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소속돼야 공부가 잘되나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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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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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소속돼야 공부가 잘되나요?

본문

질문

선도 수련을 하다가 선원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나름대로 열심히 주인공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신도회에 소속되어야 바람직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구도자들의 모임이라도 조직에서는 좋지 않은 타성이 생긴다고들 하는데요, 생활에 쫓기다 보니 법회에도 참석하기 힘듭니다. 큰스님께서도 혼자 공부할 수 없다고 하신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선원의 모임에 가입해야 하나요, 아니면 가끔 법회만 찾아가도 괜찮은 건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것은 물어보고 하는 게 아니에요. 자기 자신의 신념으로 하는 거죠. 부처님의 마음과 자기 마음이 하나로 통하려면 자기 신념이 필요한 거지, 이 공부는 누구에게 물어봐서 할 수가 없어요.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공부이기 때문이죠. 부모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부처님이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또 내가 대신해 줄 수도 없어요. 자기 자신만이 얻을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물러서느냐 물러서지 않느냐, 또 시간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도반들 모임에 참석을 해서 열심히 하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고 더욱 발심을 해서 정진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자기한테 달려 있는 거죠.

만물만생이 다 내 아래에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스승입니다. 돌 하나라도 스승이에요. 그게 없다면 우리가 보고 배울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보고 배울 수가 있겠어요? ‘저렇게 나쁘게 해선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런 것까지도 다 스승일 수밖에요. 매사를 그렇게 해 나간다면 좀 더 우리가 빨리빨리 결사적으로 ‘내가 이 길을 걷지 않는다면 세세생생에 끄달릴 거다. 그리고 내가 위로는 빚을 갚아야 할 부모도 건질 수가 없고, 아래로는 뿌려 놓은 후손들의 모든 업보도 해결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거는 결사적으로 해야 한다.’ 하는 이런 마음으로 결연하게 살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내가 어디에 속해 있나 하는 문제 이전에 말입니다.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일체 만물만생이 다 허공에서 자유스럽게 사는 것 같지만 우리는 무엇 하나도 마음대로 못하고 삽니다. 그리고 벗어나질 못해서 자유스럽게 살 수가 없습니다. 이 지구덩어리 자체도 자유스럽게 구르지를 못하고 매여서 삽니다. 우리도 매여서 살고 있고요. 한 치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또 다른 고정관념을 만들어서 거기에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왜 고민해야 하는 겁니까? 그대로 인연이 주어지는 대로, 내 의지가 굳어지는 대로 그냥 집어삼키며 가는 거지요. 이것은 중(中)세계의 진리이기에, 삼세를 돌아가는 수레와 같은 진리이니까 보고 듣는 그 속에서 삼세를 뛰어넘는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만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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