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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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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

본문

질문

친구의 권유로 뇌사 상태에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온 하버드 신경외과 의사의 실제 기록인 「나는 천국을 보았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뇌가 기쁨도 슬픔도, 삶도 죽음도, 전생과 깨달음마저도 주재한다고, 과학 학술지에 150여 편이 넘게 논문을 게재했던 최고의 인텔리가 천국을 경험한 책을 보면서 정말 천국과 지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의 생활 속에 얽매여 살아가다 보니 보이지 않는 세계가 믿어지지도 실감이 나지도 않습니다. 진짜로 있기는 있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천당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곧 이 자리에 있다 하는 것인데 한마디 더 하자면 독사같이 살면 독사의 무명을 쓰고 나오죠. 지옥이다 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 여러분이 사람의 의식을 가지고 살아나갈 때의 생각과, 속으로는 사람으로 살던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거죽으로는 말의 모습을 가졌을 때, 소의 모습을 가졌을 때, 개구리의 모습을 가졌을 때, 독사의 모습을 가졌을 때, 벌레의 모습을 가졌을 때, 가지각색의 모습을 가졌을 때에 그 답답함이란 어떻겠습니까? 달리 지옥이 아닙니다. 죽고 나서 영가가 그냥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탄생을 하기도 한다 이겁니다. 자기가 지은 대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된다 이겁니다. 이런 말 하는 거를 무시하지 마세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영령들의 의식은 첫째, 살아서 의식을 가졌을 때에 ‘나’가 항상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나라고 했기 때문에 죽었어도 항상 나라는 게 있는 걸로 알고 돌아다닙니다. 돌아다니는 데는 자기 몸속의 의식들이 전부, 이 수십억 마리가 그냥 깔려 있으니 한 발자국을 떼어 놓을 수가 없다 이겁니다, 악업 선업의 그 업식이 따라다니기 때문에. 그리고 둘째는 내가 있다는 것 때문에 강을 사이에 놓고 건너가지 못해요, 빠져 죽을까 봐. 그러니까 물가를 뺑뺑 돌면서 오백 년을 돌아도 배가 오질 않는 거죠. 그래서 이 공부를 하라는 겁니다. 세 번째는 불바퀴를 넘어서야 될 텐데 뜨거워서 타 죽을까 봐 못 들어가는 겁니다. 그 또한 ‘나’라는 걸 놓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이겁니다. 하나만 알면 나라는 게 공해 버려서 무조건 '어떤 거 할 때 나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모든 걸 팽개치게 될 텐데, 그거를 놓지 못해서 항상 그 업식에 밟혀서 못 나오고, 자기 의식대로 물에 빠져 죽을까 봐 못 나오고 불에 타 죽을까 봐 못 가고 이래서 자기의 갈 길을, 궤도를 넘지 못한다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죽어서 그렇게 넘기 보다는 살아서 깨달아야 그게 열반입니다. 살아서 깨달음이 열반이지 죽어서 혼백이 가는 것이 열반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열반이란 말도 할 게 없죠. 살아서 깨닫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어떻게 깨닫습니까? 죽으면 살았을 때 그 업식이 그대로인데. 그래서 살아생전에 이 도리를 알아야 우리가 그 발자취를 걸머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하나 놓고 하나 떼어 놓고, 또 하나 놓고 또 하나 떼어 놓고, 하나 놓고 하나 놓고, 이렇게 걸음을 걷지 않습니까? 일체 만법이 다 우리가 걸음 걷듯이 그렇게 놓고 돌아가는 겁니다, 지금. 항상 얘기해 드리죠, 그렇게 놓고 간다고. 자연스럽게 아버지 노릇을 하고 자연스럽게 남편 노릇을 하고, 자연스럽게 형님 노릇을 하고, 아들 노릇을 하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돌아간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돌아가니 어떤 노릇을 할 때에 내가 했다고 할 수 없는 게 공한 도리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말로 할 땐 실감이 안 납니다. 자기가 진짜로 지옥고에 들어서 봐야 '정말이지 이거는 이렇게 할 게 아니로구나.' 하는 거를 알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열 아들을 두었는데 이리로 가라면 저리로 가고 얼마나 청개구리 짓을 하는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유언을 하기를 “나 죽으면 산에다 묻어 다오.” 그랬거든요. 그러면 물가로 갈 줄 알고. 그랬는데 돌아가시니까 아이, 살아생전에 영 말을 안 들었으니까 죽어서나 말을 듣겠다고 아, 산으로 올라가지 뭡니까? 그런데 막내아들한테는 “나를 죽으면 물에다 넣어 다오. 관을 물에다 넣어 다오.” 그랬죠. 그래서 그렇게 산으로 올라가려고 그러니깐 막내아들이 밤중에 몰래 지게를 대어 놓고는 관을 져다가 강물에 갖다 넣는데 그냥 쩍 벌어지면서 그냥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하고 나서 큰아들 죽고 작은아들 죽고 뭐, 셋째 아들 넷째 아들 모조리 죽고 막내아들만 남았는데, 아버지는 죽어서 저승 천자가 되시고요, 아들들은 죽어서 소가 됐어요. 소가 되어서 전부 외양간에 매여 있는데 막내아들이 꿈을 꾸니까 환경이 그렇게 돼 있더란 말입니다. 꿈에 “음매” 하면서 눈물을 줄줄줄 흘리고 그러니깐 아버지가 있다 하는 소리가 "저거는 너의 큰형이다. 저거는 너의 작은형이다. 그렇게 말을 안 듣고 남을 해코지를 하고 그랬으니 소가 돼서 남의 일을 봐 줘야 되고, 언짢은 일 한 거를 다 저걸로 갚아야 하느니라." 하더랍니다. 그런데 소 무명을 쓰고 나왔으니 자기는 “음매 음매” 아무리 말을 해도 사람이 못 알아듣는 거죠.

실제로 자기가 당해 보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돼요. 그러니까 허술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저 한 철 날 동안에 열심히 내 탓으로 돌리고 남을 원망치 말고,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부드럽게 말해 주고 부드러운 행동으로써 남에 원망 같은 거는 하지 않고 모든 일을 내 탓으로만 돌린다면은 그게 바로 내 마음 발견하는 데 지름길입니다. 모든 거 내 탓으로 돌리고 그 한 구멍에, 두 구멍도 아닙니다. 구멍 없는 구멍에다가 모든 거를 놓으면은 거기서 일체 만법이 나고, 일체 만법을 거기다 놓고….

이런 말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게 일상생활 속에서 전체 살아나가는 게 여러분이 살지 딴 사람이 살아 주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자기를 못 믿습니까? 자기가 자기를 이끌고 다니면서 모든 걸 그렇게 살아나가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길을 걸어가다 엎드러지면 땅을 짚고 일어난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됩니다. 자기에게 잘못된 일도 자기만이 해결할 수 있는 거지 딴 데서 보태 주거나 뺏어 가거나 그런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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