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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래, 현재에 대해서

본문

질문

저는 과거, 미래, 현재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선원에 나온 지는 한 오 년이 지났는데 어떠한 일에 대해 매일같이 관해 본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아주 한 번에 맡기고 관하고 놓고 잊어버렸습니다. 아주 일 년 치 이 년 치를 한꺼번에 관한 셈이죠. 그래도 역시 그대롭니다. 그러나 실망하지도 않고 절망하지도 않고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순리를 따를 뿐입니다. 그러나 어찌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 바라고 입만 벌리고 있겠습니까? 한마음 내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과거 미래 현재를 같이 붙들지 마십시오. 우리가 지금 하루 24시간을 살아도 고정된 게 하나도 없는데 왜 과거까지 붙들고 미래까지 붙들고 현재까지 붙들고 관을 합니까? 지금 현재에 닥치는 대로 마다하지 말고 관하고, 가는 거 잡지 말고 관하라는 거죠. 뒷발자취 얘기를 자주 하지만, 과거는 이미 가 버린 겁니다. 그리고 걸어가지 않았으니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요. 현재는 그냥 걷고 있는 대로 찰나찰나 화(化)해서 나투면서 돌아가니 고정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옛날에 어느 떡 파는 노파가 덕산 스님에게 과거심(過去心), 미래심(未來心), 현재심(現在心) 어떠한 마음에서 떡을 먹으려느냐고 물었다죠? 그런데 과거심도 아니요, 미래심도 아닙니다. 현재심에 점심을 먹은 거죠. 그러니까 점심이라는 그 뜻은 그냥 점심밥 먹듯 먹는 점심이 아니라 (법상을 두세 번 가볍게 쳐 보이시면서) 점! 점심입니다. 점을 찍었다는 얘기죠. 그래서 그냥 그 마음에서 떡을 먹겠다 이런 것은, 떡이라는 건 언제나 둥근 의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점심에 떡을 먹겠다' 이런 거는 우주 전체를, 삼세계(三世界)의 삼천대천세계를 다 그냥 집어먹겠다 하는 소리나 똑같습니다. 그걸로 그렇게 표현을 한 거죠. 어떠한 마음에서 떡을 먹겠느냐 했는데 그거를 맞추지 못해서 또 물으러 갔죠. 금강경을 잔뜩 짊어지고요. 길게 말하기가 싫어서 지금 이럽니다. 그러니까 그 글자라는 거는 이론적으로 말만 했지 법이 적용이 되질 않습니다.

나는 어떤 때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제가 어릴 때는 식구들이 전부 뿔뿔이 헤어져서 남의 집으로 전전긍긍했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못 했습니다. 여러분처럼 부모가 자식을 공부시키면서 호화롭진 못하나마 밥이라도 먹고 공부라도 시킬 정도로 이렇게 자랐다면은 모르겠지만 형편이 어려워서 남의 집 일하러 돌다 보니 일자무식이었습니다. 그래도 내 주인 자체, 이 껍데기 아닌 내가 있었기 때문에 이만치 살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 뜻을 아시겠습니까? 그러니까 삼세(三世)를 같이 쥐고 그렇게 쩔쩔매지 마시고요, 그냥 일심(一心)으로서, 일심도 공(空)해서 찰나찰나 닥치는 대로 놔 버리시고 가세요. 그래야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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