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마음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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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그토록 혹독하던 추위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낮 동안에는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몸과 마음은 늙음이라는 족쇄가 채워져서, 밝고 건강하지 못하고 움츠리고 나약하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시간과 공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계절이 없는 마음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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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사계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에는 사계절 없는 마음의 봄이 와야 되겠습니다. 마음의 봄 말입니다. 사계절이 있는데 겨울이 좋은 사람은 겨울로 쫓아가고 여름이 좋은 사람은 여름으로 쫓아가고, 가을로 봄으로 사방으로 흩어져서 쫓아다니곤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은 근본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일체 만법이 들고 나는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그 근본 한군데에서 봄날을 맞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곤충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생에 대한 문제가 천차만별로 돼 있는데 천차만별로 돼 있는 그 마음 자체가 사계절 없는 마음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자유스럽고 좋겠습니까. 여러분은 이 뜻을 알지 못하고, 과거에 수억겁을 거치며 쫓고 쫓기면서 살아온 악업 선업을 잔뜩 짊어지고 이 세상에 나서 지금 모두 살고들 계십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으면 이 자리에 있는 거지, 과거가 따로 없고 미래가 따로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없을 것이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까 없을 것이고 현재는 공했기 때문에 없을 것이다 이겁니다. 그러니 공한 이 자리에서 내 마음의 봄을 찾지 못한다면 인간으로서 자유스럽게 살지 못하며, 항상 얘기드리지마는 악업 선업의 업식 속에서, 고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이 공부를 모르셨다 하더라도, 내가 나의 주인공을 믿지 않아도, 믿어도 일단 지금 가랑잎이 떨어질 때가 차차차차 와 가지고 지금 가을의 벌판을 걷고 있거든요. 그런데 뭣이 그렇게 원통해서 내 주인공 내가 믿으라는데 왜 못 믿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노인네가 되셨으면 애가 될 거고 애가 됐으면 늙어질 겁니다. 여러분은 영원하게 죽고 사는 게 없을 겁니다. 내가 그런 소린 가끔 잘합니다. 낙엽은 떨어졌을지언정 어찌 나무뿌리가 죽을 수 있겠는가. 그 나무는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그래서 가랑잎은 다 떨어졌지만 그 나무는 자긍하며 내 마음의 봄이라고 생각하면서 봄을 기다리고 있죠. 영락없이 봄이 오면 물이 오르고 벌써 싹이 트고 그러죠. 그래서 우리는 그런 물질 아닌 참나를 발견함으로써 바로 현상으로 나오는 겁니다. 여러분이 물질 아닌 내 주인공과 물질인 나와 둘이 아니게 공존하고 있는 그 자기 주인공을 진짜로 믿는다면 무의 생각, 무심으로 보이지 않는 데, 남이 모르는 데 생각을 했어도 모두가 이게 현상으로, 바깥으로 내가 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생활이 과학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딴 데 가서 찾지 마시고 생활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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