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하는 행사에는 꼭 가는 것이 좋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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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예로부터 절에 가지 않던 분들도 초하루, 보름은 절에 가서 보시도 하고 절을 하고 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날은 ‘법계에서 총 점검하는 날’이라 들었습니다. 저는 일요일 날이 초하루, 보름이 돼야 갈 수 있고, 평일이면 가지 못하고 축원만 올리는 때도 있거든요. 일요일이라도 공무나 개인적인 피치 못할 사유로 못 갈 때는 ‘가지 못했다, 게을렀다’는 것에 걸려서, 다음 날 선원에 가서 보시를 하기도 하고 주인공 자리에 관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도 못 갈 때가 있지만요. 절에서 하는 행사에는 꼭 가는 것이 좋은지, 참다운 의미를 되새겨서 올바른 공부로 정진코자 하오니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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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절에서 하는 어떤 행사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절대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주와 직결이 되고 수레바퀴처럼 우리 인생이 돌아가는 그 근본 자체가 바로 우리 마음에 직결이 돼 있습니다. 가설이 돼 있고요. 그러니 어느 누구든 자기 마음으로 알면 통신이 되는 법이지, 남이 모른다고 해서 통신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그 마음이 바로 통신처입니다. 우주의 일체 만물만생이 다 내가 한생각 내는 것에 의해서 전부 통신이 되고, 한마음으로 직결이 돼서 처리가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여러분의 마음과 더불어 한데 합친 한마음이 여러분을 지켜보는 바 없이 지켜보는데, 남이 지켜보는 것보다도 여러분 마음에서 아는 그 자체가 그대로 더불어 한마음에 즉각즉각 통신이 된단 말입니다. 그걸 거짓으로 알아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한테 항상, 모든 것이 돌아가는 그 자체를 그저 주인공 뿌리만이 알 수 있고, 뿌리만이 다스릴 수 있고, 뿌리만이 해결할 수 있고, 번뇌를 녹일 수가 있고, 영계성, 세균성 또는 유전성, 업보성, 인과성을 다 녹일 수가 있는 것이 바로 그 자리이기 때문에 거기에다가 놓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와 미래, 현실을 상응하면서 모든 거를 녹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렇게나 생각하지 마시고 절대성을 가지고 거짓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있어 바로 이 마음 씀씀이와 행동 하나, 말 한마디까지도, 귀로 듣는 것도 조심하고 입으로 말하는 것도 조심해서 행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남의 일에 참견을 해서 이간질을 시키는 문제 하나하나가 전부 다른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해를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마음이니 정성을 안 들이고 보시를 안 해도 된다는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거기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자기가 부처님 아니라 더한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서 ‘내 몸도 여래의 집이요, 도량의 부처님 자리도 만중생과 한자리하는 소중한 곳이니, 이 집을 운영하려면 우리가 해야 할 테니까, 그저 초하루, 보름에 내가 축원을 올리면서 정성을 들여야겠다. 이게 바로 남의 집이 아니라 내 부처님의 집이지.’ 하는 생각을 한다면 바로 이것이 더불어 한마음의 법당이 되는 것이고, 내 몸이 바로 극치적인 법당이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자기네 집도 법당인 것입니다. 모두가 법당 아닌 게 하나도 없고 모두가 부처 아닌 게 하나도 없으니 어찌 “이건 부처가 아니야. 이건 형상이야.” 이렇게 따질 수 있겠습니까. 그 역시도 또한 나의 몸이나 똑같은 건데요.
그리고 우주를 싸고 있는 부처님의 마음이 거기 서리고 있는 이상 어찌 그것을 무시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법당에 들어가면 들어가는 대로 마음이 엄숙해야 되고 항상, 내가 혼자 앉아 있다 하더라도, 하다못해 변소에 갔을 때도 엄숙한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내게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재빨리 가볍게 내뱉는 그런 마음을 갖지 말고 좋아도 스무드하게, 아주 언짢아도 스무드하게 지켜볼 수 있는 그런 자세가 바로 자비이며 지혜입니다.
그러니 다가오는 인연 외면하지 말고 가는 인연 잡아끌지 않으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나라는 고정된 틀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극하게 실천을 하고 가세요. 고정된 마음에 갇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그러니 마음을 진실하게 가지시고, 활달하게 생각하고 뛰어넘으세요, 매사에 다 그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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