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멸과 불생불멸 하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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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한마음’이나 ‘불성(佛性)’ 또는 ‘공(空)’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할 때 불생불멸(不生不滅), 부증불감(不增不減) 등 여러 가지 말이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불생불멸이라고 할 것 같으면 상대적으로 생멸(生滅), 즉 생멸하는 것과 생멸하는 세계가 따라붙게 됩니다. 생멸하는 것과 불생불멸 하는 것의 관계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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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불생불멸은 어느 누구도 부정은 못할 것입니다. 살고 죽는 일이나 어떠한 물건이든지 부서지고 변하고 없어지고 생하고 하는 것은 누구도 바꿀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증불감’이라고 했겠죠.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가 마음공부 하는 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생멸이다’ 하는 것이 ‘생(生)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멸(滅)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그래서 옛날에 이런 말을 했죠. 두 친구가 살았는데, 한 친구는 출가를 하고 한 친구는 속세에서 살고 있는데 속세에서 사는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스님이 된 친구를 불러다가 “우리 어머니 좋은 데로 가시게 천도나 좀 해 주시오.” 했더니 그 스님이 하는 말이 “오지 않았더라면 갈 곳도 없을 것을….” 했더랍니다. “오지 않았더라면 갈 곳도 없을 것을….” 했단 말입니다. 그 한마디 하곤 그냥 나가 버렸단 말입니다. 그냥 그대로 그 말 한마디가 법(法)이 돼서 생멸이 둘이 아니게, 끄달리지 않게 해 드린 거죠. 그런 능력이 부실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도 없고….
그런 거와 마찬가지로 물질이 있어야만이 생멸이 있는 거지, 물질이 없는 데서는 생멸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어야 나를 보고”라고 했습니다. 내가 죽어야 나를 보고! 그래서 나를 보면 멸이 있는가? 멸도 없고 생도 없다 이겁니다. 그럼 무엇이 남느냐? 그것은 이게 (주먹을 쥐어 머리 위로 들어 보이시며) 하나가 남겠지요. 남는 게 없는 것이 바로 남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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