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을 잘듣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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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큰스님께 큰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믿고 맡기면 고가 아니라는 큰스님 말씀에 저도 동감이 됩니다. 살아있다는 생각도 죽음이 있다는 생각도 다 놔야하며, 후생의 내 생활은 현재의 내 생활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 또한 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 다 믿고 맡기는데도 어느 때는 자식들 때문에 욕심이 일어납니다. 부모의 바람은 자식들이 잘 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자식 때문에 욕심이 일어납니다.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만 살아가기를 바라는데 학교생활에서 그렇지를 못합니다. “학생은 학생다운 생활을 해야지 그렇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한단다. 너는 제대로 할 수 있을 거야.” 라고 아무리 좋은 말로 해주어도 그것을 듣는 상대가 이해가 되어야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를 수십번 해도 소용이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심정입니다. 큰스님, 다 믿고 맡기는데 자식 일은 힘이 듭니다. 바른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큰스님께 이런 글을 올릴 때는 제 마음이 너무나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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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가정에서 부모나 형제 그리고 자식들이 섭섭하게 하고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그 모습을 보지 말고,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며, 모든 일들을 주인공에 맡기고 웃는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써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곧 온 가족이 화합하게 되어 화목한 가정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혹여 자식들이 공부도 안하고 말썽만 피운다 할지라도 말로써 윽박질러서 고치려 하지 말고, 이것 또한 주인공에 맡겨 놓고 자상하게 대하면 자식과 나의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겠지만 하나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면서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할 수 있는 착한 자식으로 바뀔 것입니다.
자식이 이렇게 해야 잘 살다는 그 생각도 놓으세요. 사량으로 붙들고 있지 말고 맡겨놓고 지켜본다면 모두가 한 에너지가 되고 한마음이 돼서 그저 전력이 스위치 하나만 올리면 아무리 많은 방이라 하더라도 동시에 다 불이 들어오듯이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편안하려면 자식도 편안해야 될 거 아닙니까. 자식이 편안하게 돼야 나도 편안하죠. 자식들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내가 잘되려고, 내가 편안하려고 그러는 겁니다, 냉정하게 판단을 한다면.
그러니까 부모가 볼 때는 잘못되게 나가는 것 같지만 ‘아, 그것도 순간순간 바뀌는 일이니까 예측 못하는 일이지. 고정된 게 하나도 없으니까 잘못된 것도 잘 될 수 있다.’그러면서 진정으로 마음에다 함께 넣어 굴려주는 겁니다. 마음을 따라주는 겁니다. 뿌리를 돋구어 주어야만 가지도 잎사귀도 푸릇푸릇 싱싱해지며, 꽃이 만발하고 열매 또한 크게 열려서 만가지 맛을 내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르익어서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문제의 열쇠는 나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 뜻을 바르게 알아서 자식만을 탓하는 부모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가족은 물론이고 주위 모두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데 어찌 나에게 나쁜 마음으로 대하겠습니까.
그럼으로써 모든 일이 화합과 조화를 이루고 나아가서 이 세상천지가 조화를 이루어 공생· 공용·공체·공식화하고 돌아가고,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그렇게 돌아간다면 전세계에 평화가 올 것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자식들의 그런 모습이 나를 성숙시키기 위한 주인공의 나툼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그리고 간절하게 자식들을 위해 관해줄 수 있는 멋진 아버지가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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