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청정한데 왜 다시 마음을 닦아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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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인간의 마음은, 본성 자리는 본래부터 청정하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다시 마음을 닦아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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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것이 닦아야 한다는 언어도 사실은 우매한 거죠. 닦아야 한다고 했는데 닦는 것이 뭡니까? 여러분이 모두 살고 또 죽고, 뒤집어졌다 바로 됐다 이렇게 하는데 뒤집어지고 바로 되는 것도 없어요. 우리가 그대로 생동력 있게 살아나가고 있고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 지금 돌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닦는다 하는 거는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용도에 따라서 닥쳐오는 대로 재료로 삼고 공부하시라는 겁니다. 닦는다고 해도 닦을 게 있어야 닦죠. 본래 닦을 것도 없고 먼지 앉을 것도 없고 옮겨 놓을 것도 없고 옮겨 놓지 않을 것도 없어요. 단 하나, 자기 마음으로 먼지를 붙여 놓고 떼려고 애를 쓰고, 구멍을 뚫어 놓고 메우려고 애를 쓰고, 마음으로 지어 놓고 마음으로 그렇게 받는 거죠.
그러니 마음으로 지은 것이 거죽으로 항상 나오게끔 돼 있거든요. 사람이 물질적으로 만든 컴퓨터는 모두 입력을 해서 쓰지만 우리 살아나가는 거는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요. 그래 “오신통이 바로 컴퓨터다.” 이렇게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죠. 자동적인 컴퓨터! 이것이 자동적으로 입력되니까요. 행하고 말하고 살아나가는 그대로 그냥 입력이 돼요. 자동적으로 말입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자동적인 오신통이라는 그 자체가, 즉 자동적인 컴퓨터가 바로 여러분 각자 앞에 있는 거죠. 그래서 현실로 또 나오는 거거든요. 하여튼 지금 닦는다 안 닦는다 거기에 신경을 쓰지 마시고요, ‘그냥 여여하게 그대로 살아나가는 게 그대로 그놈이 하는 거구나. 보고 듣고 들이고 내고 하는 것이 전부 그 한 놈이 하는 거로구나.’ 하고 믿고 생각을 잘하세요. 꿈을 잘못 꾸어도 ‘아이고, 이거 큰일 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마시고, ‘아, 꿈을 잘못 꾸었다.’ 이렇게 생각이 되더라도 ‘어, 이거는 꿈을 꾸게 하는 것도 너니까 꿈을 잘 꾸어서 지금 현실에 잘되게 하는 것도 너다.’ 이러고 쓱 돌려놓으란 말입니다. 그게 닦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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