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배를 하고 나서 눈물이 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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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가 처음에 초발심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산이 좀 높은 곳에 가서 삼천배라는 것을 해 봤는데, 열 시간 동안 삼천배를 딱 끝내고 나니까 왜 그렇게 울음이 나는지요. 너무나 환희롭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그때의 기억을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삼천배를 통해서 제 몸이 정화가 되고 업식이 녹아드는 도리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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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삼천배를 하셨다는데 그 삼천배는 한 사이가 없죠. 그런데 마음으로 ‘내가 여기 가서 삼천배나 해 보면 어떨까?’ 하는 그 생각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지극한 그 마음 때문이지 몸뚱이로 절을 했다고 해서가 아닙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몸으로 삼천배를 해야만 된다 이런다면 우리가 지금 생각하면서 뛰고 뛰면서 생각하는 이런 바쁜 세상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 마음은 시공이 없는 마음이며 체가 없는 마음이며 자유스러운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체가 없는 건데, 만약에 일배가 삼천배고 삼천배가 일배라면 어떻겠습니까? 모든 것을 둥글려서 한마음으로서 일배를 지극하게 했다면 삼만배 한 것보다도 큽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래서 예전부터 도인들이 “무거운데 왜 염주를 목에다 지고 다니느냐? 왜 목탁을 들고 다니느냐? 가죽 속에 다 넣어 가지고 다니면 가벼울 텐데.” 이런 말을 했죠.
그러니 마음이 바깥으로 끄달리지 마시라 이겁니다. 내가 절을 하든 법당에 가든 부처님의 형상이 나와 둘이 아닙니다. 모두가 둘이 아닙니다. 마음도 둘이 아니요 생명도 둘이 아니요 모두가 둘이 아닌 까닭에, 둥글려서 부처님 한군데로 대고 절을 하든지 그 부처님을 끌어다 내 속에 놓고 그냥 하든지, 둘로는 보지 마세요. 만 불의 부처님이 있더라도 그 만 불을 휘어잡아서 전체를 한 주먹에 넣고 뭉쳐 거기에 넣고선 절하라는 겁니다. 주인공 안에 다 들어 있으니까 말입니다. 삼정례를 올리고 칠정례를 올리고 팔정례를 올려도 그것이 진정한 일배만은 못하다 이겁니다. 진실한 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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