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신앙이라고 우려하지만…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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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신앙이라고 우려하지만…

본문

질문

스님들께서는 기복신앙을 우려하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진실하면 되는 것 아닌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많은 사람들이 기복으로만 많은 세월을 흘려 왔습니다. 그것이 아주 배서 인제는 아주 바깥에서 빌고 또 바깥에서 구하고 그러는 일들이 아주 습으로 남아 있어서 그것을 녹이기가 매우 힘든 것입니다. 우리가 평생토록 가도 팔자 운명이나 그 인과응보에 끄달리는 이치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품 바깥에서 법을 구하면 안 된다는 얘깁니다. 마음 바깥에서 부처를 찾아도 안 되거니와 성품 바깥에서 법을 구해도 안 된다 이 소립니다. 그래서 이 몸으로써 고행을 해서 법을 구하겠다고, 또 옛 성현들이 그 마음을 깨달아서 말씀하신 그 말씀을 좇고, 그분들을 좇아 구하려고 하는 그러한 마음들을 가져서는 절대 그것은 바깥에서 구하는 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성품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결국은 내 몸으로써 아주 하루 종일 앉아서 눕지를 않고 그런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또 머리를 짜내서 대경(大經)을 쓴다고 해도 아니 되고, 또는 내 몸을 잘라서 태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부처를 구하지 못하고 성품의 법을 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 몸을 분주히 참, 발이 부르터서 디딜 수가 없이 만들어서 고행을 하면서 정말 몸을 이리 뒤치고 저리 뒤치고, 이리 잘라지고 저리 잘라지고, 이리 찢어지고 저리 찢어지도록 고행을 한다 하더라도, 만약에 마음 바깥에서 구한다면 이것은 절대로, 겁을 거쳐서 한다 하더라도 자기의 참맛을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 어른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그렇게 찾는 자는, 바깥에서 그렇게 구하고 성품 바깥에서 법을 구하는 자들은, 몸을 또 그렇게 패대길 쳐서 그렇게 고행을 해서 구한다고 생각을 하는 자들은, 모래로 밥을 지어서 바로 법을 구한다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이런 소립니다. 모래로 밥을 지어서 밥이 되는 것입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걸 비유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 우리가 많이 말을 듣는다고 해서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한 믿음을 갖되, 어느 절이든 가 보면 말과 뜻과 행을, 세 가지를 종합해 봐서 이 견해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바로 그것을 진실히 믿고 따르면서 자기 마음 안에서 부처를 구하고 자기 성품 안에서 법을 구하는 그런 이치가 틀림없는 사실이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복을 가지고 견해가 밝지 못하면 만약에 진실히 믿는다 해도 그것은 바로 십중팔구 마구니로 빠지기가 쉽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견해가 밝아야 밝게 보고 옳게 행을 하면서 믿음을 진실하게 마음 안으로 굴려서 자기를 자기가 구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은 앉는다 선다 생각 없이 공한 그 자기 몸을, 즉 말하자면은 화두로 삼아서 일상생활에 일분일초도 끊어지지 않게 참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넓으나 점점 가면서 좁아들고 막다른 골목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마음공부는 처음에는 좁되 점점 갈수록 넓어지면서 이 천지만물이 다 화창하게 빛을 보는 것입니다. 나와 더불어 말입니다. 그렇게 넓어지는 것입니다.
 
이 공부가 그렇게 묘하고 광대무변한 것은 내 마음 안에, 심원 안에 온 누리의 삼천대천세계 모두가, 모든 법이, 찰나찰나 천차만별로 돼 있는 그 법이 한마음 심원에 들었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갖가지로 이름을 붙여서 따지지 않아도, 무슨 경에는 무슨 말씀, 무슨 경에는 무슨 말씀 하지 않아도 그 말씀 자체나 또 그 뜻 자체가 그 심원 속에 다 들어 있는데, 이거를 각자 눈 따로 귀 따로 코 따로, 그렇게 보는 것 따지고 또 귀, 듣는 것 따지고 이러다 보면은, 내 몸 전체의 모든 것을 일일이 따지게 되면은 한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몸을 전체를 가지고 우리가 내고 들이는 것이, 그 천차만별로 돼 있는 법이 다 내 몸 안에 마음이 있고 마음 안에 법이 있고, 법 안에 바로 행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적든 많든 이 뜻을 정렬하게 생각해서 우리는 마음 밖에서 내 부처를 찾아서는 아니 됩니다. 그리고 내 생각하는 이 성품 안에서 법을 구해야 되겠죠.

그러니까 인제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서 옷깃을 다시 한 번 여미고 진심으로서 내 마음 안에서 내 자부처를 구해야 합니다. 내 성품 안에서 모든 법을 구해야 합니다. 만법의 진리가 바로 내 마음 안에 들어 있는데, 이 마음 안에 들어 있는 이 묘법을 두고 이 세상에 나왔다가 그냥 가시렵니까. 그 좋은 묘법을 두고 그냥 가시렵니까.

어렁더렁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그냥저냥 살다가 그냥 또 허무하게 떨어진다면 세세생생에 이렇게 굴러야 하는 것을 면치 못하며, 또는 더 나가서는 좌천이 돼서 짐승의 허물을 쓰고 또 그렇게 굴러야 하는 그런 이치를 우리는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미거하고 바깥에서만 구하고 항시 그렇게 어리석게만 나간다면 우린 그 인과응보, 이런 것을 떠날 수가 없으며 유전성을 떠날 수가 없다고 수차에 두고 말을 했죠. 자기가 한 것만치 받는다고요.  그러나 이것은 공한 도리를 알고 묘법을 안다면, 바로 내가 한 것도 없고 안 한 것도 없이 그렇게 화창한 날씨에 온 누리에 꽃이 필 수 있고 열매가 맺을 수 있고, 그 열매는 바로 무르익어서 온 누리에 여러 부처들이 다 그 맛을 볼 수 있는 불국토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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