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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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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몸 받기 어렵다고 하는데

본문

질문

『대열반경』이라는 책을 보다가 “세간(世間)에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더욱 어려우니, 마치 망망대해 가운데에서 눈 먼 거북이 나무 구멍 만난 것 같구나.”라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큰스님, 진짜로 사람 몸 받는 것이 어려운 것인지요? 그냥 부처님 법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말씀이 아니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럼 먼저, 사람 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그 사실에 대해 말씀드리죠. 저도 봤습니다만 어느 사찰에서 있었던 일이죠. 그 도량에서는  시식을 지내거나 하면, 항상 그 넓은 돌 위에 밥도 덜어다 놓고 과일도 덜어다 놓고 그럽니다. 그럼 그 돌 밑에서 나와서 먹기도 하고 날아와서 먹기도 하고 그러죠. 그래서 꼭 그 생명들을 위해서 갖다가 놓죠.

그런데 큰 구렁이가 돌 밑에서 그걸 받아먹으면서 한 2년 남짓 살다 보니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모두 보면서, 우리가 지금 부처님 찾는 거나 똑같이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스님이 나와서 먼 산을 보고 있는데, 그 돌 밑에서 구렁이가 나와서 하는 소리가 “스님처럼 저도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거는 도승들이나 듣지 보통 사람은 못 듣죠. 그러니까 “될 수도 있지만 그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넘기겠느냐?” 그러니까 “죽더라도, 죽더라도 꼭 그렇게 해 보고 싶습니다.” 했답니다. 간략하게 그냥 얘기하죠.

그러니까 이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너의 동료…”, 즉 말하자면 뱀의 도반이라고 할까요, “… 3백 명을 꼭 교화를 시켜서 이 도리를 가르쳐 줄 뿐만 아니라 항상, 법당에서 스님이 법을 설하시거나 또는 예불을 올리시거나 할 때 그분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고 들을 수 있겠느냐? 셋째는 네가 3년 동안 이슬만 받아먹고 살 수 있겠느냐?” 하셨더랍니다. 그러니까 “그거보다 더한 거라도 하겠습니다.”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뱀은 주는 것도 그때서부터는 못 먹고, 나와서 항상 이슬만 받아먹고 들어가고 들어가고, 그러면서 자기 동료들을 교화시키려고 애를 쓰고 그랬죠. 그리고 끄트머리에 가서는 “한 가지 또 있느니라.” 하면서 뭐라 그랬느냐 하면 “장독에 가서 장을 얻어먹을 수 있어야만 된다. 사람이 먹는 장 방울을 얻어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항아리를 넘어 들어가서 먹는 게 아니다. 장을 뜨러 왔을 때에 떨어지는 방울을 먹어야 마지막에 인간으로 환토할 수 있느니라.” 했단 말입니다.

그거를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스님이 말씀하신 거를 새겨 본다면 우리가 노력 안 하고 그 뜻을 배울 수는 없다는 것이니까요. 또 노력하지 않고 차원이 높아질 수도 없고, 노력 안 하고서 내가 스스로 여여하게 살 수는 없으니까요. 모두가 다 그렇죠. 그런데 그 구렁이는 그걸 이겨 냈답니다. 이겨 내서 거길 떠나지 않고 공양주 스님이  간장을 뜨면서 떨어뜨린 거를, 그걸 그냥 기다리려니 얼마나 기가 막히겠습니까? 그거를 받아먹고, 또 한 번 받아먹고, 또 한 번 받아먹고 세 번을 받아먹는 데 3, 4년이 넘게 걸렸단 얘깁니다. 그러니 얼마나 깊은 의지와 깊은 뜻이 거기 서려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 구렁이는 뼈다귀만 남아 가지고, 너무나 애절하게 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벗고 인간으로 환생을 하는데, 그 스님이 인도를 했답니다. 자손 없는 집으로 인도를 했죠. 그거는 부처님의 일이기 때문에 여러분에게는 모두 황당하게 들릴지 몰라도 부처님의 연기법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잘 자라서 어른이 돼서 지금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그 모습 하나 벗기가 그렇게 어렵단 말입니다. 토끼라면 토끼 모습을 벗기가 어렵고, 새라면 새 모습을 벗기가 어렵고, 또 개라면 개 모습 벗기가 어렵고, 소라면 소 모습 벗기가 어려운데, 부처님 경지에 이르러야만이 사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돼 가지고도 99%는 자기 자신부터 알아야 된다는 거죠.

예전부터 그렇게 얘기했죠. 육조(六祖) 스님이 오조(五祖) 스님한테 대답하기를 “내 불성이 있는 줄 어찌 알았으리까.” 했단 말입니다, 내 불성이. 각자 모든 사람들에게 불성이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된다 이겁니다. 그 불성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냥 여여하게 살 수 있다 이런 말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모두 갖추어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여여한 것입니다. 또 우리가 들이고 내고 하는 생활 자체가, 그대로 만법을 들이고 낼 수 있는 불성 자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만법을 스스로 들이고 내고 할 수 있게끔 되는 것이죠.

이것을 아마 말로 해서는 실감이 영 안될 겁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지만 사람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현재 누구에게나 다 물질과학이 50%로 등장하고 있죠. 그런데 정신과학이라는 걸 거기다 벌충해서 100%를 만들어서 굴리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우리가 살기가 그렇게 힘들고 어려워지고 오래 걸리고 이러는 원인이 정신계를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물질계를 다 알아 가지고 이제 정신계로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는 거기까지 알아야 되니까요. 이게 물질계 속에서 ‘정신계는 물질계를 리드하는구나.’ 하는 거를 알아야 빠른데,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뿌리를 무시하고 그냥 싹이 산다고만 생각을 하고 가니까 이건 50%의 물질계만 알면서 수없는 광년을 그냥 허송세월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정신계로 들어서도 또 50% 정신계에서의 수없는 광년이 지나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내가 말하는 거를 어떻게 들을지 몰라도 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불쌍한 마음이 그지없을 때가 많습니다. 불쌍하다고 어떻게 말로 다 하리까, 이거를. 세상에 사람 사는 것도, 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느냐는 거죠. 그건 무(無)의 세계로 인해서 유(有)의 세계가 돼야 하는데, 무의 세계는 저버리고 유의 세계 속에서만 사니까 별의별 일이 다 생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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