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마음이 절실하지 않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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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마음이 절실하지 않은데...

본문

질문

어린 시절부터 항상 나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나이든 지금도 그렇고 오히려 요즘은 더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이 되어 새롭게 모든 걸 시작하고 싶다는 허튼 생각을 자꾸 하게 돼요. 나름대로 그런 부질없는 생각들을 주인공에 놓으려고 계속 노력도 해보지만 아무리 놓으려고 해도 조금 후엔 다시 또 그 생각을 하게 돼요. 주인공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인지 머리로는 주인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절실하게 믿는 마음이 잘 안 생깁니다. 마음이 한곳으로 모아지지 않고 자꾸 흐트러져요. 주인공에 놓는 다는 게 될대로 돼라. 난 어차피 죽어도 미련이 없으니까, 모르겠다. 다 귀찮다. 이런 마음이 돼 버립니다. 어떡해야 절실하게 마음이 한곳으로 모아질 수 있을 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음식을 해서 배부르게 맛있게 먹으려면 우선 음식 할 거리를 사와야죠? 그렇게 음식 할 거리를 장만해놓고 요량있게 잘 만든다면 먹는 건 아주 쉽습니다, 간편하구요. 그것처럼 우선은 어떤 재료를 사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넣고 만들어야 잘 만들 수 있나 이런 게 문제겠죠. 그런데 직접 믿는 마음을 내지도 않고 그냥 나는 왜 이게 안되나, 이렇게 살지 않으면 안될까 하는 온갖 생각으로 고통을 짓는 것은 음식 재료를 사놓지도 않고 만들 궁리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투정만 하고 있는 거나 같습니다. 누가 그걸 대신 해줄 수 있는 겁니까? 자기가 만들어서 자기가 먹어야 자기 배가 부른 걸요. 그러니까 그걸 두고 대신 누가 똥눠줄 수도 없고, 대신 먹어줄 수도 없고, 또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죽어줄 수도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산 것대로 그냥 다 내가 짊어지고 가야만 되는 거라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내가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을 구태여 짊어지고 다니겠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근본에 맡기고 산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대로 그냥 찰나찰나 없어진다는 말이나 같습니다. 찰나찰나 없어지면서 한 발로 그냥 뚜벅뚜벅 가는 겁니다. 그렇게 가다 보면 손 없는 손과 발 없는 발이 그대로 여여하게 함이 없이 하고 가는구나 하고 알게 되고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어리석고 힘들다 하더라도 오직 한 구멍을 기준해서 모든 걸 입력한다면 현실로 나오는 것은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스스로 능력있게 자재할 것이니, 지금 자기가 그렇게 했다면, 모르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큰 보배를 얻을 수가 있다 이런 소립니다. 그것뿐입니까? 세세생생 자유권을 얻게도 되겠지요.

처음부터 절실하게 되지 않겠지만 오직 나의 근본을 진실히 믿고, 체념하듯 팽개치지 마시고 다가오는 모든 것을 오직 내 안의 근본, 당신만이 나를 진실하게 이끌어 줄 수 있다. 죽이든 살리든 당신만이 당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하고 맡겨놓으세요. 그렇게 하다보면 분명히 그 자리에서 소식이 올 겁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성급하게 하지 마시고 진실하게 믿고 들어가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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