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크고 작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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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크고 작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지?

본문

질문

꾸준히 다니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생겨서 다른 사찰에서 수계를 받았기에 또 굳이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마음공부를 이왕 하려면 선원에서 수계를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부처님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빚을 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요. 어떻게 하면 크고 작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그전에 산으로 다니면서 공부하던 때의 얘깁니다. 장마가 들 때인데, 어느 때에 장마가 들지 인간들은 정확히 모릅니다. 그런데 어디 논두렁을 지나서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연못처럼 물이 고인 데가 있었어요. 질척한 그곳에서 물을 떠서 논에도 주고 그러는 모양입디다. 그런데 날이 궂은 날도 아닌데, 큰 개구리가 뒷다리에다가 뭘 걸고선 질질질질 끌고 올라가는 겁니다 그래서 뭔가 싶어서 자세히 보니까 알 있죠? 개구리 알. 그거 떠내려 갈까봐 끌고 가는 겁니다. 풀섶에다 끌어다 놓는 거죠. 그게 작아서 보이지 않더니 자세히 보니까 물에서 질질질질 끌고는 그 거대한 풀섶에다 갖다가 놓는 겁니다.

그리고 개구리가 제 자식을 업어다가 풀잎 위, 나뭇가지 있는 데다 갖다 놓는 겁니다. 그래서 어떡하나 볼 양으로 거기 가서 보고 또 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이튿날이 되니까 그걸 다 작업을 해서 기다란 알집을 끌고 가는 겁니다. 그런데 글쎄 그 이튿날 보니까 웬걸, 날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치면서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데 말도 못하는 거예요.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거듭거듭 진화가 돼서 인간까지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새끼를 살리고 알을 살리기 위해서 미리미리 끌고 가는 개구리도 있고 두꺼비도 있는데 그런 것도 하나 모른단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해야만이 자식들의 뿌리에 밑거름을 줄 수 있고 또는 뿌리의 밑거름이 부모, 조상님들한테까지 가서 묵은 빚을 갚을 수 있게 되겠습니까? 여러분이 부모에 효도를 못해서, 효도는 차치하고라도 살아가면서 한 번도 부모님께 무슨 뭐 하나를 제대로 한 게 없어요. 그것이 바로 묵은 빚인데 말입니다.

나도 묵은 빚 때문에 많이 울었죠. 그랬지만 개구리만 못해서야 되겠느냔 얘깁니다. 개구리뿐이 아닙니다. 내일 모레 장마가 들 것을 벌써 미리 알고 있고, 언제 태풍이 불어서 다 망가지고 쓰러지겠다 하는 거를 미리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옥수수나무나 수수나무도 올해는 태풍이 불어서 내가 온전히 서 있을 수가 없다 할 때는 뿌리를 넓게 잡아요. 그래서 그 뿌리를 넓게 잡은 걸 보면 올해 태풍이 얼마만큼 분다는 걸 알 수 있는 거죠.

그런 식물들도 그러는데 하물며 지각까지 가지고 있는 인간이, 지견이 풍부한 인간이 어떻게 기복으로만 나가면서 도깨비장난을 하겠습니까? 인간이 귀신 짓을 하면 그런 습만 남았기 때문에 죽어서도 귀신밖엔 못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달마 대사가 양 무제에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얼마나 공덕이 됩니까.” 하니깐, 공덕이 하나도 없다고 했지 않습니까. 보시를 아무리 많이 하고 집을 많이 지어 준다 해서 공덕이 되는 게 아니라 마음공부를 해야 물을 한 컵 떠 줘도 공덕이 된다 이겁니다. 그런데 더군다나 만민이 다 와서 공부를 하는 자리를 만들었을 때 마음공부 하고 가는 사람의 공덕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여러분이 지금 사시는 그 마음씨가 바로 이다음에 다시 돌아서 나올 때 무심의 통장으로서, 다시 그 통장을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여러분이 편안하게 살 수 있고, 또는 자식들에게도 햇빛을 줄 수 있고, 또 부모에게 묵은 빚을 갚을 수도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훌륭한 여러분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모두 여러분이 마음과 마음으로 전달을 하고, 마음과 마음으로서 타파를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기르시려면, 그리고 기르려고 하기 이전에 당장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부터 해결을 할 수 있는 해결사가 되려면 그렇게 하셔야 됩니다. 언제까지나 남한테 기대고 한 됫박 얻어서 먹고는 그것 없어지면 또 달라고 언제까지 그러겠습니까? 영원토록 세세생생에 벗어나서 정신계의 어버이로서 묵은 빚을 다 갚을 수도 있고 햇빛을 줄 수도 있고, 내 몸속에 있는 중생들도 제도해서 모두 보살, 부처가 되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주위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빚을 갚고 싶다면, 이제부터라도 더욱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서 더불어 벗어난다면 하다못해 초목들까지도 아마 합장을 하고 숭배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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