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사는 것을 벗어나서 자유스럽게 살아가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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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사는 것을 벗어나서 자유스럽게 살아가려면...

본문

질문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하던 저의 친구가 그리 많지도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떠나가는 그 친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공부해 왔지만 동서고금을 통해서 생사를 넘어서는 길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죽고 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어떤 것도 완전한 것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고 사는 것을 벗어나서 자유스럽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 이 시대는 뭐든지 공중에서 탐지하고 공중으로 정보를 보내게끔 되어 있는 그런 급박한 시대입니다. 그러니만큼 우리가 어떻게 처신을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만 이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참작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너무나 급박한 세월 속에서 수천 년, 수만 년이라는 세월을 그냥 또 이름도 없이 말려서 여기에서 태어나고 저기에서 태어나고, 차원이 낮게 나고 차원이 높게 나고, 항상 몸을 받아 나와서 그렇게 애를 써야만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부처님 되는 것이 십중팔구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자기를 부처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이 부처를 만드는 것이지 허공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형상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세워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과 같이 한도반으로서 여러분의 길을 인도해 드릴 뿐입니다. 그 맛을 아는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각자 그 맛을 알아야 되는 것이죠. 그러기에 부처님께서도 사람이 살고 죽는 데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길밖에는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살고 죽는 데서 벗어나야만 하는 일은 우리들한테 너무나 큰일이며 너무나도 타당한 일이라서 게을리 생각하지 말고 부지런히 닦아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기가 자기를 속이고 또 속임을 받고 하는 것은 자기 마음일 뿐이지 누가 속인다 또 안 속인다가 없습니다.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만약에 귀를 꼭꼭 막고서 소리를 듣는다고 할 때는 안 들릴 겁니다. 또 그 귀 막은 것을 떼고서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다 듣게 됩니다. 역시 눈도 그렇습니다. 일체 만물과 이 세상…, 아니, 보물이 수두룩히 쌓여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눈을 감고 볼 때는 보이지 않지만 눈을 뜨고 볼 때는 보이듯이,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그 도리도 모르거니와 우리가 그렇게 진기한 문제를 터득할 수도 없고 내가 나를 발견할 수도 없는 겁니다. 반면에 허망한 물질적인 문제들만 가지고 싸우게 되고 집착하게 되고 삼독을 빼버리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쁜 것이 무엇이냐? 나는 항상 자기 내공에 모든 것을, 일체 들이고 내고 하는 것이 우리 생활이니 그 생활을 바로 자기 내공에 놓으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믿지 않는다면 놓지를 못하고 또 놓지를 못하면 편안치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생활에서 얼마나 쪼달리고 방황하고 그렇게 애를 써야만 합니까? 한 번 와서 머물렀다가 그냥 가는 길에 말입니다. 이 세상에 나와서 잠시 잠깐 머무르는 동안에 이렇게도 한세상 저렇게도 한세상 사는 것이지만 억겁 동안 말리느니, 억겁 동안 그 생사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애를 쓰느니 한세상 머물렀다 가는 이 길에서 우리는 터득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 벗어나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모두들 물질에만 급급해하지 마시고 물질을 쓰되 하나도 씀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서 느끼셔야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이 세상에 날 때에 누구나가 다, 못생겼든지 잘생겼든지 자기가 형성시켜서 자기가 난 겁니다. 못났든 잘났든 자기가 형성시켜서 났으니까 바깥에서 구원을 받으려고 애쓰지도 말고 바깥에서 구하려고 애쓰지도 말아야 합니다. 바깥의 형상을 보고 남의 일에 참견도 하지 마시고 오로지 나한테 인연이 있어서 닿는 일은 모든 것을 나한테, 그 상대방을 원망하고 상대방한테 말할 게 아니라 바로 내공에다가 믿고 놓고, 거기에서 굴릴 수 있는 그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면 우리는 그렇게 크나큰 일도 그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얼른 생각할 때에 ‘이 공부를 해서 무엇을 하나?’ 하지마는 그렇게 섣불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린 생활에서도 하나하나 말을 하지 않고 한생각을 먼저, 그러니까 상대방에서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한생각이 벌써 건너고 나면은 그 마음이 내 마음과 둘이 아니어서, 내 몸뚱이 움죽거려서 거길 갔을 때에는 이미 마음이 한마음으로 통해서 마음과 마음이 다 같아지니 이 육신도 같이 참 좋게 대화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러면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든 것에서 이 법이 일상생활에 쓰여진다는 것을 역력히 아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왔으니까 바로 그것이 화두가 되고 그것이 근본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를 만들 수 있는 근본이 아니겠습니까? 그 근본을 어디 가서 찾습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몸은 법당이 되고 네 마음은 바로 법신이 되는 것이고 마음내기 이전은 바로 부처니라. 그러니 그 삼합(三合)이 공존해서 아들이 아버지로 가면은, 즉 말하자면 생각을 내지 않으면 아버지로 하나가 돼 버리고, 생각을 내면은 아들로 하나가 돼 버리고 그러니 그것은 무슨 연고냐?” 하는 겁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생각하실 때에, 생각을 내는 것도 생명의 불성이 있으니까 생각을 내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이 바깥에서 자꾸 찾는 그러한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그걸 비유해서 한번 말씀드리죠. 줄창 내가 얘기하지만 작년 콩씨를 올해 심어서 콩 싹이 났습니다. 콩 싹이 자라서 콩이 열렸습니다.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그 콩나무는 자기 콩나무에서 콩씨가 열린 거는 생각 안 하고 작년에 심은 그 콩씨를 찾는 것입니다. 내가 나기 이전을 찾으라니까 그만 바깥에서, 작년에 밭에 심었던 그 콩씨를 찾느라고 헤매고 돕니다.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생각을 해보십시오. 코를 꽁꽁 막고선 냄새를 맡으려고 해 보십시오. 냄새 맡아지나? 혀를 끊고서 말을 하려고 해 보십시오. 말이 되나? 우리는 마음의 눈을 떠야 마음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의 진가를 맛보았어도 맛본 그것을 또 안으로 굴려서 체험을 하면서 자꾸자꾸 지혜를 넓혀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깨달았으면은 깨달았다는 말 할 필요가 없이 안으로 굴리고 굴려서 또 지혜를 넓히고…. 지혜를 넓혀서 또 온 바다를 만드는 거와 같이 내 마음이 온 누리 어느 곳곳에 닿지 않는 데가 없이 됐을 때에, 여러분과 내가 둘이 아니게끔 됐을 때에 일체 만물, 무정물이나 모든 생물, 물에 있는 고기와 대화를 할 수가 있는가 하면 저런 풀잎하고도 대화를 할 수가 있는 겁니다. 산에 올라갔을 때는 그 풀잎들이 다 말을 해 주고 ‘이것은 당신의 약이 되는 거’라고 하면서 가르쳐 주기도 합디다.

그러기 때문에 여러분이 진심으로 있든 없든 내 성의껏 시주를 하고 정성을 들이면서, 과거의 빚을 갚으면서 미래의 덕을 쌓으면서 우리는 현실의 공부를 하자 이겁니다. 현실의 공부를 할 때 영원한 오늘, 영원한 오늘을 안다면은 영원한 오늘도 벗어날 것입니다. 나 하나로 인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진리가 돌아간다고 생각했을 때 나 하나도 바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경지까지가 어려운가 하면은 어렵지도 않고, 어렵지 않은가 하면 어렵기도 합니다마는 이것이 가다 보면 다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려고 생각하는데 왜 안 되겠습니까? 마음을 여미고 다시 한번 집중해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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