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주인공의 용어에 대하여
본문
질문
대행 큰스님께서는 늘 한마음 주인공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간혹 불성(佛性), 자성불(自性佛), 자성(自性), 법신(法身)이라는 용어도 쓰셨는데 한마음과 불성, 또는 법신, 주인공과 자성 또는 자성불 사이에 의미상으로는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큰스님 말씀 가운데 그러한 용어들을 저희가 특별히 구별해서 들어야 하는지요.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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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한마음!” 한다면, 이게 말을 하자면 길지요. 허허허…. 태어나기 이전부터 악업이나 선업이나 업식이 뭉쳐서, 사람으로 태어나든 뭘로 태어나든 태어나기만 하면 ‘고(苦)’거든요. 인연에 따라서 다 업식이 돼서 몸 안에 전부 부착이 된 거죠. 그렇게 해서 인연이 된 이 많은 업식의 문제들을 어떡하면 한데 합쳐서 한마음으로 만들 수 있는가. 그 업식이라는 거나 마음이라는 자체, 의식이라는 자체는 체가 없는 겁니다. 체가 없죠? 체가 없는 것을 한마음이라고 한다면 고정됨이 없이 돌아감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한마음이라는 건 평등(平等), 평등성을 말하죠.
예를 들어, 아파서 ‘한마음 속에서 병이 난 거니까 한마음 속에서 해결할 수 있지.’ 하는 마음을 냈다면 그건 자연적이죠, 아프니까. 자연적으로 그런 마음을 냈을 때는 바로 불성으로 돌아가죠, 불성으로. 그 마음을 한데 합친, 그러니까 불기둥이라고 해도 되죠, 그걸 불성이라고 그래요. 영원한 생명의 근본은 불(佛)이니까요. 마음들이 한데 모아지는 그 자체가 바로 불성입니다. 불성이 나로부터 있는 거니까 주인공이라고 그런 겁니다. 나로부터 있는 거니까요. 개념은 조금조금씩 달라도 한 얼굴에 눈이 있고 귀가 있고 코가 있고 입이 있고 이렇듯이 말입니다. 이름은 달라도 다 한 얼굴에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동시에 듣고 동시에 보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름이 다르다고 해서 끄달리지 마시라 이 소리죠.
그러니까 주인공이다 하는 것은, 즉 고정됨이 없이 나로부터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나로부터. 그러니까 나로부터 돌아가는 그 자체가 바로 변함없이, 나 자체 불성은 꿈쩍도 하지 않고 더하고 덜함도 없는데, 돌아가는 마음 자체가 그렇게 천차만별로 돌아가고 있죠. 그거를, 돌아가고 안 돌아가고 그런 게 둘이 아닌 까닭에 주인공이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그렇게 이론으로 헤아리기 이전에, “아버지!” 하고 불렀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아들이고 아들이 아버지지 따로 있습니까?” 하고선 그렇게 “아버지!” 하고 불렀답니다. 그런데 이름은 아버지라고 그랬는데 전체 포괄적인 뜻으로 그렇게 불렀기 때문에 그게 부처님이 된 거죠, 예? 그러니까 이름이 부처가 아니라, 아까도 얘기했던 거와 마찬가지로 무생실참의 도리, 이걸로써 자기가 자기를 자극하면서, 자문자답하면서 오직…. “밥 먹었나?” “예, 그릇 닦았습니다.” 하하하…. 자기가 불러 놓고 자기가 “밥 먹었나?” “예, 그릇 닦았습니다.” 하는데, ‘먹었습니다’가 아니라 ‘그릇 닦았습니다’ 이럴 정도로 할 수 있는 그런 실참의 도리를 아마 연구하셔야 될 것입니다.
연구하시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살아나가면서 닥치는 대로 ‘아! 바로 나는 지금 유생(有生)이 아니라 무생(無生)이다. 무생이 있음으로써 유생이 있는 거지, 유생이 있어 가지고 무생이 있는 게 아니다. 무생은 바로 귀신 방귀씨와 같은 거다.’ 하는 겁니다. 하하하…. 씨는 없으면서도 여전히 있고, 여전히 있으면서 그렇게 천차만별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심봉으로 탁 꽂아서 움쩍 안 하면서도, 조금도 어김없이 돌아가게 하고 있으니 얼마나 그게 참 묘한 도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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