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 서면 겁에 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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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학교 1학년입니다. 불교에 뜻이 있어 단기 불교대학도 다니고 있습니다. 현대불교신문의 대행 스님의 답변을 보고 용기를 내어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저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일종의 공포증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겁에 질려 떨려서 말도 잘 못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있으면 책도 읽기가 무섭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 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러한 저의 성격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답니다. 이 때문에 저는 불교 공부를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이 난국을 극복하려 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의 아상이 강해서 그런 것인가요, 아니면 아직 수행이 부족한 탓인가요? 이대로는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이 세상 살아나가는 데는 잘못되고 잘되고가 없고 악도 선도 없어요. 잘못된 거 잘된 것이 없다고요. 그 없는 도리를 안다면 전부 내가 공했구나 하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러면 모든 세상살이를 편안하게 할 수 있겠죠. 마음속으로 자꾸 편안치 않게 생각을 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하세요.
그러면 두 가지 표현으로 해 보죠. 한 가지는 차를 탔으면 내리죠? 그렇죠? 한계가 없이 그냥 타고 갈 그런 사람은 없죠. 차를 타면 내리려고 타고 내리면 타려고 내립니다. 어때요? 그 답답한 마음도 또는 어떠한 마음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것은 과거의 업식에서 입력된 게 나오는 거니까 그대로 상관할 게 없이 거기다가 놓아 버리고 새 걸로 바꿔서 쓴다면 좋은 거고요. 좋게만 생각을 해서 거기다가 놓으세요, 자기한테 유익하게만. 자기의 가정에도 이익하고 자기에게도 이익하고 모든 걸 이익하게만 생각을 해서 놓으세요. 바꿔 놓으세요.
꿈을 꾸고도 ‘잘못되면 어떡하나?’ 이렇게 관습에 의해서 쩔쩔매지 말고 또 다가오는 용도도 ‘이거 이렇게 다가오니까 사람이 살 수가 있나?’ 하고선 고민하고 이럭하질 말고 ‘고민하게 하는 것도 너니까 고민 안 하게 하는 것도 너 아니야?’ 하고 거기 돌려놓는다면…. 믿고 돌려놓을 수만 있으면 되는데 아직까지도 100%로 놓질 못하는 까닭이죠. 놓는다는 건 믿어야 놓는 거지, 믿지 못하면 놓지 못하죠. 우리가 걸음을 걸어갈 때에 구덩이에 발을 떼어 놓을 수는 없죠. 그렇듯이 바로 자기 마음이 구덩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냥 거기다 발을 떼어 놓을 수 없는 거죠.
마음은 체가 없어요. 그런데 모든 거를 나쁘다고, 좋은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러나 그건 관습에 의해서 오는 거니까 모든 것은 거기다가 맡겨 놓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세요. 내 마음이 조절을 해서 밝게 만들어 주는 활력소면서 재생산이거든요. 재생의 생산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생산처에다가 모든 것을 다시 바꿔서 재생을 하게끔 거기다가 놓으라는 거예요. 만약에 이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자기 주인공을 믿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학생이 지금 생명의 근본, 움죽거리지 않으면서 한 기둥이 기계 기둥 가운데서 중심을 타고 돌아갈 때 여러 가지에 연결된 기계가 다 돌아가죠. 그런데 그 가운데 중심의 기둥은 움죽거리질 않아요. 힘만 배려해 주죠. 그 기둥에다가 다 놓으란 말입니다. 자기 근본, 주인공을 믿고 일상생활을 전부 그렇게 한다면 하나도 그런 게 없어요. 그러니까 거기다 다 맡겨 놓고, 그 힘에 다 맡겨 놓으면 다시금 새 물로다 생수를 먹을 수 있고, 새 걸로다가 굴릴 수 있고 쓸 수 있어요. 어떤 애고든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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