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재 지낼 때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는지요?
본문
질문
절에서 예불 끝나고 나서 가끔씩 천도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옆에 남아서 같이 마음을 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법우가 그렇게 천도재 지낼 때 어떻게 마음을 내느냐고 질문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체를 다 둘로 보지 않고, 영가도 나와 둘로 보지 않고, 또 천도라는 것도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근본 자리에서 하는 것이니까,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오로지 그 근본 자리에서만이 진리의 세계로 올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진실한 마음으로 관(觀)한다.” 그렇게 대답을 했거든요. 제가 올바로 대답을 한 것인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내가 재사를 지내거나 천도재를 하거나 이럴 때 왜 떡을 둥그렇게 몇 조각 해 놓으라고 그랬는가 하면요, 우리가 살아생전에 이렇게 반찬을 해서 놓고 먹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다가 도로 묶어 놓으려면 반찬들을 해 놓고 그렇게 뚱땅거리고 지내도 되고, 그렇지 않고 부처님하고 한자리를 하게끔 하려면 그냥 둥그렇게, 그것도 안 해 놔도 되는 건데 남이 볼 때도 그렇고 우리도 섭섭하고 그러니까 둥그런 떡을 하나 해 놓고 삼색 과일만 한 그릇에 그냥 놓고 초 향만 켜고 지내라고 하는 겁니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살면서 지어 놓은 그 먹고 살던 습이 죽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래서 죽어서도 자기가 먹고 살던 그 생각이 나서 자꾸 뭘 해 달라고 그러거든요. 먹지도 못하면서도 먹게 해 달라고 하고 성가시게 굴거든요. 성가시게 군다 하더라도 잘되기만 하면 좋은데 잘못됐으니까 성가시게 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살아 있는 양 생각을 하고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떡을 하나 해 놓고, 지내는 사람이 떡 안에 다 한마음으로 넣어야 된다, 그리고 지내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지낸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한마음’ 하면 벌써 떡 하나예요. 한마음 하면 떡 하나로 표현해도 돼요. 그래서 우리 모든 영령들을…. 이런 좁쌀 알갱이 하나에다가 일체제불의 마음을 다 넣어도 이게 두드러지지도 않으면서 똑 알맞고, 일체제불의 마음을 이 큰 그릇에다가 넣어도 또 크면 큰 대로 차고 작으면 작은 대로 차고, 아주 그렇게 여여하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까 자손들이 부모에게 재사 지낼 때에 조상들이 살 때의 그 습기를 다 떼게끔 내 마음과 둘 아니게 만드세요.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조상의 마음도 주인공에다가 모든 걸 굴려서 놓으면 거기에서 굴려서 다 세척이 되듯이 깨끗하게 모두 나오죠. 왜, 세탁소에 들어가면 깨끗하게 빨래가 돼서 나오죠? 그런 거와 같이 된단 얘기예요. 그럼으로써 그 떡 하나도 족하다 이런 말이죠. 이 떡 하나를 가지고 이 세상을 다 먹이고도 떡 하나는 되남더라 이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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