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몸을 받아야 성불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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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여인의 몸으로는 성불하지 못하기에 여성이 남성으로 바뀌어 ‘변성남자(變成男子)’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을 주위의 도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제가 큰스님 법문을 듣기로는 ‘불성은 둘이 아니다. 그 자리는 남녀가 없다.’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어느 말씀이 옳은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이게 이런 이치가 있습니다. 참, 이게 간단히 이해가 될 수 있는 그런 말은 아닙니다. 여자는 죽어서 남자로 태어나야 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사람은 세 번 죽었다 깨어나야 사람으로서 부처 될 수 있는 것이 아주 100%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금방 짐승이 화해서 인간으로 태어났어도 그것은 아니 된다. 또 ‘여자는 성불을 못한다. 일곱 번 죽었다 깨어나야 성불을 한다. 남자는 세 번 죽었다 깨어나야 성불한다.’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했던가. 짐승으로 있다가 사람으로 곧 태어난 사람은 짐승으로 살던 습이 남아서 사람으로 태어나도 껍데기만 사람이지 그건 짐승이야. 짐승의 습이 자꾸 튀어 나오기 때문에. 그래서 현재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으로 같이 이렇게 어울려서 사는 습을 지금 배우는 거지, 미래에 갈 거를 배우는 거지 전자의 습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거야. 그렇기 때문에 성불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남자로 태어나기 전에 여자부터 제일 먼저 태어난다는 얘깁니다. 그러면 ‘여자가 태어난 뒤에 남자가 태어났지.’ 이렇게 됩니다, 인제. 여자가 한번 죽어서 또 남자로 태어날 수는 있을지언정 어찌 그렇게 되느냐는 얘깁니다. 짐승이 사람으로 태어났다가 사람이 죽어 가지고 또다시 짐승으로 좌천되는 수가 있습니다, 또. 인간으로 태어나긴 태어났는데 그전에 살던 습이 그대로 남아서 습대로 행을 하니까 그대로, ‘너는 사람은 사람인데 사람의 행을 못하니 다시 좌천해서 가거라.’ 이러고선…, 그거는 누가 해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거기 떨어진 겁니다. 또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올라오는 거지요. 올라가고 내려감도 없고 이 자리지만 그렇게 돼 있는 겁니다. 이게 말을 하려니까 ‘올라가고 내려가고’ 이런 말이 있는 거지, 언어도 붙지 않는 그런 자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려니까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어서 그만큼 그렇게 구르면서, 억겁 년을 거쳐 오면서 그렇게 구르면서 공부한 사람들이 남자로 태어나서 또 공부를 해서 그 도리를 완전히 파악한 뒤에 또 여자로 태어나는 것은, 여자가 여자가 아니에요. 깨달으면 여자가 아니다. 남자도 아니다. 여자라고 해도 아니 되고 남자라고 해도 아니 된다 이겁니다, 이 깨달음이라는 거는. 그렇기 때문에 여자라고 못을 박을 수도 없고 남자라고 못을 박을 수도 없어요. 그건 왜 그러냐. 모습은 여자로 가질지언정, 모습은 남자로 가질지언정 찰나찰나 나투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화해서 나툰다는 얘깁니다. 남자도 됐다 여자도 됐다가, 부처도 됐다가 법신도 됐다 화신도 됐다가, 관세음도 됐다가 지장도 됐다가 신장도 됐다가 아, 짐승도 됐다가 사람도 됐다가, 또는 용신도 됐다가 지신도 됐다가 온통 천차만별로 돼 있는 그 이름들로 다 나투어서 이렇게 화하니까 손도 천이요, 눈도 천이요, 천은 천이 아니라 전체 삼천대천세계 아니 닿는 데가 없어야 천이라고 합니다. 천도 일이요, 일도 천이다. 만도 천이요, 천도 만이고 만도 일이고 일도 만이다. 시간과 공간은, 우리 사람이 지어서 시간이 몇 시, 몇 년, 몇 달, 며칠 이러는 거지 이 진리는 시간과 공간도 없고 여자와 남자도 없고 동과 서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왜? 이렇게 찰나찰나 나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자로 태어나서 입산을 해 가지고, 입산을 했든 안 했든 여자이기 때문에 성불을 못한다는 거는, ‘못한다’ 이렇게 못 박을 수는 없는 겁니다. 왜? 여자라고 해서 성불 못하라는 법이 어딨습니까? 이치는 그러하나 내가 만약에 못 박아서 여자는 성불 못한다 이런다면, 모습만 보고 그런 말 하는 거지 만약에 그 사람이 남자로 몇 수십 번을 태어났다가 여자로, 보살로 부처로 태어났다면 어떡할 작정인고. 여자 없이 남자가 어디서 나왔나. 모두가 여자 속에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이 도리천, 즉 말하자면 이 땅덩어리가 다 여자인 거라. 일체 만물을 소생시키고 일체 만물을 길러요, 땅이. 땅은 일체 만물을 길렀으나 기른 그 모습들은 하늘을 쳐다보고 다 점령을 했으니 뿌리를 박은 그 땅은 다 점령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석존께서 이 세상을 다 항복을 받고 점령을 했으나 그 석존은 누가 낳았겠습니까. 그 어머니는 그 아들을 점령을 한 겁니다. 그랬으니 ‘여자도 남자도’ 이런 소리 하는 거는 상당히 어리석다고 봅니다. 못한다 한다, ‘못한다’ 해도 그르고 ‘한다’ 해도 그른 겁니다. 거기에는 미묘한 그 뜻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까 내가 얘기했듯이 갓 여자로 태어난 사람이 성불은 못한다. 그러나 몇 번 굴러서 여자로 태어난 사람,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고 그럭하면서 공부해 내려온 그 사람은, 지금에 와서 금은 금대로 모이고 넝마는 넝마대로 모이듯이, 무쇠는 무쇠대로 모이듯이 이러한 근기가 좀 있는 분들은 있는 분들대로 모이게끔 돼 있죠. 왜? 신상에 맞지 않으니까.
그래서 ‘여자가 못한다.’ 이래도 그른 거고, ‘남자만 한다.’ 이래도 그른 겁니다. 그러니 그저 ‘그르다 못한다 한다’ 이런 게 다 없는, 그 언어도 붙지 않는 자리의 자비라고 하고 그 자리에서 그 자비를 깨달아야만이 부처라고 일컬어 말하고 자유인이라고 일컬어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아예 마시고 거기에 끄달리지도 마시고 ‘못한다 한다’에 끄달리지 마시고, 모든 것을 자기 주인공에서 나오는 거 주인공에다가 몰락 맡겨 놓으면 됩니다. 생각나는 대로 그저 놓으면 그게 굴려 놓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홀연히 자기 스스로 그 생명수의 참맛이 나는 거죠. 그다음에 개구리탕이라도 탕 맛을 보면 또 맛이 나는 거죠. 또 용탕을 맛을 보면 또 더 맛이 나죠. 이렇듯이 종합탕을 먹으면 맛이 또 참, 희한하고 그래서 ‘아이고, 어떤 걸 넣어야 이게 종합탕인가. 이것이 어떤 것인고.’ 어떤 것이다 할 수가 없으니까 ‘탕’ 한 것이, 우리가 ‘할’ 할 때 둥근 이 자리에 벌써 이 둥그러미를 긋기 이전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을 것도 없고 안 그을 것도 없는 거죠. 그대로 여여함을 뜻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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