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할 때의 마음가짐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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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할 때의 마음가짐

본문

질문

좌선을 할 때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앉아 있어야 합니까? 생활 속에서 내 안에서 올라오는 모든 의식들을 내 근본에 맡겨 놓듯이 좌선할 때도 머리로 끊임없이 생각을 하면서 근본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생각으로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닙니다. 생각이 그렇게 자동적으로 들었으면 그냥 생각이라는 생각도 말고 그냥 거기서…. 그 뜻, 뜻이 있지 않습니까? 무거운 뜻! 그 무거운 뜻이 있다면, 그냥 그 뜻을 알면 되지 생각은 무슨 생각입니까. 생각은 머리로 하는 것이고 우리는 바로 뜻으로 해 나가는 거죠, 그 뜻! 그 뜻으로 관한다 이겁니다.

이런 공부를 하다가 머리로 상기가 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러면 머리로 올라갔던 걸 자동적으로 내려오게 하는 겁니다. 운전하는 사람이 ‘야! 머리로 올라가면 어떡해? 머리 뜨거워서 내가 견딜 수 있겠어? 그러니까 아래로 쭉 내려가!’ 이렇게 하라고요. 허허허…. 그것도 다 생명이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어떻게 관하고 앉아 있느냐.’ 하는 거죠? 똑같이 관하라는 게 아니에요, 원칙으로는 똑같은 거지만. 여러분이 일체가 한군데 주처에서 나고 든다는 것만 알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뜻으로 무겁게…. 왜, 이런 게 있죠? 뜻으로 ‘아 참, 광대무변하고 뭐하고도 바꿀 수 없고 참 신비하구나!’ 하는 그 즐거움이 있죠? 네. 그것입니다, 바로. 그것만 알면 내가 급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알아서 다 할 거라는 거죠. 참 이거, 여기에서는 천차만별로 돌아가면서 갖은 짓 다 하기 때문에 어떠한 힘만 있다고 할 수가 없죠. 그게 원심력이죠, 원동력이고. 그게 주처고, 그게 바로 오신통을 굴릴 수 있는 능력이죠.

그러니까 그것은 이름지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러한 묵직한 뜻이 있다 이겁니다. 그 뜻이 있으면…. 그전에는요, ‘이 뭣고?’ 하고서 관했는데 지금 세상에는 너무 아는 게 많아졌습니다. 모든 사람이 너무, 정말이지 훌쩍 뛰어 넘어가리만큼 아주 머리가 선명해지고 지혜가 많아지고 물리를 많이 깨쳤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아는 게 많기 때문에 ‘이 뭣고?’ 한다면 빈 맷돌 돌아가는 거와 같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뜻으로 본다면, 이게 들이고 내는 데 들어갈 문도 없고 나올 문도 없이 나고 든다는 걸 안다면…. 이거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잘하든 못하든 자기가 하는 거지 누가 하는 겁니까? 근데 자기가 아니라 자기예요. 그러니까 몸뚱이를 가지고 있는 나, 지금 현실의 나에게 내놓을 수 없는 나가 있어요. 거기서 다 들이고 내는데,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든 보이는 세계든 천만 가지를 다 이 육신과 더불어 같이 그냥 회전하면서 하고 있는 거죠. 그걸 알고 있다면 그 알고 있는 묵직한 심력이 있단 얘깁니다. 그럼 그 심력을 딱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죠.

그러니 관한다 하면 마음의 눈으로 거기를 지켜보는 겁니다. 언제나 거기만 보고 있습니다. 육신의 눈은 지금 더 뜨지도 않고 내려뜨지도 않고 이러고 있는데 이 마음의 눈은 (가슴을 짚으시며) 여길 향하고 있습니다. 그렇죠? 마음의 눈이 여길 향하고 그 너무나…. 그래서 지장이라고 그랬거든요, 지장. 지장은 땅속에 묻혀 있는 보배를 말한 겁니다. 이 몸속에 묻혀 있는 보배를 말한 겁니다, 지장이. 그러니까 그 보배가 바깥으로 나와서 광을 내면 바로 관세음입니다. 그러니까 관세음이 따로 있고 지장이 따로 있고 뭐가 따로 있고…, 이거 어지러워서 종교를 어떻게 믿습니까, 귀찮아서요. 나같이 게으른 사람은 “야, 산신 찾으러 가라. 칠성 찾으러 가라.” 이런다면 나 못 믿어요. 내가 피곤해서 죽겠는데 어떻게 믿습니까? 여기 가야 되고 저기 가야 되고, 여기 놔야 되고 저기 놔야 되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런 것을 아예 다 타파하고 부처님 한 분 모셔 놓고, 그 몸이 내 몸이고 그 마음이 내 마음이고 그 생명이 내 생명이고 둘이 아닌 그 도리를 아시라 이겁니다. 그러면 일체 만물의 근원과 물질, 모든 이름과 이치, 허공, 유생 무생(有生無生)을 다 알 수 있고 다 말할 수 있고, 이런 풀잎하고도 같이 말할 수 있고 송장하고도 말할 수 있고 말 없이도 말할 수 있고,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마음의 눈으로, 눈은 이렇게 건성 뜨고 마음의 눈으로 (가슴을 짚으시며) 여기를 지켜서 관하면서 하시라 이겁니다. 마음의 눈이 있지 않습니까, 마음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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