 밉고 예쁘고, 또는 잘하고 못하고 이걸 봐서는 안 됩니다. 자세가 말입니다. 
우리는 한 철 놀러왔다가 가는 겁니다. 도시락 싸 가지고 왔든 못 싸 가지고 왔든, 잘 입고 왔든 못 입고 왔든, 한 짐 지고 왔든 한 짐을 못 지고 왔든 우린 놀러왔다 바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원점으로 갔다 다시 돌아오곤 하는 것이죠. 인생살이의 반복된, 쳇바퀴 돌듯 하는 이 진리를 우린 파악을 안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거하고 우리 스님네들이 생각하는 거하고, 또 스님네들이 이 도량에서 행하는 법하고 여러분이 살림을 하면서 살아나가는 행하고, 여러분이 가만히 음미해 보십시오. 한번 인간의 젊음을 불사르고서 머리 깎고 스님이 된다는 게 그렇게 수월친 않습니다. 그 한 가지만 봐도 여러분은 숭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먼저 인사를 해야 할 것만 생각하고 ‘에이, 그 스님. 아무 것도 아니야. 아상이 있어서 그냥 뭐 안 해. 뭐, 신도들 봐도 그냥 획 돌아가고 마는 걸.’ 이렇게 생각하시지도 마세요. 그거는 바깥으로 끄달리는 겁니다. 또 스님네들이 ‘아이구, 신도들이 인사도 안 하고 돌아가는데….’ 이렇게 해서도 그건 바깥으로 끄달리는 겁니다. 양면이 다 그렇죠.

우리가 놀러왔던 길에 어떠한 게 조금 잘못됐든 잘됐든 자기 할 일만, 어디가 뭐가 떨어졌으면 주워서 얹어놓고, 또 밥이 없는 사람을 보면 밥을 같이 나누어 줬으면 됐고, 또 짊어지고 오지 않은 사람은 같이 나누어 줬으면 됐고….

그저 ‘잘한다’ 이런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금세 그 자리에서 봤으니깐 그냥 하고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남한테 칭찬받으려고 하지도 말고 가는 거 쫓아가서 하려고 하지도 말고 오는 거 마다하지도 말고, 오직 공부하는 데는 그저 관하고 정진하는 거, 모든 거는 바깥에서 끄달려서는 안 된다는 점, 이것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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