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했는데도 왜 안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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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단도직입적으로 여쭤 보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선원에 다니시면서부터 어머니도 많이 바뀌시고 어려웠던 집안도 큰 걱정 없이 살게 되는 것을 어려서부터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뭔가 있기는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요 몇 년 잘되던 사업도 너무 안되고 그래서 어머니 따라 절에 다닌 지가 한 3년 정도 되어 갑니다. 그런데 절에 나와서 나름대로 관한다고 하는데도 이게 약발이 먹히지가 않습니다. 왜 어머니는 되는데 제가 관하면 되지 않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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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무조건 “나는 주인공에 관했는데도 왜 안되느냐?" 이렇게 질문하는데, 진짜로만 했으면 왜 안되겠습니까. 또 만날 자기 이외의 주인공으로 아니까 그렇죠. 진짜 자기라는 걸 어찌 모릅니까? 자기가 하고 자기가 거두는 걸 어찌 모릅니까? 세계적으로 종교를 모두 믿고 있는데 가만히 보니까 전부 타신에게 기도하고 상대를 보고 믿고 찾게끔 전부 그렇게 배우고 가르치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물속에서도 헤매고 물속에서 나오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쓰고, 그 회오리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고 이러는데도 죽고 사는 걸 헤아리지 못합니다. 또 자식을 낳고, 알을 낳고도 다 그냥 몸소 자기 몸을 던져서 죽어 버리고 이러는 시련을 겪으면서 진화가 돼서 땅 위로 올라왔는데 땅 위에서도 지금 물주머니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이런 형국이 돼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딴 형상을 믿거나 딴 데 이름을 믿거나 허공을 믿거나 이렇게 하겠습니까?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부처님께서도 "공덕이 하나도 없느니라. 이득이 하나도 없느니라." 했습니다. 그래서 "너부터 먼저 알아라." 한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먼저 알게 하기 위해서는 도저히 그 방식이 아니라면 안 되기 때문에, 구멍은 한 구멍이니까 그 한 구멍에다 놓고 가게, 바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죠. 주인공 탓을 하지 말고, 가만히들 생각해 보세요. 모두 자기 탓이죠. 주인공이라는 것은 이름입니다, 이름. 여러분의 이름. 왜냐하면 고정됨이 없이 끝없이 돌아가니까. 보는 거 듣는 거 모두가 고정됨이 없으니까 주인공이라고 했던 겁니다. 그래서 모두 주인공 죽는 법은 없죠.
이 주인공에서 나오는 거 주인공에다 되놔라. ‘네가 저지른 거라면 네가 해결을 할 수밖에 없잖아. 네 머리가 잘못 돌아가서 잘못된 거라면 너만이 해결할 수 있다.' 하고 그 모든 거를 거기에 맡겨 놓는다면 이 몸속에 있는 모든 의식들이 털구멍을 통해서 나가서 다 조절을 하는 겁니다, 둘로 보지 않으니까. ‘주인공!' 하면 전체 거기 하나로 묶어져 있는 거니까 말입니다. 개별적인 자기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자기가 되는 거죠. 몸속의 생명의 의식들도 모습들도 다 자기가 되는 거죠. 주인공 하나로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성품의 발견을 할 수가 없어요. 감응도 될 수가 없고요. 만약에 타신을 찾아서 어떠한 일이 생긴다 보인다 들린다 이런다면 그건 미치는 발광쟁이가 되죠. 내면의 자기 주장자에 의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잘못되는 일이 없어요. 정의 정당 하게 생활을 하게 만들죠.
그러니까 "나는 관했는데도 왜 안 됩니까? 나는 관하는데도 안됩니다." 이런 말은 절대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자기가 자기를 모르고 주인공 따로 있는 줄 알고 그렇게 재주를 부리는 짓을 하니까 그게 안되죠. 진짜로 자기인 줄 알아야 됩니다. 진짜로 말이에요. 그래서 과거에 살던 자기가 현실에 사는 자기와 둘이 아닌 주인공이 바로 자기를 이끌어 나가는 겁니다. 이끌어 나가게 만드는 거죠.
고인 물을 그냥 둔다면 썩어 버리지마는 자꾸 새 물이 들어오고 고인 물이 나가고 이렇게 한다면 그 물은 아주 청수가 되는 겁니다.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목석이 되는 것이고 또 발전이 없어요. 그러나 마음을 내면서 자꾸 굴리면 바로 물리가 터지고 지혜로운 생각이 자꾸 넓어져서 자기의 성품을 발견하는 거죠.
여러분도 공부하시면서 알고 모르고 간에 발견이 돼서 해 나가는 분도 있으실 테고 또는 감응이 돼서 희미하더라도 ‘아, 이거로구나!’ 하고 알고 가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만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공부를 해도 그 도리를 모르고 지내는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데 한 구멍에 들이고 내는 것이 바로 자기 주인공이 하는 거라는 것만 알면은 아주 쉽습니다. 자기 따로 있고 주인공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기가 즉 주인공이라는 얘깁니다. 주인공이 전체 하는 일을 주인공에다가 되놔라 이겁니다. 그래야 앞서 입력됐던 것, 자기가 저질렀던 일들이 다 소멸되면서 새로 넣는 그 입력이 새로이 나오는 겁니다. 이 말을 수차에 걸쳐서 해 드렸는데도 그게 납득이 잘 안되고 그러죠?
하여튼 여러분 각자가 그대로 주인공이라는 것, 여러분 각자가 그대로 주인공이며 그 주인공이 일체를 다, 과거도 현재도 지금 하고 가는 것이라는 걸 잘 아셔야 합니다. 그런데 일체를 다, 그 주인공 놈이 한 거니까 ‘주인공, 네가 알아서 잘 이끌어 가야 하지 않아?’ 하고 거기다 되놔라, 되놓는 작업을 해라 이겁니다. 처음부터 부처를 찾기에는 너무 이르고 그러니까 그저 그렇게만 한다면 스스로 성품이 살금 살금 살금 발견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자세히 일러 드렸는데도 허겁지겁 부처를 찾으려고 애를 쓰고 허겁지겁 그냥 날뛰고, 허겁지겁 아무 이름이나 부르고 무꾸리나 하러 다니고, 급하면 그냥 아무한테고 다니면서 묻고, 아무 절에나 이리저리 그냥 다니면서 기복으로 물들고, 이렇게 하신다면 십 년 이십 년이 가도 절대로 자기 성품을 발견할 수는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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